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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하면 음모說…‘집권야당’ 맞아?

정파 이해 걸린 사안마다 한나라당에 출현…감정까지 실려 주변 분위기 흉흉

  • 김시관 기자 sk21@donga.com

툭하면 음모說…‘집권야당’ 맞아?

툭하면 음모說…‘집권야당’ 맞아?

한나라당 홍문종 경기도당 위원장(왼쪽)을 비롯한 경기도당 간부들이 7월20일 폭우로 큰 피해를 본강원 정선군 강원랜드 골프장에서 사업가들과 골프를 치고 있다.

한나라당 주변이 흉흉하다. 7·26 재보궐선거를 비롯해 지방선거 공천과 당 대표 경선 등 각 정파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는 일에는 어김없이 음모설이나 공작설이 나돈다. 당 지도부는 실체가 없는 음모설에 당이 휘둘리자 또 다른 음모설을 제기한다.

이효선 광명시장의 호남 비하 발언이 공개된 7월20일경, 당 지도부의 한 관계자는 현지 관계자에게서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특정 후보와 가까운 이 시장의 정치적 성향을 알고 있는 정적들이 그의 발언을 언론 매체에 알렸다”는 제보였다. 이 관계자는 비밀리에 현지를 방문, 발언 배경과 언론보도 과정을 면밀히 추적했다. 그러나 그는 음모론의 실체를 찾는 데 실패했다. 이 관계자는 제보 내용과 현지상황을 당 지도부에 보고하면서 비슷한 전화제보가 당 지도부에도 있었음을 확인했다.

한나라당에서 음모론을 처음 제기한 사람은 김덕룡(DR) 의원 측이다. 그는 3월 말, 부인의 공천헌금 수수 문제로 검찰조사를 받았고 7월 당 대표 경선 출마를 포기했다. 이 일을 전후해 DR 측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음모론이 터져나왔다.

“박근혜 전 대표의 정치적 파트너인 DR을 쳐내기 위해 이재오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시장 측이 관련 자료를 검찰과 언론 매체에 흘렸다.”



당시 이재오 의원이 원내 대표였기에 음모론은 설득력을 얻었다. 그 음모론에 힘을 실은 사람이 박성범 의원이다. 그의 부인 역시 같은 이유로 검찰조사를 받았다. 그는 전화통화에서 “때가 되면 (음모론의) 실체를 밝히겠다”고 말했다.

실체 없어도 엄청난 파괴력 발휘

음모론은 각 정파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걸린 사안일수록 기승을 부린다. 대표 경선이 치러진 7월 초, 다시 음모론이 전당대회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피해자는 남경필 의원. 전당대회 직전 당내 소장중도파 의원모임인 ‘미래모임’은 단일후보 선출에 들어갔고, 변수가 없다면 남 의원의 낙승이 예상됐다.

그러나 결선까지 간 투표 결과 남 의원은 권영세 의원에게 1위 자리를 내줬다. 예상치 못했던 결과를 둘러싸고 음모론이 고개를 들었다.

“박 전 대표와 껄끄러운 남 의원이 단일후보로 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후보선출 선거인단에 친박 진영의 인사들이 투입된 뒤 조직적으로 권 의원을 지원했다.”

음모론의 클라이맥스는 홍문종 경기도당위원장의 수해지역 골프모임 사건이다. 7월20일 강원도 모 골프장에서 박근혜 전 대표와 가까운 홍 위원장이 골프 모임을 가졌고, 이 모임이 언론 매체를 통해 공개된 것. 이날 라운딩에 나선 김철기 부위원장은 전화통화에서 “당내 반대세력(이명박, 이재오)이 미리 언론에 흘린 것 같다”며 음모설을 제기했다.

홍 위원장 측은 골프회동을 첫 보도한 ‘경인일보’를 대표 경선 과정의 희생자였던 남 의원의 부친이 한때 운영했고, 현재 남 의원이 지분을 갖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전당대회 직전 미래모임의 후보 단일화 과정에 작전세력이 동원됐고, 여기에 홍 위원장이 깊이 관여해 남 의원을 떨어뜨렸다”고 생각한 소장중도파가 골프 모임을 언론 매체에 알려 앙갚음을 했다는 것이다. 홍 위원장은 7월27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여러 언론사들이 괴롭히고 못살게 했다”며 음모설에 힘을 실었다.

음모설은 의혹은 있으나 실체가 없다. 그럼에도 파괴력은 만만찮다. 음모론에 빠져 허우적대던 한나라당은 서울 성북을 보궐선거에서 패배했다. 재보궐 불패신화가 깨졌음에도 음모론을 둘러싼 당내 특정 대선후보 측 인사들의 대립과 반목은 심해지고 있다. 갈수록 감정이 실리는 분위기다. 실체 없는 음모론에 발목 잡힌 한나라당이 흔들리고 있다.



주간동아 547호 (p37~37)

김시관 기자 sk2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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