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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대경 | ‘마녀가 더 섹시하다’ & ‘멍청한 백인들’

너희는 미국을 얼마나 아는가

너희는 미국을 얼마나 아는가

너희는 미국을 얼마나 아는가
당신이 알고 있는 미국, 100% 진실이 아니라면? 김순덕의 뉴욕일기 ‘마녀가 더 섹시하다’(굿인포메이션 펴냄)는 자잘한 일상에서 거대한 미국을 건져 올린다. 그들의 문화, 그들의 생활, 그들의 사랑과 성공에 관한 수다를 들으며 ‘결국 미국이 그 정도였어?’라는 결론에 이른다.

저자는 2001년 7월부터 1년 동안 뉴욕주립대에서 연수를 하며 몸으로 미국을 배웠다. 미국의 심장부 뉴욕에 도착하자마자 9·11 테러를 경험한 것은 기자로서 행운이었다. 그 후 줄리아니 뉴욕시장이 “일상으로 돌아가라”고 충고한 대로 그는 미국인들의 ‘에브리데이 라이프’에 끼어들기 시작했다. ‘우리는 과연 잘살게 된 걸까’에서 부자나라 미국인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수치(교통비가 생활비의 20%나 된다)로 보여주고, ‘열두 살짜리 테러리스트’에서는 딸을 통해 알게 된 미국교육의 현실을 까발린다. 6학년이던 저자의 딸은 수학시간에 숫자가 씌어진 주사위를 가지고 공부하다 6을 9라고 우기는 미국애들 때문에 ‘환장’했다고 털어놓는다. 결국 절대 다수가 말과 산수만 알게끔(그래도 중산층이어서 행복하다고 믿으며 산다) 만드는 미국교육, 그런 나라에서 남의 나라 자식까지 잘 키워줄 거라 믿는 순진한 한국인들. ‘조기유학 언제 보내야 좋을까’ ‘자식 키우기가 최대의 비즈니스다’는 미국교육에 대한 환상 깨기의 결정판이다.

동아닷컴을 통해 연재했던 ‘김순덕의 뉴욕일기’는 150만 네티즌을 울고 웃겼다. 저자는 미국이란 환상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들의 뒤통수를 툭 치며 “요건 몰랐지?”라고 한다. 고작 1년 동안 살면서 겪은 경험을 가지고 미국을 다 아는 척한다는 비난에 대해서도 준비된 답변이 있다. “오래 살아본 사람만이 미국에 대해 말할 수 있다면 10년 산 사람은 20년 산 사람 앞에서 입을 다물어야 한다.” “겪어보면 알게 될 것이다. 첫인상이 틀리는 법 없다는 것을.”

그런데 ‘마녀가 더 섹시하다’에서 인용된 수많은 책 가운데 유난히 통쾌한 내용의 책이 한 권 있다. 마이클 무어의 ‘멍청한 백인들’(나무와숲 펴냄). 이 책은 보수적인 미국의 보통사람들이 용납하기 어려울 정도의 ‘엽기발랄’한 내용 때문에 주요 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인터넷에 퍼진 ‘웹소문’ 덕분에 2002년 3월 ‘뉴욕 타임스’ 논픽션 부분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한국에서도 출간됐으나 월드컵 열기 속에 묻혀버린 불행한 책이다.

최근 마이클 무어가 다큐멘터리 ‘볼링 포 컬럼바인’으로 오스카상을 받자 나무와숲 출판사는 ‘멍청한 백인들’ 개정판을 냈다. 여기에는 ‘99센트짜리 1회용 라이터와 부시의 테러와의 전쟁’이란 보너스 글이 수록돼 있다. 9·11 테러 이후 공항의 엄격해진 검색, 그리고 길어진 금지 소지품 목록. 무어는 손톱깎기, 뜨개바늘, 코바늘 따위는 금지하면서 왜 라이터와 성냥처럼 위험한 물품은 버젓이 기내에 들고 가도 되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원래 부탄가스 라이터도 금지물품이었으나 담배 관련 기업 로비스트들이 라이터와 성냥을 금지물품 목록에서 빼달라고 해서(비행기가 착륙했을 때 고객들이 담배 한 대 빼물지 못해 안달하는 사태를 어떻게 할 거냐고 따져서) 금지물품 목록에서 제외됐다는 사실에 입을 다물지 못한다. 국민의 생명보다 담배 재벌의 요구를 중시하는 미국이 ‘테러 위험’을 운운할 자격이 있는가. 도대체 미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궁금하다면 책을 펴라. ‘마녀가 더 섹시하다’ ‘멍청한 백인들’.



주간동아 380호 (p10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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