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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방송의 보수성 깬 여성 단독 MC 프로그램

장식용 꽃 거부, 시청자 사로잡는 ‘우먼 파워’

  • 배국남 마이데일리 대중문화 전문기자 knbae24@hanmail.net

장식용 꽃 거부, 시청자 사로잡는 ‘우먼 파워’

장식용 꽃 거부, 시청자 사로잡는 ‘우먼 파워’

최윤영, 이금희, 김미화(왼쪽부터).

오유경 아나운서와 이상호 기자가 진행하는 KBS 2TV 뉴스 프로그램 ‘시사 투나잇’은 우리 방송을 수십 년 동안 지배해온 하나의 관행을 깨뜨렸다. 바로 뉴스 프로그램에서의 남녀 진행자 자리 위치다. 화면 왼쪽에 남자, 오른쪽에 여자 진행자가 자리를 잡는 것은 뉴스 프로그램에서 난공불락의 철옹성 같은 원칙이었다. 이를 단순한 자리 배치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시각적인 측면에서 보면 왼쪽이 오른쪽보다 강렬하고 잔상이 오래간다. 그래서 방송에선 더 비중 있는 사람을 왼쪽에 배치한다. 남성 중심적인 방송의 보수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처럼 방송의 남녀 차별적인 요소는 진행자(MC)가 있는 프로그램 대부분에서 나타난다. 남녀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프로그램에서 여자 MC는 보조적인 역할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프로그램을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가는 사람은 보통 남자 MC다.

그런데 최근 이러한 관행을 깨고 여성 혼자서 프로그램을 이끄는 단독 MC 프로그램이 늘고 있다. MBC의 최윤영 아나운서가 대표적인 사례다. 최 아나운서는 국제 시사 프로그램인 ‘W’를 혼자서 진행하는 데 이어 최근 신설된 아침 시간대의 교양 프로그램 ‘최윤영과 네 남자’를 맡았다. 이 프로그램은 최윤영이 단독 MC를 맡고 네 명의 남자 패널들이 보조하는 형식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KBS의 경우는 이금희의 ‘파워 인터뷰’, 황정민의 ‘VJ특공대’, 정용실의 ‘주부 세상을 말하자’, 황수경의 ‘신화창조’, 고두심의 ‘역사 스페셜’, 김경란의 ‘열린음악회’, 손미나의 ‘문화지대 사랑하고 즐겨라’ 등 여성 단독 MC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편성돼 있다. 또 MBC는 나경은의 ‘요리보고 세계보고’, 이정민의 ‘문화사색’ 등이 여성 단독 MC 프로그램이다. SBS는 한수진 기자의 ‘한수진의 선데이 클릭’, 김윤아의 ‘뮤직 웨이브’, 김미화가 진행하는 ‘김미화의 U’ 등이 있다.

이들 프로그램은 일반적인 MC 체제에서 드러나는 방송의 남녀 차별적인 요소를 철폐했을 뿐만 아니라 프로그램 내적으로도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내릴 만하다.



‘김미화의 U’에서 김미화는 시사적인 주제에서부터 일상적인 아이템에 이르기까지 부드러움과 친근감으로 주부들을 사로잡아 ‘김미화표 진행 프로그램’이라는 명성을 구축했으며, 성격이 다른 두 프로그램을 혼자서 이끌고 있는 최윤영은 ‘최윤영과 네 남자’에선 신선하고 명쾌한 이미지로, ‘W’에선 지적인 이미지로 변신해 프로그램의 성격에 맞는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중년 주부 정용실 아나운서는 ‘주부 세상을 말하자’에서 자신이 느꼈던 주부의 문제를 공감 있게 전달하고 있고, 이금희 아나운서는 ‘파워 인터뷰’에서 이전에 볼 수 없었던 날카로움을 선보인다.

“단독 MC 프로그램을 하는 것은 분명 진행자에게 부담이다. 하지만 그만큼 프로그램의 운용 폭도 넓어져 자신의 개성을 살릴 수 있어 좋다. 최윤영 하면 ‘아! 그 프로그램’이라고 시청자들이 떠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최 아나운서의 말은 불과 몇 해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다. 그만큼 우리 텔레비전 방송에서 남녀 차별이 심했던 것이다.

이제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른 여성 단독 MC 프로그램들이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시청자들이 이들 프로그램에 애정과 비판을 기울일 때다. 최소한 단독 MC로 나선 여성 진행자들이 방송의 ‘장식용 꽃’을 당당히 거부하고 있는 것만도 보기에 좋기 때문이다.



주간동아 535호 (p80~81)

배국남 마이데일리 대중문화 전문기자 knbae2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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