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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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여성 대통령, 시청률 장기 집권

  • 손주연 자유기고가

    입력2006-08-16 18: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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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여성 대통령, 시청률 장기 집권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커맨더 인 치프’가 KBS2와 채널 CGV를 통해 국내 안방극장을 찾는다. 지난해 9월27일 미국 ABC 방송에서 첫 전파를 내보낸 ‘커맨더 인 치프’는 첫 회에만 1700만명의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불러 모으며 화려한 신고식을 치렀다. 여성 대통령으로 열연한 지나 데이비스는 올 1월에 열린 2006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TV 드라마 부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 시리즈가 미국 대통령 및 그에게 충성하는 자문단의 이야기인 ‘웨스트 윙’과 큰 차별이 없음에도 방송 내내 화제가 됐던 까닭은 세계를 호령하는 미국 대통령이 여성이었기 때문이다. 채널 CGV 홍보팀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미국의 여러 신문과 잡지들은 국민에게 ‘미국은 이제 여성 대통령을 뽑을 준비가 되어 있는가’라는 질문을 수차례 던졌다”며 “이는 여성 대통령이 활약하는 ‘커맨더 인 치프’의 영향” 탓이라고 설명했다.

    힐러리를 띄우기 위한 의도로 제작됐다는 음모론과 ‘마담 프레지던트’ ‘퍼스트 젠틀맨’이라는 신조어를 낳은 ‘커맨더 인 치프’는 동시간대 시청률 1위는 물론이고, 최근 5년 사이 방송된 화요일 프라임타임 프로그램 중 최고의 시청률을 보이는 기염을 토했다.

    총 18편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커맨더 인 치프’는 대통령의 갑작스런 사망 소식으로 시작한다. 딸의 학교행사에 참석한 부통령인 매켄지 앨런(지나 데이비스)은 대통령 비서실장으로부터 “대통령이 위독하니 부통령직에서 사임해달라”는 통보를 받는다. 대통령이 사망하면 부통령이 직무대행을 하게 되는데, 여자라서 곤란하다는 것이었다. 여자 대통령을 바라보는 껄끄러운 시선 때문에 앨런은 사임을 결심하지만, 공화당 하원의원 네이던의 여성 비하적 발언에 마음을 고쳐먹는다.

    앨런의 성공적인 대통령 취임식까지를 그린 첫 회는 겉으로는 자유민주주의를 외치면서도 안으로는 고집스런 보수성을 유지하는 데 급급한 미국 사회의 이면을 풍자하고 있다. 드라마는 다른 나라 국민을 대량살상해서라도 강한 미국을 증명하려는 미국의 오만한 태도에 대해서도 거침없는 펀치를 날린다. 그밖에 눈에 띄는 에피소드로는 미국 잠수함이 북한의 원산 근처 바다에 좌초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10, 11편)도 있다.



    ‘커맨더 인 치프’는 여성이 대통령이 되면서 일어나는 사회적 불평등에 대해 비교적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한다. 또 여성 대통령이라서 더욱 심혈을 기울일 수 있는 여성의 인권문제 등에 대해서도 진보적 태도를 보인다. 하지만 미국(혹은 미국 대통령)이 세계 평화를 유지하고 관리해나갈 해결사라는 시각은 여느 시리즈들과 다르지 않다.

    7월13일 KBS2를 통해 더빙판으로 시청자를 찾은 ‘커맨더 인 치프’는 8월30일에는 채널 CGV를 통해 자막판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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