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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삶| 웃음경영 전도사 진수 테리

“아랫사람 웃기면 능률 저절로 올라가요”

  •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아랫사람 웃기면 능률 저절로 올라가요”

“아랫사람 웃기면 능률 저절로  올라가요”
진수 테리(50·Jinsoo Terry). 통통한 몸매에 동그란 얼굴, 나이답지 않게 귀여운 눈매를 가진 그는 ‘웃음(fun)경영’ 전도사다. “어떻게 하면 좋은 리더가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명쾌하게 답한다.

“웃어라!”

그는 경영뿐 아니라 삶에서도 ‘재미’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웃다 보면 성공한다(Catch the fun, Achieve Global success)’는 논리를 깨치면 삶이 풍요로워지고 사람이 따른다는 것이다.

그는 웃음경영을 디딤돌로 성공한 기업인이자 경영컨설턴트다. 미국 ABC 방송이 선정한 ‘올해의 아시아 지도자 11인’에 이름을 올렸고(2005년) ‘미국을 대표하는 100대 여성기업인’(2001년)에 뽑히기도 했다.

그는 자선단체의 부탁을 받고 미국 샌프란시스코 빈민가에서 흑인을 상대로 강연하면서 명성을 쌓기 시작했다. 교도소를 밥 먹듯 들락거리는 이들에게 ‘웃음’을 가르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는 흑인들에게 다가서기 위해 그들의 음악인 랩을 배웠다.



강연 때마다 직접 작사한 랩을 부르며 ‘학교로 돌아가라’ ‘새 인생을 시작하라”고 외치자 흑인들의 마음이 열리기 시작했다. 그는 “같은 유색인종인 나도 꿋꿋하게 살고 있다”면서 “웃음의 힘을 믿고 긍정적으로 살면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강조하곤 했다.

그의 미국 생활도 처음엔 고단했다고 한다. 그가 웃음의 중요성을 깨달은 것은 직장에서 좌절을 겪고 나서다. 그는 1985년 미국인과 결혼하면서 태평양을 건넜는데, 아시아 여성에게 미국은 버거운 곳이었다. 그는 피부색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밤낮으로 일했다.

“회사의 매출을 세 배로 올려놓았습니다. 그런데 해고 통지서를 받았어요. 처음엔 ‘이 사람들이 인종차별을 하는구나’ 하고 생각했었죠. 그런데 알고 보니 그런 게 아니었어요. 모두가 제 탓이더라고요.”

7년 동안 다닌 회사에서 해고된 것은 ‘능력’이 아니라 ‘인간관계’ 때문이었다. 성과에만 매달려 일터를 ‘재미없게’ 만들었다는 게 해고 이유. 사람을 ‘사귀고 다루는’ 데 서툴러 관리자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그는 ‘재미없다’는 이유로 해고를 당한 뒤 자신의 문제점을 하나씩 고쳐나갔다. 사람 대하는 방법을 바꾸니 평판과 실적이 함께 좋아졌다. 이후 그는 ‘컷루즈’라는 의류회사에서 부사장에 오르는 등 성공가도를 달린다.

“짜증만 내는 임원 밑에서 누가 일을 열심히 하겠습니까. 회사 내 인간관계는 재미있어야 해요. 사무실에 유머와 위트가 넘치면 능률이 높아집니다. CEO(최고경영자)에 오르는 지름길은 자기가 맡은 파트의 직원들을 즐겁게 만드는 것입니다. 미국에선 유머 감각이 없는 중간 관리자는 임원으로 진급하기 어려워요.”

그는 내로라하는 미국 기업과 정부기관에서 웃음경영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그를 초청하려면 적어도 3개월은 기다려야 한다. 배우 톰 크루즈와 일했던 코디네이터를 비롯해 메이크업 아티스트, 흑인 래퍼 등 9명이 그를 보좌한다. 그는 21세기에 접어들면서 기업 경영의 화두가 ‘웃음’으로 모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웃음경영은 대세가 됐습니다. CEO들은 ‘어떻게 하면 직원들을 즐겁게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어요. 반면 한국의 조직은 아직도 팍팍합니다. 임원과 중간 관리자들이 특히 그렇죠. 먼저 환하게 웃으세요. 아랫사람들까지 밝아집니다.”

그가 채점한 한국 기업의 임원과 중간 관리자들의 ‘웃음경영’ 점수는 낙제 수준. 낙제를 벗어나려면 딱딱한 회의 문화부터 바꾸라고 그는 조언한다. 가벼운 주제로 회의를 할 때는 자연스러운 분위기의 캔(can)미팅이나 스탠딩 회의를 이용해보라는 것.

“한국인들의 회의는 지나치게 경직돼 있어요. 자연스럽게 ‘브레인스토밍’이 이뤄지지 않으면 기발한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습니다.”

그는 “관리자는 ‘스몰토크(small talk)’에도 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랫사람들의 관심사와 기호를 파악한 뒤 대화 상대가 좋아하는 주제로 얘기를 풀어가라는 것. 스포츠, 와인, 영화, 재테크, 음식점 등은 스몰토크의 좋은 소재다. 가벼운 주제로 부하 직원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사무실 분위기는 저절로 좋아진다.

“관리자는 부하 직원들의 고민까지도 파악하고 있어야 합니다. 개인적인 문제를 상담해줄 수 있을 만큼 가까워야 해요. 이혼을 고민하는 사람에겐 인생 선배로서 상담을 해주고, 아기를 낳은 사람에게는 육아법을 조언해주는 등 아랫사람의 눈높이에 맞춰 대화를 이끌어보세요. 사무실 분위기가 한결 달라질 겁니다.”

부하 직원을 꾸짖을 때도 유머를 섞는 게 좋다고 한다. 호되게 질타한 뒤 자리로 돌려보낼 때는 가벼운 농담을 건네라는 것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합니다. 사소한 일에도 ‘잘했다’ ‘수고했다’라고 북돋아주면 열심히 일할 수밖에 없어요. 반대로 질타는 줄여야 해요. 사소한 일에 화를 내면 반감만 쌓이게 되지요.”

그가 강연 때마다 직접 부르는 랩이 있다. ‘진수가 할 수 있으면 당신도 할 수 있다(If Jinsoo can do it, you can do it too)’가 그것이다.

“쉰 살의 여성이 청중 앞에서 랩을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즐거운 일터를 만드는 것도 마찬가지인데요. 내키지 않더라도 저를 믿고 웃음경영에 도전해보세요. 반드시 성공할 겁니다. If Jinsoo can do it, you can do it too.”

이것만은 꼭! ‘웃음경영’ 5계명

1. 직원을 채용할 때 ‘유머 감각’을 살펴라!
유머러스한 사람은 조직의 윤활유 구실을 한다. 머리가 좋고 지식이 많은 사람이 유머도 잘 구사한다.

2. 개인적인 일을 회사로 가져오게 하라!
개인적인 일을 회사에서 털어놓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상사가 먼저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는 것도 방법이다.

3. 아랫사람 눈높이에 맞춰 말하라!
자신의 관심사가 아니라 부하 직원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화제로 대화를 풀어나가는 게 좋다.

4. 날마다 새로워져라!
간부의 목표는 회사의 목표와 같아야 한다. 명확한 비전을 제시해주면 아랫사람들은 알아서 따라온다.

5. 재교육을 강화하라!
직원들은 새로운 것을 익혀야 재미를 느낀다. 재교육은 이직을 막는 수단이기도 하다.




주간동아 2006.02.28 524호 (p74~75)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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