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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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서 세상으로 … 베일 벗는 ‘신비의 소녀’

  • < 신을진 기자 > happyend@donga.com

    입력2004-11-15 17: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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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F서 세상으로 … 베일 벗는 ‘신비의 소녀’
    우린 벌써 4년째 이 소녀를 보고 있지만 아직도 그녀에 대해 잘 모른다. 99년 6월 알 듯 모를 듯 이상한 이미지로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던 TTL 광고의 주인공 임은경(18)은 광고의 ‘감추기 전략’과 함께 몇 년째 자신의 진짜 모습을 꼭꼭 숨겨왔다.

    어디서 영화 찍고 있다는 소문만 간간이 들려왔는데, 이제 올 여름이면 TV 광고가 아닌 극장의 커다란 스크린으로 그녀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다. 임은경의 영화 데뷔작이 될 작품은 장선우 감독의 신작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액션신비극’ ‘사이버 퓨전 액션’이라고도 하는 영화 또한 임은경의 이미지처럼 모호하기만 하다.

    “겉으로 보기에는 화려한 액션영화나 CG를 사용한 게임영화 형식을 띠고 있지만, 사실은 인간에 대한 영화예요. 눈으로 느낄 수 있는 재미와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 여운이 있는 영화라고 할 수 있어요.”

    또박또박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는 폼이 제법 의젓하다. 아이도 아니고 어른도 아니고, 소녀 같기도 하고 소년 같기도 했던 예전의 모습과 달리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한 임은경은 어여쁜 숙녀로 부쩍 자라 있었다. 생각보다 말도 잘하고 잘 웃는 그녀는 충무로의 이단아 장선우 감독에 대해 “때론 불같이 무섭고, 때론 어린아이처럼 순박한, 평범하지 않은 어른이세요”라고 평한다.

    “세상에 나온 소감요? 부담이 안 된다면 거짓말이겠죠. 처음 출연한 영화가 너무 규모도 크고 무술, 와이어액션 등 어려운 연기가 많아 힘들었어요. 저, 헬기에도 매달려 봤는데 무섭지만 정말 재미있었어요.”



    친구들은 다 대학에 갔지만 임은경은 당분간 대학 진학을 보류하기로 했다. 지금은 영화작업에 전념하고 나중에 정말 공부하고 싶을 때, 학교 생활에 충실할 수 있겠다 싶을 때 대학에 가겠다고. 처음 번 돈으로 부모님께 보약을 해드렸다는 그녀는 “목소리는 10점, 몸매는 50점, 얼굴은 부모님한테 물려받았으니까 100점이에요”라고 말하는 효녀다.

    임은경은 벌써 두 번째 영화까지 정해둔 상태. 80년대를 배경으로 범생이 여고생과 쌈장 고교생의 ‘닭살 돋는’ 사랑을 그릴 복고퐁 코미디 ‘품행 제로’에서 여주인공 ‘민희’로 분해 어느 때보다 밝고 명랑한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제 사람들은 임은경에게서 CF 속 박제된 이미지가 아닌, 펄펄 살아 숨쉬는 인간의 땀냄새를 느끼게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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