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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A’ 특급 용병 화이트 눈에 띄네

프로농구 용병 농사 누가 잘 지을까 … 윌리엄스·홀·토마스도 일단 합격점

  • 이동훈/ 굿데이신문 종합스포츠부 기자 blue@hot.co.kr

‘올A’ 특급 용병 화이트 눈에 띄네

‘올A’ 특급 용병 화이트 눈에 띄네

올 시즌 ‘최고 용병’으로 손꼽히는 전자랜드의 앨버트 화이트.

프로농구엔 ‘용병 농사’가 있다. 사람을 뽑는 일을 농사에 비유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농민들이 피땀 흘려 농사를 짓는 것만큼이나 남자 프로농구 10개 구단에게 용병 농사는 중요한 일이다. 팀당 2명까지 보유할 수 있는 외국인 선수가 팀 전력의 절반을 차지한다는 말은 프로농구에서 용병의 중요성을 단적으로 표현해준다.

한 시즌이 끝난 봄, 각 구단 코칭스태프는 부랴부랴 미국으로 출장을 떠난다. 좀더 기량이 좋고 구단 색깔에 맞는 플레이를 펼치는 용병을 미리 봐두기 위해서다. 그리고 7월에 미국 시카고에서 한국농구연맹(KBL)이 실시하는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에서 옥석을 가려 최종결정을 한다.

자유계약제가 아니기 때문에 용병을 고르는 일에는 운이 따라야 한다. 지난 시즌 성적에 따라 외국인 선수를 뽑는 순서가 결정된다. 지난 시즌 10위∼7위인 4개 구단이 추첨을 통해 순번을 정하고 이어 6위부터 역순으로 용병을 선발한다.

20명 중 4명 시즌 개막 전 퇴출

선발로 끝나는 게 아니다. 용병이 전력투구할 수 있도록 각 구단은 시즌 내내 물심양면으로 신경을 쓴다. 물론 모든 게 구단의 뜻대로 되지는 않는다. 생활태도가 불성실한 용병, 팀의 조직력을 망치는 이기적인 용병 등 트라이아웃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문제가 시즌 동안에 속출한다.



그중에서도 부상은 최대의 적이다. 2003∼2004 시즌이 개막되기도 전에 부상 등으로 짐을 싼 용병들이 적지 않다. 대구 오리온스의 정규리그 2연패를이끌며 최고 용병으로 평가받던 마르커스 힉스는 허리 디스크로 인해 12주 진단을 받고 완전 대체됐다. 골밑 플레이가 뛰어난 안드레 페리(부산 코리아텐더)도 똑같은 부상으로 인해 고향으로 돌아갔다. 서울 삼성의 랜스 윌리엄스도 무릎 부상으로 퇴출됐고 로니 이포드는 개인 사정으로 인해 국내 코트를 떠났다. 올 시즌 활약할 20명의 용병 중 4명이 시즌 개막도 보지 못하고 짐을 싼 것이다.

‘올A’ 특급 용병 화이트 눈에 띄네

‘힉스 아성 넘볼 자 누구?’ 오리온스의 마르커스 힉스는 부상으로 인해 올 시즌 KBL에서 볼 수 없다.

또 개인 기량 면에서는 힉스에 뒤질 것이 없는 리온 트리밍햄(서울 SK)도 습관성 어깨탈골 증세로 트레버 게인스로 5주간 일시 대체됐다. 특히 힉스의 부상은 오리온스 구단은 물론 농구팬들에게 안타까움을 안겨줬다. 고탄력을 이용한 화려한 덩크슛과 블록슛 등으로 용병 중 최고 인기스타였던 힉스가 빠지자 “무슨 재미로 프로농구를 보냐”면서 한숨 짓는 농구팬도 있었다.

그러나 막상 시즌이 시작되자 이는 한낱 기우에 지나지 않았음이 드러났다. 새롭게 얼굴을 내민 용병 중 눈에 띄는 선수들이 적지 않다. 가장 먼저 손꼽을 만한 선수는 인천 SK를 인수해 첫 시즌을 치르는 전자랜드의 ‘특급 용병’ 앨버트 화이트(26·196cm)다. 전체 2순위로 뽑힌 화이트는 득점, 어시스트, 리바운드 등 모든 분야에서 뛰어난 기량을 선보이며 올 라운드 플레이어로서 손색이없음을 과시했다. 11월7일 현재 6경기를 소화해낸 화이트의 개인 성적표는 ‘올A’다. 득점 1위(평균 28.33점), 어시스트 2위(평균 6.33개), 리바운드 13위(평균 8.67개)를 기록중이다. 이중 발군의 어시스트 능력이 돋보인다.

