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62

2006.11.28

안희정은 대북 비밀특사인가

베이징·싱가포르서 북측 인사들과 잇단 접촉설…청와대·본인 부인에도 의혹 안 줄어

  • 김시관 기자 sk21@donga.com

    입력2006-11-22 13: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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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희정은 대북 비밀특사인가
    참여정부의 코디네이터인가,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대북 비밀특사인가.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인 안희정 씨를 둘러싼 의혹이 끊이질 않고 있다. 먼저 그의 정치적 활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최근 친노 인사들을 만나 민주평화 세력의 대동단결을 통해 새로운 시대를 개척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11월 초에도 노사모 측 인사들과 만나 이런 문제를 논의했다고 한 측근은 전했다. 그러나 여당의 한 인사는 그의 정치적 역할을 이보다 더 크게 보고 있다.

    “오픈프라이머리나 민주평화세력의 대통합론 등을 파고들어가면 연결고리에 선 사람이 ‘안희정’ 씨다. 그는 이런 화두를 지난해부터 입에 달고 다녔다. 노 대통령의 동교동 방문도 안씨의 고민이 빚어낸 결과라고 생각한다.”

    이 관계자의 설명대로라면 안씨는 참여정부의 코디네이터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 그가 만난 측근들과의 대화를 보면 이런 지적이 크게 틀리지 않을 듯하다.

    그러나 그의 이름이 서해 바다를 건너 베이징과 연결되면 전혀 새로운 역할설이 떠오른다. 이른바 대북 비밀특사설이다. 최근 일부 언론은 “노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신뢰를 받는 핵심인사들이 북한 핵실험 후인 10월 중순 베이징에서 접촉한 데 이어, 10월 하순 ‘제3의 장소’에서 회담을 갖고 폭넓은 대화를 나누었다”고 보도했다. 핵심인사 가운데 한 사람이 바로 안씨라는 것.

    한나라당, 대북특사 그림자 찾아나설 계획



    청와대와 안씨 측은 이에 대해 즉각 부인했다. 안씨의 한 측근은 ‘왜 안씨가 그 시기에 그곳에 없을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해 차근차근 설명했다. 그러나 안씨 측의 부인에도 새로운 의혹이 꼬리를 물고 있다.

    “정부가 언론을 피해 싱가포르에서 북측 인사들을 접촉했고, 그 자리에 안씨와 안씨 측근이 동석했다”는 첩보가 한국 외교가에 날아든 것. 이 정보에는 미국 등 서방의 정보기관을 둘러싼 복잡한 첩보정보전의 이면이 숨겨져 있다. 따라서 그에 대한 진위 여부를 확인하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이 첩보를 받아든 사람들은 대부분 2000년의 기억을 떠올리면서 긴장하고 있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의 막후 밀사로 활동했던 박지원 문화관광부 장관이 송호경 북한 아태평화위 부위원장을 비밀리에 만난 장소가 바로 싱가포르였기 때문.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안씨와 관련해 이런저런 얘기들이 흘러 들어오고 있으나 확인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당 측은 출입국 기록 등을 확인하는 등 서울과 베이징, 싱가포르를 잇는 대북특사의 그림자를 찾아나설 계획이다.

    한나라당은 11월20일 김만복 국정원장의 인사청문회장에서도 안씨를 둘러싼 일부 의혹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 당의 한 관계자는 “노 대통령과 김 전 대통령의 회동은 정상회담과 정계개편, 그리고 대선이라는 세 갈래 정치 이슈를 연결해 정치적 주도권을 쥐려는 움직임의 일환”이라면서 “김만복 국정원장을 발탁한 것은 2000년 정상회담의 막후 주역이었던 그의 경험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래저래 안씨의 연말은 심란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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