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47

2006.08.08

“봉사 자주 하다 봉사에 맛들었죠”

  • 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입력2006-08-07 10: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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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사 자주 하다 봉사에 맛들었죠”
    봉사도 중독인가보다. 한 가지 봉사를 실천하면 두 가지 봉사가 하고 싶어지고, 또다시 다른 ‘봉사거리’가 없나 주변을 살피게 된다. 서울 신림동에서 무료 진료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백승철 명문치과 원장이 바로 봉사에 ‘중독된’ 사람이다.

    백 원장은 2004년부터 사회연대은행의 창업 지원을 받은 저소득층 가족을 무료로 진료해주고 있다. 교정, 보철 등 많게는 수백만 원이 들어가는 치료도 돈을 일절 받지 않는다.

    “지원받은 창업자금 1000만원으로 가게 문 열기에도 빠듯한 분들이잖아요. 큰돈 들어가는 치과 치료를 감히 엄두도 못 내시더라고요. 하지만 건강하게 일하려면 치료가 필요해요. 그래서 도움을 드려야겠다고 맘먹었죠.”

    백 원장은 무료 진료를 넘어서서 새로운 형식의 ‘나눔운동’을 창안하기도 했다. ‘1사1소 운동’이다. 즉, 개인이나 단체가 사회연대은행에서 창업 지원을 받은 가게 한 곳과 결연을 맺고 함께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다. 백 원장은 1월부터 제주도 제주시에 있는 분식점 ‘쿠킹990’과 함께 저소득층 아이들의 생일파티를 열어주고 있다. 백 원장이 매달 보내는 20만원으로 ‘쿠킹990’의 사장이 생일파티를 해주는 것. 1월에는 백 원장이 직접 제주도에 내려가 접시를 날랐다. “중·고등학생 30여 명이 분식집에 모여서 즐겁게 밥을 먹는 모습을 보니 무척 보람되더군요. 제 큰아이와 비슷한 또래여서 자식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저소득 노인들을 위한 무료 의치 봉사활동도 꾸준히 해왔던 백 원장. 그는 요즘 궁리하는 아이디어를 털어놓았다. 저소득층 맞벌이 부부의 자녀들을 위한 ‘무료치과’를 여는 것이다. “비용도 문제지만 맞벌이 하느라 엄마가 아이 데리고 치과를 다닐 수 없는 형편이잖아요. 뜻이 통하는 몇몇 치과 의사들과 함께 주말에 그런 아이들을 무료로 치료해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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