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66

2003.01.02

돌아온 만만디 아줌마의 힘!

윤영선 2단(백):장쉔 8단(흑)

  • 정용진/ 바둑평론가

    입력2002-12-27 13: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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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아온 만만디 아줌마의 힘!
    ‘장마다 꼴뚜기’는 아니었다. 올해 새로 생긴 세계 여자바둑 대회인 제1회 정관장배 세계 여류바둑 선수권에서 출전선수 6명 전원이 8강에 진출하며 기세를 올렸던 한국 여류바둑이 12월18일 일본에서 벌어진 8강전에선 루이 나이웨이(芮乃偉) 9단과 권효진 3단 두 명만이 승리함으로써 우승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두 기사는 같은 한국대표인 조혜연 3단, 이지현 2단과 싸워 승리를 거뒀다. 나머지 두 명의 준결승 진출자는 중국의 장쉔(張旋) 8단과 화쉐밍(華學明) 7단. 표면상 한-중의 2대 2 싸움이기는 하나 태극마크를 달고 나선 ‘세계 여류 최강’ 루이 9단이 중국 국적을 갖고 있는 기사이므로 실질적으로는 권효진 3단 한 명만 살아남은 셈이다.

    관심을 모았던 대전은 아무래도 한-중 전면 대결에 나섰던 윤영선 2단과 박지은 3단의 대국. 한국 여류를 대표하는 두 기사의 선전을 기대했으나 두 기사 모두 아쉽게 무릎을 꿇었다.

    윤영선 2단은 올해 호작배에서 한국 여류기사로는 처음으로 세계대회를 제패한 한국 여류바둑의 간판스타. 윤 2단에 맞선 장쉔 8단은 ‘중국의 이창호’라 불리는 창하오(常昊) 9단의 아내로 ‘바둑 여제’ 루이 9단의 독주를 견제할 가장 강력한 대항마로 손꼽혔으나 출산 관계로 잠시 공백기를 가졌다 복귀하는 바람에 조금 주춤한 상태.

    돌아온 만만디 아줌마의 힘!
    하지만 명불허전(名不虛傳)이라. 흑1의 공격에 백2로 붙여왔을 때 흑3, 이 한 수가 확실하게 이름값을 하는 장쉔의 카운터블로였다. 흑5 이하로 도배하고 나서자 백대마가 쌈지 뜨고 살기에 급급하다. 그런 뒤 흑13으로 좌변을 크게 지키니 단숨에 우열이 드러났다.

    백1에 흑2로 먼저 젖히는 수는 백3, 이단젖힘의 맥이 있다. 윤영선 2단도 바로 이 그림만 생각하고 있다가 예기치 않은 흑A 한방을 맞은 것이다. 247수 끝, 흑 불계승.





    흑백19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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