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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로스쿨 올라타기 특강④

LEET 수리추리 규칙성을 찾아라!

LEET 수리추리 규칙성을 찾아라!

1 강남 조 선생과의 두 번째 만남

LEET 수리추리 규칙성을 찾아라!
“내가 더 벌게. 열심히 공부해.”

용만호 과장은 어젯밤 아내가 했던 말이 생각나 잠시 눈시울이 붉어졌다. 유치원 교사인 아내는 용 과장의 꿈과 도전을 진심으로 응원해주었다. ‘그래, 가족을 위해서라도 꼭 로스쿨에 갈 테야.’ 용 과장은 이렇게 의지를 다지며 강남 조 선생이 있는 H학원에 도착했다.

“선생님, 저 왔습니다. 용만호입니다.”

이윽고 강사휴게실 문이 열리면서 큰 키의 강남 조 선생이 해맑은 미소와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오, 자네 왔나? 그래, 일주일 동안 공부는 많이 했는가?”

“오랜만에 하려니 힘이 들었지만, 아내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열심히 할 수 있었습니다.”

“음, 그래. 좋은 아내를 두었구먼. 난 아직 미혼인데….”

“아, 그러세요? 별다른 뜻은 없었습니다. 전 그냥….”

“됐네. 그럼, 바로 수업이나 하세.”

2 간단한 계산 연습

“지난 시간에 자네가 풀어본 문제는 LEET 추리논증 영역의 추리 부분 중 논리게임이라는 유형의 문제였네. 그런데 추리 부분에는 논리게임 유형만 있는 게 아니야. 언어추리와 수리추리 유형도 있지. 그럼, 오늘은 그중에서 수리추리 유형을 배워보도록 하세.”

“선생님, 수리추리라는 건 수학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전 수학엔 영 소질이 없어서요.”

“음, 그게…. 비슷하긴 한데 똑부러지게 수학이라고는 말할 수 없네. 그러니 겁먹지 말고 일단 간단한 퀴즈를 하나 풀어보겠나?”

“네, 열심히 하겠습니다. 제게 퀴즈를 내주십시오!”

강남 조 선생의 LEET 퀴즈

자네도 잘 알다시피, 자네 부하직원 중에 이 대리는 지난달에 하루 걸러 하루는 꼭 지각을 했다네. 그리고 박 대리는, 이 대리보다는 덜하지만 3일마다 한 번은 지각을 했네. 지난달의 첫 근무일에 이 두 친구가 함께 지각을 했고 지난달의 근무일수가 총 20일이라면, 지난달에 이 대리와 박 대리가 함께 지각한 날은 모두 며칠이나 되겠나?


용 과장은 손가락을 꼽아가며 퀴즈를 풀기 시작했다. ‘어렸을 때부터 계산엔 소질이 없어서 고등학교 시절에도 문과를 택했던 건데…. 쉬운 퀴즈라니까 어디 한번 차근차근 풀어보자. 이 대리는 첫 번째 근무일, 세 번째 근무일, 다섯 번째 근무일…, 박 대리는 첫 번째 근무일, 네 번째 근무일, 일곱 번째 근무일….’ 몇 분의 시간이 흘렀다.

“첫 번째 근무일, 일곱 번째 근무일, 열세 번째 근무일, 열아홉 번째 근무일, 이렇게 총 4일이군요!”

“이렇게 쉬운 걸 푸는 데도 그리 오래 걸리다니, 자네 정말 계산엔 소질이 없구먼. 하지만 여하튼 잘 풀었네. 자네도 파악했겠지만 이 퀴즈의 핵심은 ‘규칙성’을 찾아내는 것이네. 이 대리와 박 대리가 함께 지각한 날은 6일에 한 번씩 돌아오지. 그 규칙성만 찾아낸다면 답을 구하는 건 무척 쉽다네.”

“수리추리도 어렵지만은 않군요.”

“물론 실제 문제는 이보단 어렵다네. 하지만 많은 문제가 결국 여기에서 계산의 범위를 확장한 것에 지나지 않으니 절대 겁먹을 필요가 없네. 좁은 범위에서의 규칙성을 찾아낸 뒤 그걸 넓은 범위로 확장할 줄만 안다면 수리추리 유형의 상당 부분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네. 이와 관련한 더 자세한 얘기를 내 친구 하 선생에게 부탁해두겠네. 그 친구가 생긴 거와는 달리 아는 게 많으니 잘 배우도록 하게.”

“네, 알겠습니다.”

“그럼 자네, 내가 만든 진짜 문제를 풀어보겠나?”

3 강남 조 선생의 LEET 추리논증 -

규칙성을 찾아라!


