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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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 “NO” 주민투표는 “OK”

파키스탄 지식인들 분쟁해법 제시 … 인도 입장에선 이슬람교도 많아 투표 불리 “안 될 말”

  • < 카슈미르=김재명/ 분쟁지역 전문기자 >kimsphoto@yahoo.com

    입력2004-11-15 14: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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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러 “NO” 주민투표는 “OK”
    카슈미르 사태를 어떻게 풀어야 할 것인지는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와 카슈미르 현지 사람들 간에도 엇갈리는 논쟁 사안이다. 이슬라마바드의 정치권과 지식인들은 페르베즈 무샤라프 장군의 조치를 대체로 지지한다. 1월 들어 무사랴프 장군은 “어떤 조직도 카슈미르를 구실로 테러행위를 저질러선 안 된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카슈미르 이슬람 무장조직들의 발을 묶었다. 이에 대해 카슈미르 사회 내부에선 ‘올바른 조치’라는 반응과 ‘받아들일 수 없는 조치’라는 상반된 반응이 나온다. 카슈미르에서 만난 자이쉬-이-무하마드의 한 간부는 “인도 정부군의 강압조치에 맞선 카슈미르의 다수 주민(이슬람교도)의 투쟁은 정당하다”며 무샤라프를 비난했다.

    그러나 “카슈미르에서 인도군을 몰아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대화로 풀어야 한다”는 현실론도 만만치 않다. 사르다르 시칸다르 하이얏 칸(파키스탄령 카슈미르주 수상)이나 압둘 라시드 투라비(카슈미르 아메르 자마아트-에-이슬라미 당 총재) 같은 정치인들의 견해가 그러하다. 온건 입장을 보이는 카슈미르 지식인 중 한 사람인 잠무카슈미르 대학 타크디스 길라니 교수(영문학)는 “과격 무장조직의 활동이 카슈미르 위기를 증폭시키고 이렇다 할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무샤라프의 조치는 바람직하다. 그렇다고 인도의 카슈미르 강점지배를 인정해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온건론자들은 “무샤라프 장군의 조치가 인도-파키스탄의 긴장을 푸는 현실적인 해법의 시작”(쿠아이드 아잠대 국방전략연구과 리파트 후사인 교수)으로 여긴다. 빈 라덴의 알 카에다 세력과도 관련 있는 과격 무장세력의 유혈투쟁은 파키스탄의 국익과도 맞지 않는다는 것.

    큰 그림에서 보면 파키스탄 지식인들은 “대화로 풀되 카슈미르 주민들의 정치적 의사는 존중해야 한다”는 시각을 지니고 있다. 그 바탕은 1949년 유엔에서 결의했으나 실시되지 못한 채 숙제로 남은 주민투표(plebiscite)다. 카슈미르의 운명을 1999년의 동티모르 방식처럼 주민투표로 결정하자는 것이다. 이 경우 파키스탄이 훨씬 유리해진다. 이슬람교도가 95%를 차지하는 파키스탄령 카슈미르(아자드카슈미르)는 물론, 인도령 카슈미르(잠무카슈미르)도 주민 다수가 이슬람교도기 때문이다(이슬람교도 61%). 그러나 정작 카슈미르엔 “현실성이 낮아 드러내놓고 말은 안 하지만, 인도도 파키스탄도 아닌 제3의 독립국가를 원하는 분위기가 널리 퍼져 있다.”(압둘 라시드 투라비 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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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 정부의 입장도 다르다. 1972년 인도-파키스탄 정부가 맺은 시믈라 협정에 따라야 한다는 원칙론을 고집한다. 이 협정은 “두 나라는 쌍무협상에 따라 평화적으로 입장 차이를 조정한다”고 규정했다. 주민투표에 관련된 1949년의 유엔 결의란 이미 오래 전에 지나간 얘기라는 것이다.

    이런 기본시각의 차이에도 인도와 파키스탄은 카슈미르 분쟁을 어떤 형태로든 털어내야 한다는 부담을 지니고 있다. 카슈미르 분쟁은 남아시아의 저개발과 빈곤을 가져온 원인 중 하나로 꼽혀왔다. 파키스탄 일간지 ‘새벽’의 편집국장 M. 지아우딘은 “경제발전을 위해 써야 할 예산이 카슈미르 분쟁과 핵무기 개발경쟁, 남아시아 패권경쟁으로 허비됐다는 반성이 현지 지식인들 사이에 퍼지고 있다”고 전한다. 카슈미르 분쟁의 해법은 이런 자성적 움직임 속에서 구해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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