‘올A’ 특급 용병 화이트 눈에 띄네

탄탄한 기량을 보여주고 있는 LG의 빅터 토마스(왼쪽)와 TG의 앤트완 홀.

국내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 리그에서도 뛰어야 하는 용병들은 기록을 중요시한다. 특히 득점에 치중하는 경향이 짙어 개인플레이로 팀의 조직력을 와해시키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화이트의 고감도 어시스트는 더욱 빛을 발한다. 아직까지 정상 컨디션의 90% 수준밖에 안 된다는 그의 말을 그대로 믿는다면 경기가 진행될수록 화이트의 능력은 더욱 빛을 발할 전망이다.

화이트와 함께 전자랜드의 골밑을 책임지고 있는 제이슨 윌리엄스(26·200cm)도 돋보인다. 골밑에서 왼손, 오른손 슛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는 윌리엄스의 가세로 전자랜드는 시즌 초반이기는 하지만 용병 농사에 가장 성공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지난 시즌 7위에 머물렀던 전자랜드는 두 용병의 활약에 힘입어 7일 현재 5연승을 질주하며 공동 2위에 올라 있다.

개인 기량만 놓고 본다면 원주 TG의 앤트완 홀(25·192cm)도 빼놓을 수 없다. 홀은 수비가 약하고 플레이에 기복이 있다는 것이 흠이기는 하지만, 3점슛, 돌파에 이은 더블클러치슛, 리버스레이업슛과 함께 화려한 슬램덩크로 중무장, 다양한 공격 루트를 갖고 있다.

초반 강세 삼성 용병 교체가 보약

힉스가 떠나면서 ‘최고의 용병’으로 꼽은 창원 LG의 빅터 토마스(24·199cm)도 눈여겨볼 만하다. 7일 현재 평균득점 2위(27.5점)에 올라 있는 토마스도 폭발적인 공격력을 주무기로 한다. ‘리바운드의 제왕’ 라이언 페리맨과 짝을 이뤄 LG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그러나 체격이 왜소해 힘이 좋은 상대선수를 만나면 플레이가 위축되는 단점이 있다.

전체 1순위로 뽑히며 트라이아웃 당시 가장 큰 주목을 받았던 찰스 민렌드(30·195cm)는 약사 출신이라는 특이한 경력 때문에 더욱 관심을 끌었다. 안정된 득점에 높은 점수를 줄 만하지만 화이트처럼 팀을 살려주는 플레이는 보이지 않는다.

오리온스의 바비 레이저(27·201cm)는 20명의 용병 중 유일한 ‘백일점’이다. 슛폼이나 이미지까지 국내 농구리그에서 가장 성공한 백인 용병으로 평가받았던 에릭 이버츠와 비슷하다. 말쑥한 외모와 깔끔한 3점슛은 흠잡을 데 없지만 하체 힘이 약해 승부처인 4쿼터에 슛거리가 짧아지는 약점이 있다.

초반 강세를 보이는 삼성은 오히려 용병을 교체한 것이 보약이 됐다. 데릭 존슨이나 로데릭 하니발이 대체 용병이라 팀에 합류한 시점은 다른 용병들에 비해 한 달 가량 늦었다. 그러나 국내에서 각각 2, 3시즌씩 뛴 경험이 있어 적응하는 데 크게 무리가 없었다. 단, 돌출행동을 할 위험을 안고 있는 존슨이 시즌 동안 조용히 지낼 것인가가 물음표로 남는다. 존슨은 TG에 소속돼 있던 지난 시즌 향수병에 걸려 코칭스태프를 애태우더니 결국 부상으로 시즌 막판에 대체된 전력이 있다.

울산 모비스는 올 시즌 용병 중 가장 신장이 큰 R.F. 바셋(26·202.4cm)과 검증된 용병 조니 맥도웰(32·194cm)을 뽑았지만 이들은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바셋은 중거리슛은 좋지만 큰 키에 비해 골밑 플레이가 취약하고 맥도웰은 최우수외국인선수상을 휩쓸었던 과거의 위력을 더 이상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코리아텐더, SK, SBS도 부상, 기량 미달 등 용병 문제로 시즌 초반 애를 태우기는 마찬가지다.



주간동아 2003.11.20 410호 (p76~77)

이동훈/ 굿데이신문 종합스포츠부 기자 blue@h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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