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81

2007.04.17

美 시청률 1위…코믹멜로 퓨전수사극

  • 손주연 자유기고가

    입력2007-04-13 19:00: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美 시청률 1위…코믹멜로 퓨전수사극
    국내 ‘미드’(미국 드라마) 마니아들 사이에서 ‘유머러스한 최고 범죄수사물’로 꼽히는 ‘NCIS’의 시즌4가 XTM에서 방송을 시작했다. 4월2일 첫 방송을 한 ‘NCIS’는 해군 관련 범죄를 수사하는 실존 기관 NCIS를 소재로 한 드라마로 미국에서 시즌4가 방영되던 지난해 12월 ‘하우스’와 ‘CSI : Miami’ 등을 제치고 시청률 1위를 차지하는 등 큰 인기를 얻은 작품이다(AGB 닐슨미디어리서치 2006년 12월11~17일 조사).

    ‘NCIS’는 치밀한 과학 수사기법을 선보이며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면에서는 ‘CSI’를, 정교한 증거물 분석에 이어 프로파일링 기법까지 동원한다는 점에서는 ‘크리미널 마인드’를 닮았다. 그래서 ‘NCIS’는 범죄수사물이 갖춰야 할 재미를 모두 가졌지만, 조금만 방향을 잘못 잡으면 ‘CSI’와 ‘크리미널 마인드’의 ‘실패한 합성물’이라는 오명도 얻을 수 있는 작품이었다.

    하지만 80년대 인기시리즈 ‘에어울프’와 10년 이상 흥행한 히트 수사 시리즈물 ‘재그(JAG)’, 인기 탐정물 ‘매그넘 P.I’ 등에 이어 ‘NCIS’를 제작하며 오랜 세월 흥행 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미국의 유명 드라마 제작자 도널드 P. 벨리사리오는 이를 아주 단순하게 풀어나갔다. “(드라마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창의적인 캐릭터와 탄탄한 시나리오, 유머감각이 필요하다”고 믿는 그는 먼저 캐릭터에서 큰 차별화를 줬다. ‘NCIS’ 속 대원들은 냉철한 과학자를 연상케 하는 과학수사대원이 아닌, 넘치는 동료애 때문에 늘 흔들리고 고민하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주인공 대부분을 해병대 출신으로 설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시즌3에서 심문과 고문이 특기인 매력적인 여자 수사관 지바 다비드(코트 드 파블로 분)가 등장하는 것도 캐릭터에 관한 그의 철학 때문이었다. 지바는 남자 수사관들과 애틋한 관계를 형성했고, 시청자들은 이들의 작은 로맨스가 어떻게 진전될지에 호기심을 느꼈다. 그리고 이는 시즌4를 보는 또 하나의 관전포인트가 됐다. 이와 관련, XTM 한 관계자는 “범죄수사물은 지나치게 진지해 자칫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유머러스하면서도 개성 만점인 캐릭터들이 등장해 이를 보완한다”며 이것이 ‘NCIS’가 “범죄수사물을 가장한 시트콤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도널드 P. 벨리사리오는 또 첨단 과학수사인 까닭에 정적으로 흐를 수 있는 극에 강약을 주고자 직관에 의존해 무모해 보이기까지 하는 현장수사 장면도 첨가했다. 그리고 현장수사 장면에는 반드시 박진감 넘치는 액션신을 넣었다. 여기에 한 에피소드에 두어 가지 사건을 다루며 긴박감을 조성하는 ‘CSI’와 달리 한 에피소드에 한 가지 사건만 수사하며 밀도와 스케일을 강화했다. 대신 금융사기나 치정에 얽힌 살인사건 등 일반 범죄 에피소드에 국제 테러사건 같은 스케일 큰 이야기를 접목해 극의 재미를 살렸다.



    국내에 방송되는 해외 시리즈물 가운데 최초로 HD 및 돌비 5.1 채널로 방송되는 ‘NCIS’ 시즌4는 이전 시즌에서 강력한 카리스마와 냉철한 직관으로 수사를 이끌어오던 깁스가 은퇴한 뒤 이야기가 그려질 예정이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