강남 조 선생의 진짜 LEET

구슬공급실린더에서 구슬을 공급받아 바구니로 전달하는 기계장치가 있다. 이 기계장치의 내부에는 한 곳에 구멍이 난 돌림통 A와 B가 각각 고정된 축을 중심으로 해 시계 방향으로 회전한다.

A와 B의 회전속도는 일정하며, 한 바퀴 회전하는 데 A는 2분, B는 3분이 소요된다. 최초에 돌림통 A와 B, 그리고 바구니는 모두 비어 있으며, A와 B의 구멍은 12시 방향을 향하고 있다. A와 B의 회전이

시작됨과 동시에 구슬공급실린더에서 A로 구슬이 한 개 공급되며, 이후 A의 구멍이 12시 방향에 올 때마다 구슬공급실린더에서 A로 구슬이 한 개 공급된다. 그리고 A의 구멍이 6시 방향에 오고 B의

구멍이 12시 방향에 오면 A에 있던 구슬 한 개가 B로 전달되며, B의 구멍이 6시 방향에 오면 B에 있던 구슬 한 개가 바구니로 전달된다. 그렇다면 아래의 ‘전제’를 고려해 판단할 때, 93번째 구슬이 바구니에 담기는 시각은?

LEET 수리추리 규칙성을 찾아라!


●구슬공급실린더에서 공급된 구슬이 돌림통 A와 B, 그리고 바구니 이외의 다른 공간으로 빠져나가는 경우는 없다.

●돌림통 A와 B, 그리고 바구니는 많은 수의 구슬을 담기에 충분한 크기다.

●구슬이 구슬공급실린더를 빠져나와 돌림통 A 안으로 들어가는 데 걸리는 시간, 돌림통 A를 빠져나와 돌림통 B로 들어가는 데 걸리는 시간, 돌림통 B를 빠져나와 바구니로 들어가는 데 걸리는 시간은 고려하지 않는다.

① A와 B가 회전을 시작한 이후 9시간 15분

② A와 B가 회전을 시작한 이후 9시간 16분 30초

③ A와 B가 회전을 시작한 이후 9시간 18분

④ A와 B가 회전을 시작한 이후 9시간 21분

⑤ A와 B가 회전을 시작한 이후 9시간 22분 30초


“자, 문제를 잘 풀어보았는가? 앞서도 얘기했듯 규칙성을 찾아내기만 한다면 이 문제의 답을 구하는 것은 무척이나 쉽다네. 그럼 나의 풀이를 보게나.”

강남 조 선생의 진짜 LEET 쉽게 풀기

처음으로 A의 구멍이 6시 방향에 오고 B의 구멍이 12시 방향에 오는 때는, 회전을 시작한 이후 3분이 되는 때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은 이후 6분마다 반복된다. 따라서 구슬공급실린더에서 A에 공급된 구슬은 회전 시작 후 3분이 지난 뒤에 처음으로 B에 전달되며, 이후 6분마다 한 개씩 계속해 B에 전달된다.

B에 전달된 구슬은 B의 구멍이 6시 방향에 오는 때, 즉 B가 A로부터 구슬을 전달받은 후 1분 30초가 되는 때 바구니에 전달된다.

따라서 회전을 시작한 이후 4분 30초가 되는 때 처음으로 바구니에 구슬이 전달되며, 이후 6분마다 한 개씩 계속해 구슬이 바구니에 전달된다. 그러므로 93번째 구슬이 바구니에 담기는 시각은 회전을 시작한 이후 (4분 30초 + 6분 × 92개), 즉 556분 30초다. 따라서 답은 ②다.


“어때? 내 말을 잘 이해할 수 있겠는가? 이런 문제를 푸는 핵심은 아까 말한 대로 규칙성을 빨리 찾아내는 것이네. 이 문제에선 회전을 시작한 이후 4분 30초에 처음으로 바구니에 구슬이 전달되고, 이후 6분마다 규칙적으로 바구니에 구슬이 전달됨을 파악하는 것이었지. 자네도 그리 했는가?”

“저는 6분마다 A에서 B로 구슬이 전달되는 규칙성은 찾아냈는데, 그만 B가 바구니에 구슬을 전달하는 데 1분 30초가 더 소요된다는 점을 놓치고 말았습니다.”

“그래, LEET 문제에는 문제를 푸는 핵심요소 외에도 여러 가지 자잘한 함정이 있게 마련이지. 그런 함정을 피하는 법은 앞으로 꾸준히 공부하다 보면 자연스레 터득하게 될 걸세. 우선은 규칙성을 찾아내는 데 성공했으니 그것만으로도 훌륭하네. 오늘은 여기까지 하지.”

