에릭 바인하커 지음/ 안현실·정성철 옮김/ 알에이치코리아/ 812쪽/ 2만 원
이 섬에는 행위자 250명이 무작위로 분포돼 살고 있다. 이들이 할 수 있는 건 세 가지뿐이다. 설탕을 찾고, 움직이며, 설탕을 먹는 것. 단 능력에는 차이가 있다. 어떤 행위자는 아주 멀리 떨어진 설탕을 발견할 수 있는 뛰어난 시각을 가진 반면 동작이 느리고, 그 반대 경우도 있다. 처음부터 설탕더미에 앉은 행운아와 황무지에 버려진 불운아도 존재한다.
시뮬레이션 결과 행위자들은 놀랍게 효율적으로 움직여 설탕 산 주변에 군락을 이뤘다. 또 각자 저축한 양에 따라 형성되는 부(富)의 분포를 보면, 초기에는 중간층이 넓은 완만한 종 모양을 이루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몇몇 초부자(超富者)가 등장하고 상위 계층의 꼬리가 길어지면서 오히려 중간층은 줄어들고 가난한 층이 크게 늘어난다.
왜 부유한 사람은 더 부유해지고,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해지는가. 부와 가난은 본성 탓인가, 아니면 태어난 환경 때문인가. 저자는 불균등한 부를 만들어내는 원인은 이 ‘모든 것’이라고 말한다. 즉 물리적 환경, 유전적 형질, 자신이 태어난 곳, 따라야 할 규칙, 서로 간 또는 환경과의 상호작용 및 행운까지, 이 모든 것이 결합해 편중된 분포라는 창발적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복잡계 경제학’이다.
저자 에릭 바인하커는 경제를 부의 창출을 위한 하나의 진화 시스템으로 보는 ‘복잡계 경제학자’의 대표주자로, 이 책에서 지난 100년간 세계를 지배해온 전통경제학의 오류를 증명하고 새롭게 부상하는 경제이론들을 집대성했다. 국가의 부를 고민하는 정책결정자가 아니더라도 ‘판매가 늘어날 때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새로운 공장을 세우는 것이 옳을까’, 또는 ‘노트북컴퓨터를 살 때 시중의 모든 제품을 조사해보는 게 과연 현명한 소비일까’를 고민하는 기업가와 개인 모두에게 이 책은 유용한 가이드가 될 것이다.
달콤한 중국
조창완 지음/ 썰물과밀물/ 344쪽/ 1만5000원
12년 전 ‘차이나소프트’에서 중국을 이해하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했던 저자가 정치, 경제, 문화, 한중관계라는 4가지 범주에서 중국을 분석했다. 자존심 강한 중국이 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에서만큼은 ‘빨리빨리’를 외치는지 그 속내와 맥락을 읽게 해주는 책.
마케팅 리스타트
안병민 지음/ 책비/ 296쪽/ 1만5000원
필요 없는 물건을 ‘펌프질’해서 사게 만드는 것이 마케팅이라고 생각했다면 이 책을 집어 들어라. 저자는 마케팅이란 고객의 불편한 점, 힘든 점, 어려운 점을 찾아 해결해줌으로써 고객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실전 마케팅 기법을 소개했다.
사람은 누구나 폭탄이다
TBWA O팀 지음/ 열린책들/ 224쪽/ 1만2800원
광고인 박웅현이 이끄는 TBWA 0팀의 목표는 어처구니없는 일을 저지르는 것. 그래서 대학생 14명이 400명의 청중 앞에서 7분씩 강연하는 ‘망치’ 프로젝트가 탄생했다. 내재된 창의력을 이끌어내는 방법으로서 ‘스피치’의 힘에 주목할 것.
장자 강의
전호근 지음/ 동녘/ 512쪽/ 2만3000원
‘역주 장자’를 공동 번역해 “원전에 가장 근접했다”는 호평을 받았던 저자가 ‘장자’ 내편 7편 전문을 해석했다. 특히 조선 지식인이 ‘장자’라는 텍스트를 어떻게 이해했는지 살펴보고 일본, 대만 등 동아시아의 해석과 비교한 점이 흥미롭다.
마시멜로 테스트
월터 미셸 지음/ 안진환 옮김/ 한국경제신문/ 348쪽/ 1만5000원
15분간 참으면 2배의 보상을 받는 일명 ‘마시멜로 테스트’의 창안자인 저자가 50년 종단 연구 결과를 통해 충동과 억제 시스템을 설명했다. 자녀에게 선택권을 주고, 선택에는 결과가 따른다는 것을 깨닫게 하면 자제력을 키울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지성 마이 스토리
박지성 지음/ 한스미디어/ 440쪽/ 2만2000원
23년간의 선수 생활을 마치고 은퇴를 결심한 상황, 2014 브라질월드컵 대표팀 복귀 논란에 대한 해명, 감독보다 축구행정 분야에 진출할 계획 등을 담았다. 박문성이 구술 정리를 하고, 마지막에 시즌별 리뷰와 베스트 경기 10장면을 함께 수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