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88

2007.06.05

자의 반 타의 반 … 대권 출마 Go? Stop?

  • 김시관 기자 sk21@donga.com

    입력2007-05-29 10: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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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해찬 전 총리(사진)가 결심을 한 것 같다. 그의 주변에서 대선 출마 의지가 무르익고 있다. 이 전 총리 측은 5월23일 “출마를 권유하는 주변 얘기를 듣고 고민 중이다”라고 말했다. 범여권 인사들은 이 전 총리의 7~8월 결단을 기정사실화한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에는 이미 대선을 향한 복선이 깔린 상태. 이 전 총리의 정치행보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범여권 통합이라는 두 축으로 구성됐다. 그는 공식행사 때마다 한반도 평화와 성숙한 민주주의, 국가경쟁력 강화와 사회적 대통합 등 4대 정책과제를 제시한다. 북한과 미국을 오가며 한반도 문제에 천착하는 것도 지도자로서 위상을 확보하려는 일환으로 읽힌다.

    이 전 총리는 노무현 대통령은 물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지지까지 견인할 수 있다. 정치적 장점이자 경쟁력이다. 그는 충남 청양 출신이다. 이 때문에 호남과 충청을 잇는 서부벨트 복원의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열린우리당 내 친노그룹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역량과 정치적 무게도 갖추고 있다. 범여권 통합과 후보구도 재편과정에서도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고만고만한 여권 주자들의 자격과 경륜을 따져볼 때 가장 경쟁력 있는 인물이 바로 이 전 총리다.

    기존 범여권 대선주자들도 이 전 총리의 이런 경쟁력을 잘 안다. 이 때문에 그의 등장에 긴장하는 표정이다. 정치적 사제지간인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직접적으로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그는 이 전 총리에 비해 중량감이 떨어진다. 노 대통령의 ‘대세’ 발언으로 당내 입지도 위축됐다. 지지층이 겹치는 한명숙 전 총리와 김혁규 의원도 이 전 총리의 등장은 달갑지 않다. 정동영 전 의장은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의 연대 강화에 속도를 높일 수밖에 없다. 범여권 선두그룹을 조기에 고착화하는 것이 동맹의 목적. 그래야 이 전 총리를 견제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전 총리에게는 아킬레스건도 많다. 총리 재직 시절 3·1절 골프 파문에 따른 불명예 퇴진은 두고두고 아픈 부분이다. 낮은 국민 지지율도 극복해야 할 과제. 이 한계를 뛰어넘으면 ‘비호감’ 이미지부터 개선해야 한다. 대중에게 인기 있는 정치인으로 거듭나기 위한 이미지 변신은 필수다. 노 대통령의 대리인이라는 이미지도 벗어야 한다. 이 이미지로는 당내 기반을 구축하기 힘들다. 장고(長考)하는 이 전 총리는 위기와 기회의 카드를 동시에 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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