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47

2006.08.08

벌써 30 홈런…빅리그 꿈을 쏜다

  • 김성원 JES 기자 rough1975@jesnews.co.kr

    입력2006-08-02 14: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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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써 30 홈런…빅리그 꿈을 쏜다
    이승엽(30)의 미래는 벌써 진행 중이다. 시즌 중반 30개의 홈런을 넘어선 요미우리의 좌타자 이승엽은 올해 소속 팀과 1년 계약을 했다. 일본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반드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다는 속내다. 요미우리가 이승엽의 올 시즌 성공을 장담할 수 없기에 다년 계약이 아닌 1년 계약으로 마감했다는 일부의 추측도 있었다. 하지만 이승엽 측에서 1년 계약을 먼저 요청했다는 것이 더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요미우리가 지난해 중반 이후부터 이승엽 영입을 목표로 동분서주했기 때문이다.

    1년 계약의 의미는 뭘까. 그가 마음속에 품은 꿈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이다. 30세를 갓 넘겨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겠다는 자신의 나이를 염두에 둔 계산이다. 이승엽이 올 시즌을 마치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한다면, 그는 한국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일본을 거쳐 미국에서 뛰는 타자가 된다. 최희섭(보스턴)과 추신수(시애틀)는 각각 한국 아마야구에서 뛰고 미국 마이너시스템에서 키워진 선수다.

    그러나 이승엽의 미국 진출에는 몇 가지 전제 조건이 있다. 먼저 이승엽에게 적응 기간을 충분히 제공할 수 있는 팀이어야 한다. 따라서 최소 계약기간 3년 보장에 평균연봉 200만 달러 이상은 돼야 한다. 메이저리그 구단의 베팅액이 요미우리에 뒤지지는 않겠지만, 일본에서도 이룰 게 남아 있다는 점이 이승엽의 머릿속을 괴롭힐 것으로 보인다.

    메이저리그에서 파워히터가 제일 즐비한 포지션이 1루수라는 점도 부담이다. 2007년 오프시즌 1루수 FA시장의 상황을 고려할 때 이승엽에게 관심을 가질 팀은 많지 않아 보인다. 올 시즌 전반기 메이저리그 1루수들의 성적을 살펴보면, 25개 홈런 이상에 3할 언저리 타율은 기본이다. 이렇게 되면 기존 선수를 트레이드한 뒤 이승엽을 영입할 가능성이 있는 팀은 상당히 줄어든다. 외야수(수비 부담이 가장 적은 좌익수)로 뛰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지만, 이승엽의 외야 수비력이 뛰어난 편은 아니다. 냉정하게 말한다면 1루 수비 또한 특급에 해당하는 실력은 아니다.

    이승엽은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다가 한 차례 실패한 경험이 있다. 2년 전 메이저리그에서 거절당했을 때는 그가 이뤄낸 숫자, 즉 ‘한국에서의 50개 홈런 2차례 이상’을 믿지 못하겠다는 일종의 평가절하였다. 아직 이승엽은 2006시즌의 홈런 숫자를 완결짓지 못했다. 올해 거둔 홈런 수로 가치를 평가받게 될 것이다. 메이저리그에서 이승엽을 바라보는 시선은 2년 전과는 분명히 다르다. 한국과 일본에서 검증받은 이승엽이 주눅들 이유는 전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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