돌아오는 길에 용 과장은 규칙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했다. ‘그래, 공부도 규칙적으로 해야 더욱 능률이 오르겠지. 오늘은 집에 가서 학습시간표를 작성해야겠다.’ 용 과장의 발걸음은 힘이 넘쳤다. 그러나 그를 향해 시련의 그림자가 다가오고 있음을 그는 아직 알지 못했다. (합격의 법학원 ‘논리와비판 연구소’ 제공, 다음 호에 계속)

척척박사 하 선생의 LEET 돋보기

귀류법으로 날개 달기 : 모순을 넘어 정답으로!


지난주에 용 과장은 이 대리가 거짓말했다는 것을 어떻게 확신할 수 있었을까요? 그럼, 용 과장의 추리과정을 되돌아볼까요? 용 과장은 먼저 이 대리가 참말을 했다고 가정했어요. 그런 다음, 문제에서 주어진 배경정보를 이용해 아무도 술을 마시지 않았다는 점과 술을 마신 사람이 분명히 있다는 점이 충돌한다는 것을 보였어요. 즉 모순을 도출했죠. 그리고 그로부터 처음에 했던 가정의 부정을 결론으로 내렸어요.

이러한 추리과정을 일반적으로 ‘귀류법’이라고 해요. 한자로는 ‘歸謬法’, 라틴어로는 ‘reductio ad absurdum’이라고 쓰지요. 풀어서 말하자면 귀류법은 한 명제의 부정(긍정)을 가정해 그것과 배경정보들에서 ‘받아들일 수 없는 귀결’을 도출한 다음, (배경정보들이 옳다는 전제하에) 그 명제(그 명제의 부정)를 결론으로 도출하는 추론 방법이에요. 여기서 ‘받아들일 수 없는 귀결’에는 ‘모순’; ‘거짓’ 또는 ‘불가능함’; ‘우스꽝스러운 귀결’ 또는 ‘불합리한 귀결’ 등이 있을 수 있는데, 통상 귀류법은 모순을 이용한 귀류법을 의미하며 이것을 흔히 ‘간접 증명’ 또는 ‘모순에 의한 증명’이라고 한답니다.

귀류법은 매우 강력하고 유용한 방법이에요. 그래서 수학과 철학 등의 학문에서 증명 방법으로 애용되죠. 예를 들어 ‘자연수 x, y의 곱 xy가 홀수이면, x와 y는 홀수임을 증명하라’와 같은 문제는 귀류법을 이용하면 쉽게 풀려요. 원하는 결론의 부정에서 출발한 다음 모순만 도출하면 되죠. 그럼, 재미있는 철학 퀴즈를 하나 소개할 테니 귀류법을 이용해 증명해보세요. 한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다음 주 중에 깜짝 시험을 보겠다”고 말했어요. 이에 한 학생이 그것은 불가능하다면서 자기가 증명해보겠다고 했지요. 과연 이 학생은 무슨 수로 이를 증명할 수 있었을까요?(힌트 : 먼저 깜짝 시험이 금요일에 시행된다고 생각해보세요.)

귀류법은 LEET 시험 준비를 위해서도 꼭 챙겨야 해요. 우선 귀류법에 대해 직접 물어보거나 귀류법을 통한 풀이를 요구하는 문제가 출제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귀류법을 통해 거짓인 진술을 배제하도록 요구하는 추리 문제나, 우스꽝스러운 귀결을 이용한 올바른 귀류법과 ‘우스꽝스러움에 호소하기’라는 오류를 구분하는 논증 문제가 나올 수 있어요. 또한 논술시험에서도 긴요하게 활용될 수 있어요. 예컨대 자신의 주장을 직접적으로 지지하는 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 그 주장을 거부할 때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귀결이 나온다는 점을 보여줌으로써 자신의 주장을 효과적으로 정당화할 수 있지요.

귀류법은 추리논증 시험을 포함한 선다형 시험에서 정답 체크를 위한 도구로도 활용될 수 있어요. 가령 경우의 수가 굉장히 많고 풀이과정이 복잡한 논리게임 문제를 풀었다면, 용케 문제를 풀고서도 정답을 잘 찾았는지 확신이 서지 않는 때가 있어요. 또한 선다형 문제에서 최종적으로 2개의 선택지를 남겨놓고 확신이 서지 않는 때도 있고요. 이러한 경우에 내가 고른 선택지가 과연 정답이 맞는지를 귀류법을 이용해 체크해볼 수 있어요. 내가 고른 선택지의 부정을 가정한 다음, 그것이 제시문의 정보들과 모순을 일으키는지 확인해보세요. 모순이 나온다면 그 선택지가 바로 정답이랍니다.

하상용 논리와비판 연구소장




주간동아 2008.06.10 639호 (p90~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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