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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Y

몽골 농장 개발 남북한 손잡을까

정부, 동몽골 할흐골 농지 프로젝트 가시화 … 인민군 출신 북한인력 참여 가능성 커

몽골 농장 개발 남북한 손잡을까

몽골 농장 개발 남북한 손잡을까

울란바토르 외곽의 초원은 계속된 가뭄으로 황량해진 상태다. 동몽골 개발은 이런 초원 6억평을 밭으로 바꾸는 야심찬 프로젝트다.

북한 인민군이 몽골의 광산과 공장, 농지 개간에 대거 투입된다. 앞으로 수년간 총 20만명이 몽골에 파견될 전망이다. 전문인력이 부족한 몽골을 돕는 명분을 살리는 한편 외화벌이와 식량난도 해결하는 북한의 ‘묘수’인 셈이다.

5월 하순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열린 ‘2008 몽·한 평화경제 컨퍼런스’에서 박진호 몽골 주재 대사는 “정부는 올해와 내년에 255만 달러를 투입, 동몽골 할흐골 지역에 200㏊(약 60만평)의 시범농장을 건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계획은 2월 몽골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이명박 대통령에게 동몽골 평야를 개발하는 데 한국 정부와 기업이 적극 참가해줄 것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목축업이 주산업인 몽골은 만성적인 식량부족 상태인데 2010년까지 식량자급을 목표로 23만㏊(약 7억평)에 이르는 초지를 농지로 바꿀 계획이다. 내년에 완성될 시범농장은 광대한 농지개간 사업의 신호탄이다.

동몽골 농지개발 사업에 관여해온 한 관계자는 사업의 진행과 관련해 한 가지 중대한 사실을 털어놓았다. “이곳 동몽골에는 올해 안으로 북한의 전문인력 150명이 투입될 예정입니다. 몽골에서 남북한이 만난다는 의미에서 남북관계 개선에도 큰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北, 형제국 몽골에 20만명 인력 지원

북한은 오랫동안 우호관계에 있는 ‘형제국’ 몽골에 20만명의 숙달된 노동인력을 지원할 계획인데 올해 안에만 5000~7500명이 파견된다. 몽골 각 지역의 광산, 공장과 수로 공사 현장에 보내진다. 동몽골 농지 개간에도 이중 일부가 파견된다. 북한 당국은 대규모 인력지원을 위해 현재 7년인 북한 인민군의 복무기간을 5년으로 단축하는 등 준비를 마친 것으로 전해진다. 한 북한 소식통도 “최근 인민군에서 수로 기술자 등 기술인력을 선발하느라 부산했는데 몽골 파견인력을 선발하려 했던 모양”이라고 말했다.



김완배 서울대 교수(한몽농업협회 이사)는 “몽골의 중개로 남한과 북한이 공동진출해 몽골과 3각 협력적인 농업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면 한민족의 절대과제인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과 통일에 크게 기여할 수 있게 된다”고 평가했다.

현재 한국에 체류 중인 몽골인은 몽골 전체 인구의 1.2%인 3만3000여 명으로 추산된다. 몽골 인구는 대구시와 비슷한 270만명. 노동 가능 인구 측면에서 보면 몽골의 유능한 일꾼 20% 정도가 한국으로 옮겨온 셈이다. 한국행에 대한 몽골인의 열망은 갈수록 뜨거워져 영어능력시험 응시자보다 한국어능력시험 응시자가 더 많은 실정이다. 한국과 몽골의 교역 규모는 1985년 54만 달러였으나 20년 만인 2005년에는 150배가 늘어난 8000만 달러로 커졌다.

또 몽골 지역은 거칠 것 없는 광활한 벌판에서 말을 달릴 수 있는 관광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 관광객을 겨냥한 몽골의 한국식당이 100여 개에 이른다. 재미있는 것은 식당 손님의 상당수는 한국 음식에 길들여진 몽골인인 점이다.

