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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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생활에 흠뻑 빠진 ‘당수도 청년’

  • 입력2007-06-04 09: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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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생활에 흠뻑 빠진 ‘당수도 청년’
    “당수도의 종주국에서 실력을 연마하기 위해 한국에 왔는데, 살기가 너무 좋아 이곳에 정착하고 싶어졌습니다.”

    ‘로빈 후드’의 마을인 영국 중부 노팅엄의 셔우드포리스트에서 온 스티븐 제프리 웰(22)은 경기 고양시 일산의 월드무덕관도장(영어무예아카데미·관장 송종덕)에서 당수도를 익히며 보조 사범으로 일하고 있다. 이 도장은 태권도와 뿌리가 같은 당수도를 가르치는 곳. 태권도는 발차기 기술이 90%라면, 당수도는 발차기와 지르기 기술을 50%씩 사용한다.

    무덕관(초대 관장 황기)은 1945년 설립됐는데, 61년 국내 각 도장이 대한태수도협회(이후 태권도협회로 개칭)로 통합되고 국내 태권도계가 협회 위주로 재편되자, 무덕관 소속 사범들은 당수도란 이름으로 해외로 진출했다. 당수도는 영국에만 92개의 도장이 있을 만큼 해외에서 인기가 높은데, 최근 역수입돼 한국에서도 도장이 여럿 생겨나고 있다.

    1월 한국에 온 그는 대학에서 컴퓨터와 스포츠과학을 공부했다. 일곱 살 때 친구 따라 당수도를 배우기 시작했는데, 도장에 다니다 보니 몸과 성격이 모두 좋아졌다고. 그러다 열다섯 살인 1998년부터 코치가 되기 위해 본격적으로 수련을 시작했다.

    “제 꿈은 영국에 당수도 도장을 차리는 것입니다. 현재 공인 2단이기 때문에 꿈을 이루기 위해 더 많은 수련을 해야 합니다. 자기 이름으로 도장을 열 수 있는 4단이 되려면 평균 25년이 걸리지만, 제 삶을 바꾼 당수도를 꾸준히 배우고 싶습니다.”



    한국에 처음 왔을 때는 한국말이 익숙지 않아 적응하기 힘들었지만 지금은 친구도 꽤 사귀었고, 한국 문화에도 익숙해졌다고 한다. 그는 당수도를 익히면서 아이들에게도 가르치고 있어, 무술과 영어를 동시에 배우려는 아이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고. 쌈밥과 막걸리를 좋아하는 그는 7월 영국에서 열리는 세계당수도선수권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영국으로 갔다가 다시 돌아와 10월까지 머물 계획이다. 정현상 기자 doppel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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