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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건설사 터널 부실공사 딱 걸렸어!

감사원 감사 결과 13곳서 인장 강도 높이는 강섬유 혼입량 설계량에 못 미쳐

대형 건설사 터널 부실공사 딱 걸렸어!

대형 건설사 터널 부실공사 딱 걸렸어!

감사원 감사 결과 현대건설, 대우건설, SK건설, 대림산업, 동부건설 등 국내 굴지의 건설업체들이 부실 공사를 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국내 대형 건설업체들이 시공하고 있는 철도나 도로 구간의 일부 터널공사가 부실 시공 중인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밝혀졌다. 터널 굴착 즉시 터널 천장의 굴착면 보강을 위해 타설하는 숏크리트의 인장 강도를 높이기 위해 1m3당 40kg의 강섬유를 혼입, 시공하도록 계약했으나 설계량 대비 21.7~70%에 불과해 터널의 안전성과 내구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드러난 것. 이에 따라 감사원은 각 터널공사 발주처로 하여금 해당 시공업체에 보완을 요구하고 부실 벌점을 부과하도록 했다.

현대·대우건설 등 국내 대표적인 건설회사에 비상이 걸린 것도 이 때문이다. 보완을 요구하는 감사원 지시를 이행하기 위해선 당장 추가 비용이 들어간다. 또 부실 벌점을 부과받은 건설업체는 앞으로 PQ(입찰 참가 자격 사전심사) 대상 공사 수주에서 결정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처하게 된다. 이번 감사에서 문제가 된 한 건설업체 현장소장이 “감사원 감사 때문에 엄청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털어놓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숏크리트 강섬유 혼입량 확인 감사는 국내 건설산업 역사상 처음으로 실시된 것이다. 관계기관 전문가 11명의 자문을 받아 감사를 실시한 감사원의 개가라고 할 만하다. 토목공학 전문가들도 “그동안 숏크리트 강섬유 혼입량이나 시험방법에 대해서는 별 관심을 갖지 않았는데 감사원 감사 결과는 충격적”이라고 놀라워했다.

강섬유 감사는 국내 건설산업 사상 처음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온 이후 바빠진 곳은 대한토목학회다. 터널공사를 발주한 한국철도시설공단이나 일부 시공회사가 안전진단을 의뢰하고 보강 방법에 대한 연구 용역을 의뢰했기 때문이다. 대전지방국토관리청 관계자도 “이런 감사가 처음이어서 이를 어떻게 처리했는지 참고할 만한 사례가 없기 때문에 안전진단 업체와 대한토목학회에 용역을 의뢰할 예정”이라면서 “감사원이 어려운 숙제를 내준 셈”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터널공사는 터널 굴착 후 터널 내벽 보강을 위해 숏크리트, 록 볼트, 라이닝 등의 지보공(支保工) 공사를 실시한다. 숏크리트는 터널 굴착 즉시 터널 천장의 굴착 표면을 안정시킬 목적으로 사용되는데, 인장 강도를 높이기 위해 강섬유를 혼입한다. 록 볼트는 쉽게 말해 암반에 박는 나사로, 굴착한 원 지반과 주변 지반을 연결해 조여주는 구실을 함으로써 지반을 안정시킨다.

감사원이 터널공사에 대한 현장감사를 실시한 것은 지난해 3~6월. 당시 감사원은 건설교통부와 해양수산부, 한국철도시설공단 등 23개 기관을 대상으로 감사관 27명을 투입해 하도급 실태 및 부실 설계·시공 등 건설산업 전반에 대한 집중 감사를 벌였다. 감사 결과는 올 3월16일 감사위원회 의결을 거쳐 확정됐다.

감사원은 그 직후 인터넷 홈페이지에 ‘감사 결과 처분요구서’를 공개했다. 그러나 문제가 된 터널공사를 시공하는 회사는 밝히지 않았다. ‘주간동아’가 공사 현장 방문 및 터널공사 발주처에 대한 취재를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터널을 부실 시공한 건설사 중에는 현대건설, 대우건설, 대림산업, 풍림산업, SK건설 등 국내 대표적 업체들이 포함돼 있었다(표 참조).

대형 건설사 터널 부실공사 딱 걸렸어!

서울 삼청동 감사원 건물.

이 가운데 현재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인 대우건설은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감사원 감사 결과에 대한 기자의 해명 요청에 “부실 시공은 건설업계의 고질적인 문제인데, 왜 대우건설만을 타깃으로 하느냐”며 불편을 심기를 드러냈다. 업계 관계자는 “대우건설 매각을 위한 실사과정에 부실 벌점 부과 사실이 드러나면 매각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대우건설은 감사원 감사에서 모두 3건이나 지적됐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이 발주한 중앙선 제천-도담 구간의 대량2터널 공사와 영동선 동백산-도계 구간의 솔안터널 공사에선 숏크리트 강섬유 혼입량이 문제됐다. 또 안전도와 직접 상관은 없지만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 발주한 경남 거창-주상 간 거창서부우회도로 건설공사의 경우 아스콘 포장 부실 시공이 지적됐다.

대우건설, 벌점이 매각에 영향 미칠까 ‘걱정’

대우건설이 시공한 솔안터널은 터널 길이가 17.07km로 국내에서 가장 길다. 공사 도중 붕괴사고를 겪기도 한 이 터널의 숏크리트 강섬유 함량은 56.2%에 불과했다. 업계 관계자는 “솔안터널 현장은 탄광지대여서 강섬유 함량 부족은 안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대우건설 관계자는 “시방서에는 숏크리트에 강섬유를 1m3당 40kg을 혼입하라는 내용만 있는데, 이 기준은 충실히 지켰기 때문에 부실 벌점 부과 대상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다만 압축공기를 이용해 터널 벽면에 숏크리트를 타설할 때 압력이 세서 강섬유가 바닥으로 떨어진 경우가 있어 감사원 감사에서 지적됐을 뿐”이라는 것. 그러나 한국철도시설공단 관계자는 “대한토목학회에 의뢰한 터널 부실공사 보강 대책 및 향후 개선 방안이 나오는 대로 부실 벌점도 부과할 계획”이라고 확인했다.

대우건설로서는 거창서부우회도로 보완도 쉽지 않은 문제다. 지난해 6월 감사원의 현장감사 이후 그해 8월에 준공했기 때문. 앞서의 대우건설 관계자는 “감사원에서는 특정 부위만을 샘플로 추출했고 기준보다 불과 1.1%포인트 미달한 것으로 나왔는데, 감사원에서 보완 지시가 내려와 당혹스럽다”면서 “이미 완공한 도로이기 때문에 재시공은 불가능하며 보증기한을 늘리는 등의 방법으로 보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감사원 감사를 받았던 다른 건설업체 관계자는 “시방서상으로는 다짐도가 98% 이상이어야 한다고 돼 있지만 감사원은 그 기준을 96%로 낮췄는데, 이나마도 만족시키지 못했다면 심각한 부실이라고 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또 “감사원이 특정 부위만을 샘플로 떴다는 주장도 이해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주간동아 2006.06.20 540호 (p38~40)

  • 윤영호 기자 yyou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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