몽골인의 보통 월급은 18만~20만 투그릭(몽골의 화폐단위. 한국의 원과 가치가 거의 같다). 울란바토르 시내 한국 음식점에서 파는 육개장 한 그릇 값은 대개 6000투그릭(6000원이나 마찬가지). 4인 가족이 한국식당에 다녀가면 나흘치 일당이 사라지는 셈이다. 하지만 한국 생활을 했거나 한국에 간 부모형제 친척을 통해 한국음식의 매력을 알게 된 몽골인들은 비싼 값에도 한국식당을 찾는다. 채소류를 거의 먹지 않는 몽골 식문화 속에서 싱싱한 상추에 잘 구워진 삼겹살, 마늘, 된장을 얹어 한 입 가득 먹는 삼겹살구이는 몽골인으로서는 문화적 충격인 것이다.

울란바토르 시내에서 대형 한국 식품전문매장을 경영하는 한 교민은 “몽골 상류층은 값싼 중국 식품은 농약 등 안전성 때문에 기피하고 한국음식만 찾고 있다”고 말했다.

또 몽골의 천연자원은 세계 각국이 눈독 들이고 있다. 타반톨고이 유연탄광산은 추정 매장량이 최소 50억t이며 이중 3분의 1이 제철용 원료탄이다. 개발되면 5000억 달러 이상의 가치가 있는 광산이다. 한국은 삼탄, 광업진흥공사, 포철, 한전 등 10개 기업 컨소시엄이 지난해 11월 몽골 측에 투자 의향서를 제출해놓은 상태다. 광산뿐 아니라 인근 도시와 연결하는 철도와 도로, 송수로를 건설하고 발전소도 패키지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몽골 농장 개발 남북한 손잡을까

울란바토르 시내에서 만난 몽골 아가씨들의 화려한 차림새. 시내버스 역시 외부 색상에 신경 쓴 흔적이 역력하다.

세계 10위 자원대국 인적 교류 확대 바람직

몽골은 고품질의 금, 구리, 우라늄, 몰리브덴 등 지하자원이 풍부한 세계 10위 자원대국이다. 2007년 말 현재 몽골 전체 면적의 40%가량에 약 4300건의 탐사 및 개발권이 발급됐으며, 중국 등 외국기업이 이중 2000여 건의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한국 기업으로는 인도네시아에서 탄광개발 경험이 있는 삼탄이 8개 지역 30만㏊의 동광과 석탄광 탐사작업을 벌이고 있다. 또 한국의 중견기업과 개인 등이 100여 개 탐사개발권을 확보해 탐사작업 중이다.

이번 컨퍼런스에 참가한 재한 몽골학교(서울 광진구 광장동)의 박근영 후원회장은 “몽골인은 가족을 중시해 한국에 일하러 올 때 가족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 때문에 재한 몽골학교가 생겼는데, 현재 한국 내 외국인 근로자 자녀를 위한 학교는 우리 학교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한국에 온 몽골 근로자의 대부분이 대학을 졸업한 엘리트층인 점도 자녀교육에 열심인 것과 관련 깊다. 과거 미국에 이민 가서 세탁소를 하거나 청소부 일을 했던 한국인 중 명문대 출신도 상당수였던 상황을 떠올려보면 상상이 간다. 박 후원회장은 “몽골과의 교류 확대를 위해서는 재한 몽골학교에 정부의 지원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재한 몽골학교에는 초등, 중학생 80여 명이 재학 중이며 7명의 몽골인 교사와 20여 명의 한국인 교사가 있다. 지원자가 넘치지만 현재 5개 교실로는 모두 수용하지 못해 학생을 되돌려 보내고 있으며 운동장도 없다.

몽골과의 인적 교류 확대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면 반한 감정만 키울 수 있다. 한국에서 모욕과 차별을 겪은 근로자는 귀국 후 철저한 반한주의자가 되기 때문. 몽골 내의 반한 감정이 상당한 것을 반영하듯 현지 교민신문은 ‘대낮에도 위험할 수 있다’는 제목 아래 밤 시간대 외출을 삼갈 것을 충고했다. 재한 몽골인을 비롯한 외국인 근로자에 대해 차별의 눈길을 거두고, 국가경제를 맡고 있는 소중한 인력이란 점에서 애정 어린 관심을 보여야 할 시점인 것이다.



주간동아 2008.06.17 640호 (p18~19)

  • 울란바토르 = 조헌주 동아일보 지식경영팀장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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