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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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風의 중심축 ‘노사모’

  • < 김진수 기자 >jockey@donga.com

    입력2004-10-21 1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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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盧風의 중심축 ‘노사모’
    ”경선 레이스는 ‘노짱’(노무현 후보)을 위한 ‘게릴라 콘서트’다. 그를 위해 열심히 좌석표를 돌린다(국민경선 선거인단 모집). 우린 노짱이 무대(대선후보 당선)에 올라 노래부르는 감동을 맛보고 싶다.”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의 경선 목표다. 민주당 광주 경선에서 ‘노짱 띄우기’에 성공함으로써 노사모는 이제 정치권의 ‘연구대상’이 될 법하다. 경선 전날만 해도 “광주는 이번 경선의 기화점(氣化點)이다. 3위를 해도 이인제 후보와 근소한 표차면 (노짱에게) 승산이 있다”고 점치던 노사모 스스로도 ‘한국 최초의 정치인 팬클럽’이 일조한 성공엔 자못 놀란 눈치다.

    ‘노무현 지지’란 동질성만 빼면 노사모는 어떤 면에서도 균질화돼 있지 않다. 금권으로 구축된 사조직은 더욱 아니다. 이 이례적인 ‘노사모의 힘’은 그 조직 구성과 무관하지 않다. 서울 여의도 정원빌딩 804호 노사모 사무실의 직원은 유ㆍ무급 상근자 4명뿐. 이들의 역할은 회원 및 사이트 관리 등 행정업무에 그친다. 반면 2000년 4ㆍ13총선 직후 태동 당시의 회원 500여명은 2년도 채 안 돼 1만1500여명(3월14일 현재)으로 불었다. 20∼30대가 주축이지만 회원은 전 연령대에 분포한다.

    최고 의결기관은 전 회원이 참여하는 전자투표. 그러나 실제 활동의 주역은 ‘짱’들이다. 수도권ㆍ영남ㆍ호남 등 3개 지부로 출범한 노사모의 전국 지부는 현재 29개(해외 지부 포함). 지부엔 구(區) 단위까지 ‘짱’(대표)이 있어 회원의 자발적 참여를 이끄는 ‘말초혈관’으로 기능한다. 일반회원보다 좀더 활발히 움직일 뿐, ‘짱’과 회원은 대등한 관계다.

    “사실 우리가 봐도 유치한 면이 많다. 일사불란하지도 않고 활동방식도 주먹구구식이다. 그래도 문제없이 굴러가지 않는가.” 노사모 정연승 사무처장(32ㆍ여)은 “경선 직후 매일 회원이 100여명씩 는다”며 “참여도가 높아 ‘통제’가 안 될 정도”라고 귀띔한다.



    노사모의 ‘표심 훑기’는 ‘국민경선특별대책위원회’(이하 국대위)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국대위는 선거인단 모집, 선정된 선거인단에 육필 편지 쓰기, 대국민 홍보활동을 펼친다. 의류사업을 하는 한 회원(부산)은 3000여명의 선거인단 신청자를 확보, 국대위에서 ‘노하우’를 ‘강의’하기도 했다. 광주 경선에선 지역회원 1000여명에다 전국의 ‘짱’ 등 열성회원 500여명이 가세해 총력을 다했다는 후문.

    노후보 캠프와 독립성을 유지하는 것도 노사모 파워의 또 다른 원천. 캠프측이 협조를 원해도 노사모는 양측간 공감대 형성이 안 되면 나서지 않는다. 활동비도 자체 회비로만 충당한다. 노사모의 자율성을 보여주는 일화 하나. 지난해 캠프측이 ‘무주 전진대회’를 개최할 당시 예상인원(2000여명)보다 참가인원이 넘쳐 행사 진행마저 불투명해지자 노사모에 SOS를 청했고, 당일 전국에서 몰려든 노사모 회원 50여명이 즉각 행사장 도우미로 나서 행사를 성공리에 마친 이후 캠프측이 비로소 노사모의 ‘순수성’을 인정했다는 것. 결성 초창기엔 캠프측과 왕래가 전혀 없었지만, 노사모엔 요즘 민주당이나 무소속 지방선거 출마 예정자들의 ‘구애’까지 잇따른다.

    노사모의 저력은 회원 수가 많고 조직화가 잘된 서울ㆍ부산 경선에서 노후보의 파워를 배가할 것이란 자체 전망이다. 노사모 회장 명계남씨(영화배우)는 경선전략에 대해 “아마추어 조직에 전략이란 표현은 적절치 않다”며 “노사모는 한국정치의 ‘희망’인 노짱을 위해 팬으로서의 사랑을 경선의 장(場)에 쏟아부을 뿐”이라고 말한다.

    팬클럽과 정치조직의 장점만 가려 뽑은 듯하면서도 어느 한쪽에 매몰되지 않고 독특한 정체성을 유지하는 ‘노무현의 축’ 노사모. 대안 정치세력으로서의 노사모의 가능성 또한 ‘콘서트의 성공’ 여부에 달려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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