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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62세 몸짱 아저씨 신동욱

“나 홀로 헬스로 15년은 젊게 살지요”

  • 이설 동아일보 사회부 기자 snow@donga.com

“나 홀로 헬스로 15년은 젊게 살지요”

“나 홀로 헬스로 15년은 젊게 살지요”

신동욱 씨의 일상복은 청바지와 티셔츠다.

“안녕하세요? 삼짱 형님 신동욱입니다.”삼짱은 얼굴짱, 몸짱, 도전짱을 말한다. 곧은 골격, 반질한 피부, 자신감 넘치는 표정, 캐주얼한 옷차림…. 몸짱 할아버지가 인터넷에 떴다. 누리꾼들은 이 할아버지의 사진을 곳곳으로 퍼나르면서 튼실한 근육에 혀를 내두른다.

“63세(한국 나이)가 아니라 36세 아닙니까?”

“저의 아버지보다 나이가 많으신 분이 저보다 더 피부가 고우시다니 믿을 수 없습니다.”

주인공은 경기 의왕시에서 학원 영어강사로 일하고 있는 신동욱(62) 씨. ‘어떻게 살아야 젊게 늙을 수 있을까?’ 호기심이 동한 기자는 그를 만나 젊게 늙는 법을 배워보기로 했다.

“40대 후반이라고 해도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합니다. 결국 뒤늦게 나이가 들통 나기도 하지만 모임에서 퇴출되기보다는 오히려 ‘건강비결이 뭐냐’며 관심을 더 모으죠.”



1944년생인 그는 40대 후반의 외모와 건강을 자랑한다. 실제 나이보다 한참 어려 보이는 외모 때문에 생긴 에피소드도 많다.

“병원에 갈 때면 간호사들이 44세를 44년생으로 잘못 적은 게 아니냐면서 내 나이를 여러 번씩 확인합니다.”

지하철 노약자석에 앉아 있다가 자신보다 어려 보이는 사람에게 자리를 양보하면 “젊은 사람, 참 고맙네”라는 인사를 듣곤 한다. 그는 동안(童顔) 덕분에 ‘4050(40, 50대)’ 모임에도 참석하고 있다.

신 씨의 건강은 타고난 것이 아니다. 그는 어린 시절 걸핏하면 넘어지는 약골이었다고 한다. 병치레도 잦아 학업에 지장이 있을 정도였다는 것. 중학교 시절 서부활극을 본 뒤 그는 하나의 목표를 정했다.

‘죽을 때까지 청바지와 가죽 부츠가 멋들어지게 어울리는 사나이가 되리라!’

이때 개발한 것이 ‘나 홀로 헬스’. 나 홀로 헬스란 신 씨가 붙인 이름으로, 옥상·운동장 등 어디서나 간편하게 할 수 있는 운동을 말한다. 어른이 돼서도 ‘나 홀로 헬스’로 몸을 다졌을 뿐 따로 돈을 들여 운동한 적은 없다. 그의 반백 년 운동일지를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1기-중·고등학생 시절 : 철봉, 덤벨(아령), 역기 들기.

△제2기-대학과 군복무 시절을 거쳐 30세까지 : 비정기적으로 각종 푸시업, 조깅 또는 제자리 뛰기 실시.

△제3기-31세부터 61세 9개월(2005년 9월)까지 : 거의 매일 각종 푸시업과 이따금 조깅하기.

△제4기- 61세 10개월(2005년 10월)부터 62세 4개월(2006년

4월)까지 : 별난 제자리 뛰기, 각종 푸시업, 윗몸일으키기, 그리고 덤벨을 이용한 운동 거의 매일 하기. 전문적인 웨이트트레이닝(근육강화 운동)을 위한 세트 방식의 운동은 하지 않음.

“나 홀로 헬스로 15년은 젊게 살지요”

덤벨 운동을 하고 있는 신 씨.

