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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호주 부모들 자식 덕에 ‘횡재’

베이비 보너스•자녀 양육비 지급 ‘싱글벙글’ … 출산율 끌어올려 인구 늘리기 고육지책

  • 애들레이드=글 •사진/최용진 통신원 jin0070428@yahoo.co.kr

호주 부모들 자식 덕에 ‘횡재’

호주 부모들 자식 덕에 ‘횡재’

호주의 애들레이드시 전경.

올6월 말 호주의 초•중•고에 다니는 자녀가 있는 모든 가정(국가로부터 자녀 양육 보조비를 받는 가정)에 국가가 아이 한 명당 600달러의 자녀 양육비를 지급했다.’ ‘7월1일부터는 호주 내 모든 영주권자에게서 태어난 아이들에게 정부가 아이 한 명당 3000달러의 베이비 보너스를 지급했다.’ 한국에서는 선뜻 믿기 어려운 일이 현재 호주에서 벌어지고 있다. 호주에 사는 거의 모든 가정이 6월 말부터 국가로부터 받는 자녀 양육 보조비 외에 육아 보조비로 아이 한 명당 600달러의 보너스를 추가로 지급받아 그야말로 ‘횡재’를 하게 된 것이다.

쌍둥이 출산 땐 6000달러 받아

특히 베이비 보너스의 경우 과거 800달러에서 금액을 현격히 늘려 현재 3000달러를 지급하고 있다. 만약 쌍둥이일 경우 6000달러의 베이비 보너스가 지급된다고 하니, 당첨될 것을 뻔히 알고 사는 ‘예약 복권’이라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호주 정부가 태어나는 아이들에게 거액의 돈을 주고, 아이들의 복지를 증진하기 위해 쌓아둔 돈 보따리를 푸는 이유는 현재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는 출산율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현재 호주의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는 자신의 여가생활을 충분히 즐기고 직장생활과 가정생활을 함께 하기 위해 아이를 낳지 않으려는 움직임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특히 현재 호주의 출산율은 결혼한 여성 한 명당 아이 비율이 1.7명으로 미국(1.9) 뉴질랜드(2.0)와 비교해 낮으며, 스페인(1.1) 독일(1.3) 일본 (1.3)과 비교해서는 높다.

호주 부모들 자식 덕에 ‘횡재’
하지만 호주 인구는 2003년 6월 기준으로 2000만명이 조금 안 되는데, 커다란 호주 땅덩어리(남한 크기의 78배)를 고려할 때 턱없이 부족하다. 특히 얼마 전 호주 멜버른의 매커리대학에서 산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호주에서 아이 한 명이 태어나 18살이 될 때까지 드는 비용이 대략 20만5000달러라고 한다. 호주인의 평균 월급이 1년에 2만~2만5000달러라고 할 때 결코 적지 않은 돈이다. 따라서 호주의 젊은 부부들은 과거 자신들의 부모 세대와 같이 아이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헌신하며 살기보다 자식 없이 부부가 함께 돈을 벌고, 여가를 즐기는 ‘딩크족’의 라이프 스타일을 따르고 있다.

그러나 출산율 저하와 더불어 과학의 발달로 전체 호주 인구의 연령층 또한 점점 더 노령화돼가고 있는 현상은 큰 사회문제로 꼽혀왔다. 호주의 노령화는 심각해, 50살 이상의 노인 비율이 2002년 6월 기준으로 전체 인구의 29%를 차지했다. 이 비율은 해마다 2.2% 늘어 2051년이 되면 전체 인구 비율에서 대략 50%를 차지할 예정이다. 그래서 호주의 노령화는 이젠 호주 사회를 위협하는 문제로까지 여겨지기 시작했다.



호주 부모들 자식 덕에 ‘횡재’

‘베이비 보너스’를 받기 위해 아이를 낳겠다는 16살의 한나 카시본.

