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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北부터 변해야 개성공단 성공한다

  • 동용승 북한 전문가·TCD 투자전략연구소장

北부터 변해야 개성공단 성공한다

北부터 변해야 개성공단 성공한다
서울에서 1시간 남짓 떨어진 북한 땅에서 수천 명의 남북한 사람들이 한데 어우러져 일하는 곳이 있다. 남북경협의 대명사인 개성공단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남한의 자본과 기술, 북한의 노동과 토지를 결합해 윈-윈 게임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요원한 일로만 여겨졌는데, 이것이 현실화된 것이다. 사실 북한 지역은 상이한 제도와 관습, 열악한 사회간접자본 등으로 남한 기업들이 활동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 그러나 개성공단은 이를 극복하고 남북경협의 성공 모델을 만들어냄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며, 나아가 한반도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문을 열었다. 현재는 시범공단 2만8000평에 14개 기업이 입주해 정상 가동되고 있으며, 5만 평에 대한 일반 분양도 마무리됐다.

그러나 올해 들어 개성공단의 앞날을 어둡게 하는 일들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북한은 3월 말 한-미 합동군사훈련 시기와 겹친다는 이유로 이종석 통일부 장관의 공단 방문을 연기시켰다. 비록 5월에 성사됐지만 개운치 않은 일이다. 북한은 또 관훈클럽의 언론인 방문도 불허했다. 경의선 철도 시험운행도 하루 전날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이유야 어찌됐든 개성공단을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 즉 북한이 정치·군사적 이유로 개성공단에 제약을 가하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극명하게 드러난 셈이다.

정부는 개성공단에 진출한 기업은 절대 실패해서는 안 된다는 차원에서 심혈을 기울였고 유·무형의 많은 지원을 했지만, 진출 1호 기업이 부도나는 사건도 발생했다. 또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협상에서 미국은 개성공단 제품을 한국산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함으로써, 미국시장에서 개성공단 제품은 국내산 제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역차별을 당할지도 모를 처지에 놓이게 됐다. 가장 우려했던 일들이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는 심각하다. 이대로 간다면 개성공단의 성공을 기대하기 힘들다.

북한은 개성공단에서만큼은 글로벌 스탠더드를 지켜야 한다. 정치·군사적 이유를 들어 개성공단의 출입에 제동을 건다면 특구로서의 의미는 상실된다. 언제든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도록 보장해줘야 한다. 오히려 국제사회의 불신을 불식하기 위해서라도 북한은 개성공단을 적극 홍보할 필요가 있다. 제이 레프코위츠 미국 인권특사가 개성공단을 부정적으로 본다면 그를 초청해 현실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나아가 100만 평 공단에 기업들이 입주하면 약 15만 명의 북한 근로자가 필요한데, 기존 방식으로는 이들 근로자를 관리한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도 인정해야 한다. 북한 내부적으로 근로자 공급 및 관리 방식에 근본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근로자 공급 및 관리 방식 근본적 개선 필요



남한도 절대 실수해서는 안 된다는 강박관념에서 탈피해 더욱 전략적인 자세가 요구된다. 한-미 FTA 협상에서 미국 측이 개성공단 제품을 한국산으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점을 내비쳤으므로 더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남북한의 특수 관계에 입각한 당위론만 주장할 것이 아니라 미국의 주요 기관과 인사들이 개성공단에 긍정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등 다양한 사전준비가 있어야 했다. 필요하다면 미국 내에서 개성공단 광고도 해야 하며, 수시로 설명회를 개최해 현실을 정확히 전달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개성공단 개발을 위해 남북한이 힘을 합쳐야 한다는 점이다. 북한은 개성공단 개발이 지연되는 책임을 남한에 돌리고 있다. 남한은 전적으로 북한이 원인을 제공하고 있으며 북한이 억지를 부리고 있다고 본다. 협력해도 성공 여부가 불투명한 마당에 서로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개성공단의 미래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남북한은 지금이라도 한시적 상설팀을 구성함으로써 개성공단 개발에 걸림돌이 되는 사안을 공동 대처하는 지혜를 모아야 한다.



주간동아 2006.06.20 540호 (p104~104)

동용승 북한 전문가·TCD 투자전략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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