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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도 함께 부른 ‘통일의 노래’

CBS 금강산 콘서트 ‘通해야’ 성황 … 퓨전 국악과 가요, 가곡 어우러진 화합 한마당

  • 금강산=한상진 기자 greenfish@donga.com

금강산도 함께 부른 ‘통일의 노래’

금강산도 함께 부른 ‘통일의 노래’

‘라구요’를 열창하고 있는 가수 강산에(좌).
신세대 그룹 ‘럼블피쉬’.

광복 61돌을 맞은 8월15일 광복절 저녁, 금강산에는 촉촉이 비가 내렸다. 빗속에서 열린 제3회 CBS 금강산 콘서트 ‘통(通)해야’에는 1200명이 넘는 관객들이 참석, 한목소리로 남북의 화합과 통일을 기원했다.

금강산도 함께 부른 ‘통일의 노래’

산수가 함께 녹색으로 짙푸른 여름 금강산.

공연이 진행되는 1시간 30분 동안 굵은 빗줄기가 오락가락했지만 온정각 앞 특설무대에 모인 참석자 대부분은 우비와 수건 등으로 비를 막으며 자리를 지켰다. 공연을 끝까지 지켜본 한 북측 안내원은 “이렇게 비가 오는데도 무사히 공연을 마쳐서 다행이다. 비가 모여 강으로 흐르고 통하듯, 남과 북도 서로 통해 통일을 앞당겼으면 좋겠다”며 공연 소감을 말했다.

공연의 시작은 퓨전 국악 연주단 ‘공명’이 열었다. 관객이 금강산을 바라보며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설치된 특설무대에 울려 퍼진 타악기 연주에 금강산도 조용히 귀를 기울이는 듯했다. 테너 임웅균이 ‘그리운 금강산’을 열창하자 객석은 꿈에 그리던 금강산에서 익숙한 가곡을 듣는 남다른 감회에 젖어들었고, 무대 뒤편 스크린에는 사철의 금강산 비경이 펼쳐져 분위기를 돋웠다. 신세대 그룹 럼블피쉬도 대표곡 ‘으랏차차’ 등으로 열기를 더했으며, 로스오버 해금 연주자 꽃별도 ‘도라지’로 금강산에서 우리 민요를 듣는 뭉클함을 전했다.

내년부터 남북합동 공연 추진

콘서트는 가수 강산에의 ‘라구요’에서 절정에 올랐다. 관객은 박자에 맞춰 두 팔을 흔들면서 ‘죽기 전에 꼭 한 번만이라도 가봤으면 좋겠구나~’를 따라 부르며 분단의 아픔을 함께 느꼈다. 강산에는 실향민인 아버지를 염두에 둔 듯 ‘라구요’를 부르기 전에 “이 노래가 있어 내가 여기에 서 있다. ‘라구요’는 한국 근·현대사의 비극을 온몸으로 체험한 실향민 부모님께 바치기 위해 만든 노래”라는 말로 실향민 가족의 아픔을 밝혀 관객으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금강산도 함께 부른 ‘통일의 노래’

1. ‘고향의 봄’으로 마지막 무대를 빛낸 인순이.
2. 통일을 기원하는 관객들.
3. 크로스오버 국악 밴드 ‘시아’의 공연 모습.

갑작스레 굵어진 빗줄기에 크로스오버 국악 밴드 ‘시아’가 한 곡밖에 연주하지 못하는 등 분위기가 어수선해진 순간도 있었다. 하지만 CBS 소년소녀합창단이 북한 가요 ‘반갑습니다’와 동요 ‘고향의 봄’을 부르며 관심을 집중시키자 무대는 다시 뜨겁게 달아올랐다. 합창단과 함께 ‘고향의 봄’을 부르며 마지막으로 등장한 가수 인순이는 세대를 아우르는 힘찬 목소리로 객석을 하나로 만들었다. 자신의 대표곡인 ‘하이어(Higher)’와 ‘친구여’로 콘서트의 흥을 한껏 고조시킨 인순이는 “가깝고도 먼, 멀고도 가까운 이곳에서 우리가 화해할 수 있는 노래”라며 ‘아리랑’을 불러 관객의 마음을 적셨다. 다시 가늘어진 빗줄기 속에서 관객들은 주최 측이 미리 나누어준 종이컵 초에 불을 붙이고 출연진과 ‘우리의 소원’을 합창하며 콘서트를 마무리했다.

콘서트가 끝난 직후 강산에와 인순이를 포함한 출연진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멀고도 위험한 곳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막상 와보니 무척 가깝고 친근한 느낌마저 든다”며 “금강산에서 통일세대들과 축제를 벌일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짝사랑은 그만 하고 북한 사람들과 ‘아리랑’을 함께 부르며 춤추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테너 임웅균도 “금강산뿐 아니라 평양, 백두산에서도 남과 북이 함께 손을 잡고 노래하며 마음을 통할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금강산도 함께 부른 ‘통일의 노래’

김정숙 휴양소를 리모델링한 외금강 호텔.

3회째를 맞아 처음으로 야외공연을 선보인 ‘통해야’는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남북 관계가 경색 국면에 접어들면서 성사 자체가 불투명하기도 했다. 출연이 확정됐던 몇몇 가수와 출연진이 위험하다는 이유로 참석을 취소하는 해프닝도 있었다는 후문. 그러나 콘서트는 어느 공연보다도 성공리에 막을 내렸다. 특히 금강산을 찾은 남녀노소 관광객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퓨전 국악과 친숙한 가곡, 민요, 대중가요 등이 어우러진 이번 콘서트는 참석자들에게서 “‘통해야’의 의미를 잘 살려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허미숙 CBS TV본부장은 “남북 간의 여러 행사가 중지된 상황이었지만 1, 2회를 통해 쌓은 신뢰 관계로 CBS 제3회 ‘통해야’ 콘서트를 무사히 진행할 수 있었다”면서 “내년부터는 금강산을 포함해 평양과 백두산에서 북한 출연진과 함께 콘서트를 여는 것도 추진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콘서트 실황은 8월20일 오후 6시30분 CBS 케이블 TV를 통해 녹화방송됐다.



주간동아 2006.08.29 550호 (p54~55)

금강산=한상진 기자 greenfi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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