총선 겨냥 ‘민심용 혜택’ 의혹도

국토 면적에 비해 심각할 정도로 낮은 출산율과 급격한 노인층 증가는 호주 정부로 하여금 인구 증가와 관련된 혁신적인 정책을 고안하도록 했다. 그것은 바로 지금 국가에서 지급하고 있는 ‘베이비 보너스’와 ‘자녀 양육 보조비’들이다. 정부는 젊은 인구를 획기적으로 더 늘리기 위해 계속해서 돈으로 시민들을 유혹할 예정이다. 베이비 보너스의 경우 아이 한 명당 3000달러를 지급하는 현 수준을 더욱 올려 2008년부터는 5000달러로 할 계획이라고 한다. 물론 쌍둥이일 경우에는 아이 한 명당 5000달러를 준다. 따라서 현재 많은 호주 시민들은 정부의 베이비 보너스를 두고 하는“아이를 많이 낳으면 집도 하나 번듯이 장만할 수 있다”는 우스갯소리를 어느덧 사실로 받아들일 정도다.

하지만 당초 ‘호주 인구 증진’을 목표로 진행돼온 ‘베이비 보너스’를 둘러싸고 벌써부터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몇몇 산모들이 베이비 보너스 지급 예정일인 7월1일 이후에 아이를 낳기 위해 인위적으로 출산 예정일을 늦추고 있다. 이로 인해 산부인과에서 아이를 인위적으로 늦출 수 있는지에 관한 상담이 급격히 늘었는데, 이는 정부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따라서 호주의 보건부 장관인 토니 에버트는 베이비 보너스 지급일 기준을 당초 계획이었던 7월1일 이전으로 비밀리에 앞당기려고 시도했다.

호주 부모들 자식 덕에 ‘횡재’

아이 용품을 고르는 호주의 한 산모.

하지만 정부 내각의 반대로 계획이 무산되었고, 실제로 몇몇 산모들은 의사의 동의서를 가지고 정상적인 출산 예정일을 벗어나 베이비 보너스 지급일 이후로 출산 예정일을 조정해 아이를 낳기도 했다. 시드니 로얄 프린스 알프레드 병원의 앤드루 차일드 산부인과 의사는 “7월1일 전에 출산할 예정인 많은 산모들이 예정일을 바꿔달라는 요구를 많이 했지만 돈보다 ‘태아의 건강’이 먼저라고 설명하며 모두 거절했다”고 언론 인터뷰에서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몇몇 의사들은 출산 예정일을 며칠 늘려달라는 산모들의 간곡한 요청을 차마 다 거절하지는 못했을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한편 정부가 지급하는 베이비 보너스는 청소년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직 결혼하기에는 이른 많은 10대소녀들이 무작정 현재 사귀고 있는 남자 친구와의 사이에서 아이를 낳으려고 해 ‘베이비 보너스’가 사회 문제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16살의 한나 카시본은 정부가 ‘베이비 보너스’에 대해서 공식적으로 발표하자 현재 부모 허락 하에 동거 중인 23살의 남자 친구인 벤 앤더슨과 상의해 아이를 낳으려 하고 있다. 사실 앞으로 5년 동안은 아이를 낳지 않으려 했으나 정부가 ‘베이비 보너스’ 정책을 발표하는 바람에 계획을 수정했다.

그는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아이를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낳고 싶다”고 밝혔지만, 출산 이유의 상당한 부분은 정부의 돈을 타기 위함임을 인터뷰 끝에서 솔직히 인정했다. 이와 같이 아이의 장래에 대한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계획을 세우기에 앞서 당장 눈앞의 정부 지원금을 타기 위해 아이를 낳으려고 하는 것은 현재 진행 중인 베이비 보너스가 점차 본래의 의도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호주 부모들 자식 덕에 ‘횡재’

자녀 양육비에 대한 호주 정부의 안내책자.

특히 호주의 10대 임산부 비율이 현재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많기에 이번에 발표된 ‘베이비 보너스’로 10대 임산부 비율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베이비 보너스’를 둘러싸고 계속해서 여러 가지 잡음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정부가 장기적인 계획을 고려하며 지금의 ‘자녀 양육비와 베이비 보너스’를 지급한 것이 아니라, 앞으로 다가오는 총선에서 표심을 돌리기 위해 선택한 ‘민심용 혜택’이 아니냐”라는 의혹의 눈길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이유야 어떻든 지금 호주에 사는 보통 시민들에게 정부가 지급하는 보너스들은 생각지도 않은, 말 그대로 ‘보너스’라 그저 반가울 따름이다.



주간동아 447호 (p52~53)

애들레이드=글 •사진/최용진 통신원 jin0070428@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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