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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창|‘쿤둔’

피바람 부는 은둔의 땅 티베트

피바람 부는 은둔의 땅 티베트

피바람 부는 은둔의 땅 티베트

영화 ‘쿤둔’

티베트는 두 얼굴이다. 하나는 ‘은둔과 신비의 땅’, 다른 하나는 격렬한 정치적 분쟁지역이다. 주로 전자의 이미지로 많은 이들을 매혹하는 티베트가 최근에는 후자의 얼굴로 나타나고 있다.

민주화 시위에 대한 중국정부의 강경 대응은 언뜻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왜 국제적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이 고산 지역에 집착할까. 베이징올림픽 보이콧 설까지 나오고 있는 판국이 아닌가. 그러나 티베트는 중국에게 매우 중요한 전략지역이다. 중국이 티베트를 강제 병합한 1950년대는 인도와 분쟁을 겪던 시기였다. 중국이 염려했던 점은 티베트가 인도로 넘어가는 것이었다. 1959년 티베트의 민주화 시위를 유혈진압하면서까지 티베트를 지키려 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티베트의 첫 번째 얼굴은 서구인들이 티베트를 좋아하는 이유다. 미국과 유럽에서 만들어진 영화 중에 불교를 소재로 한 영화들은 대부분 티베트 불교에 관한 것이다. 배우 리처드 기어가 달라이 라마의 팬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그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은 마틴 스코시즈 감독의 ‘쿤둔’은 티베트를 배경으로, 달라이 라마를 주인공으로 삼고 있다. ‘고귀한 존재’라는 뜻의 제목처럼 이 영화는 달라이 라마의 일대기이자 티베트의 현대사 기록이다. 그리고 할리우드를 통해 서구가 바치는 달라이 라마에 대한 헌사와도 같다.

서양에 먼저 전해진 불교는 선불교였지만 후발주자인 티베트 불교는 1980~90년대에 급성장했다. 서양 백인 불교인구의 3분의 1이 티베트 불교 수행법을 따르고 있다고 한다. 티베트 불교의 무엇이 서구인들을 사로잡았을까. ‘세계의 지붕’이라 불리는 높은 곳에서 온 승려들이니 가장 신에 가깝다고 생각한 건 아니었을까. 게다가 히말라야의 대자연 풍광은 또 얼마나 멋진가.

이 같은 티베트에 대한 서구의 이미지의 원전은 아마 ‘샹그릴라’ 신화일 것이다. 1930년대 제임스 힐튼의 소설 ‘잃어버린 지평선’을 영화화한 작품에서 지상낙원으로 그려진 샹그릴라. 영국 외교관 일행이 백일몽을 꾸는 곳, 샹그릴라는 모든 것이 넘쳐나고 갈등과 탐욕이 없고 늙지도 않는 유토피아다. 중국정부는 서구인들의 이 유토피아 신화를 ‘진짜’라면서 샹그릴라가 어느 지역의 어느 마을이라고 ‘공증’까지 했다.



이 샹그릴라가 지상에 진짜 있는지는 모르겠다. 분명한 것은 티베트가 더는 은둔의 땅으로 머물러 있지 않다는 것이다. 중국의 정치적 야욕이든, 티베트를 경배하는 서구인들의 발길이든 티베트는 지상으로 계속 내려오고 있다.



주간동아 2008.04.01 629호 (p78~78)

  • 이명재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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