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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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기지촌 여성 ‘인권 수호천사’

  • 구미화 기자 mhkoo@donga.com

    입력2002-12-27 13: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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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 기지촌 여성  ‘인권 수호천사’
    필리핀에서 성매매 근절을 위해 활동하는 단체 ‘Buklod Center’ 소속의 마리사(Marisa C. Navidad·32)는 4개월간의 한국 일정을 마치고 12월20일 필리핀으로 돌아갔다. 마리사는 여성부의 지원을 받아 1999년에 이어 ‘성산업에 유입된 외국인 여성에 관한 제2차 현장 실태조사’를 실시한 ‘한국교회여성연합회’와 기지촌 여성을 지원하는 ‘두레방’의 초청으로 지난 8월 한국을 찾아 필리핀 여성들이 많은 경기 의정부 동두천 등지의 기지촌 클럽에서 그들과 대화를 시도하며 심도 있는 실태조사를 마쳤다. 기지촌에서 일하는 외국인 여성들의 출신 국가 조사자와 국내 단체가 공동으로 실태조사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마리사가 기지촌 여성들의 인권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그 역시 필리핀인 어머니와 미군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아메라시언(Amerasian)’이기 때문이다. ‘아메라시언’이란 미국인과 아시아인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아를 일컫는 합성어. 어려서 부모에게 버려진 뒤, 필리핀인 양부모의 도움으로 자란 마리사는 90년대 초, 여성단체에 회원으로 가입하고 아메라시언 어린이들을 돌보기 시작했다. 이때 자신의 생모가 겪었을 기지촌 여성의 삶이 그때까지도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고.

    마리사는 한국을 떠나며 “미군과 고용주로부터 학대받은 피해자들이 다시 희생자가 되지 않도록 보살피고 어린 아메라시언들에게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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