△제5기- 62세 5개월(2006년 5월)부터 현재까지 : 별난 제자리 뛰기와 계단 뛰어 오르내리기 실시. 동시에 웨이트트레이닝을 위해 각종 푸시업과 윗몸일으키기, 그리고 덤벨을 이용한 운동을 세트 방식으로 함.

“30세부터 61세까지는 운동기구를 사용하지 않는 ‘몸 놀리기’ 운동만 했습니다. 몸 놀리기 운동이란 각종 푸시업을 기본으로 하는 전신운동을 뜻하죠. 이런 운동은 영화 ‘빠삐용’에서처럼 좁은 공간에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자신만의 운동법 개발 ‘짬짬이’ … 몸뿐 아니라 생각도 아직 청춘

그는 주로 침실을 운동 장소로 사용한다. 운동을 위해 외출하는 것, 외출을 위해 옷을 갈아입는 것 등 사소한 절차가 운동을 방해한다고 생각하기 때문. “4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 운동을 위해 매일 아침 밖으로 나간다는 게 비생산적이라고 생각했어요.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밖에 나가기가 귀찮아 규칙적인 운동을 못하고 있습니다.”

나 홀로 헬스는 운동법만 15가지가 넘는다. 손목을 털며 발로 제기를 차는 듯한 동작을 반복하는 ‘별난 제자리 뛰기’, 엎드린 채 다리를 뻗어 좌우로 움직이는 ‘엎드려 제자리 뛰기’ 등이 대표적이다. 신 씨는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없는 사람들도 이 방법으로 운동하면 ‘몸짱’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젊은 감각을 의도적으로 익혀온 것도 ‘젊게 늙은’ 비결이다. 영어를 배우는 제자들은 그를 ‘선생님’이 아닌 ‘Dave’(닉네임)라고 부르며, 또래 친구들에게 하듯 장난을 친다. 청바지와 티셔츠가 이순을 넘긴 그의 일상복. 요즘은 몸을 생각해 채소, 생선, 과일을 즐겨 먹기 때문에 피자나 치킨 가게를 찾지 않지만 60세까지만 해도 주말마다 운동모자를 푹 눌러쓴 채 패스트푸드점을 찾았다.

지난해 말부터는 인터넷 카페 활동에 재미를 들였다. 그는 “카페 ‘번개(비정기 모임)’에 나가면 20대 젊은이들이 나를 ‘큰형’이라고 부른다”며 “빠르게 변하는 젊은이들의 문화에 계속 관심을 가지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는 디스켓을 가지고 다니다가 좋은 글이 떠오르면 주저 없이 PC방에 들어가 글을 정리하기도 한다. 최신 인터넷 용어를 줄줄 꿰고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편집하는 실력도 대단하다.

신 씨는 기자에게 ‘삼짱’의 하나인 도전정신의 중요성을 당부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의 삶은 ‘고난의 연속’이었다고 한다. 어린 시절 병치레, 4차례의 입시 낙방, 사업 실패 등 힘들 때마다 그를 일어서게 한 것은 다름 아닌 도전정신이었다.

“도전은 괴로움을 극복하는 가장 훌륭한 수단입니다. 힘들 때 옥상에서 격렬한 운동으로 몸을 혹사하면 괴로운 마음이 조금씩 가시면서 다시 도전정신이 생겨납니다. 신세 비관으로 자살을 하는 등 삶을 내팽개치는 사람이 많은데, 괴로움에 매몰되는 것은 정신이 나약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신 씨는 한국이 10년가량 젊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고령화 사회를 준비하려면 70대가 60대의 역할을, 60대가 50대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은퇴한 70, 80대가 햄버거집에서 아르바이트하는 세상을 꿈꾼다.

“한국에선 나이가 들면 회사를 떠나야 하고, 건강해도 달리 갈 데가 없어서 양로원이나 경로당에 가야 합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려면 스스로 노력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젊은이들에게 전형적인 노인의 사진과 제 사진을 보여줬을 때 어떤 노인이 되고 싶다고 얘기할까요?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나 홀로 헬스에 도전해보세요.”



주간동아 549호 (p62~63)

이설 동아일보 사회부 기자 s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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