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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궁 지도위원 ‘백발의 청춘’ 나가신다

  • 김민경 기자
입력
2006-02-27 13: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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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궁 지도위원 ‘백발의 청춘’ 나가신다

고궁 지도위원 ‘백발의 청춘’ 나가신다
“제 심사원칙은 너무 귀하게 살아 권위적이면 낮은 점수를 주고, 이 일이 꼭 필요한 사람 같으면 높은 점수를 주는 거였죠.”

최근 문화재청이 70세 이상 노인들을 대상으로 선발한 고궁 지도위원에 화려한 이력의 지원자들이 100명 넘게 몰려 화제가 됐다. 최종 면접에 면접관으로 참여한 ‘선배’ 고궁 지도위원 방동규(73) 씨를 만나 선발 뒷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본인의 간절한 희망에도 건강이 염려돼 탈락시킨 88세의 최고령 지원자, ‘내가 학교는 못 다녔다. 그러나 신문에 당신(방동규 씨) 기사 난 거 보고 용기 내서 왔다’던 지원자, 올여름까지 돈 벌어 아내에게 반액 세일 밍크코트를 사주고 싶다던 지원자 등 노인들의 다양한 사연을 그는 아직도 잊지 못한다. 그는 그들이 꼭 고궁이 아니더라도 다른 곳에서 일자리와 봉사의 기회를 찾기를 권했다.

고궁 지도위원 업무에 대해서는 “쓰레기가 떨어져 있으면 청소부 부를 게 아니라 자기가 줍고, 아이가 넘어지면 일으켜주고 관람객들을 위해 뭐든 해야죠. 스스로 일을 찾아서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방동규 씨는 시라소니 이후 최고의 주먹, 백기완 씨와의 평생 우정 등으로 간혹 언론을 탄 유명인사다. 독일에서 광부 생활을 한 데다 프랑스, 아랍에미리트, 중국 등에 체류한 적이 있어 간단하나마 네댓 개 외국어를 소화한다. 이전에 헬스클럽 코치로 일할 땐 젊은 사람 일자리를 뺏은 듯해 미안했다는 그는 “지금은 떳떳해 좋다”고 했다. 올봄 관람객들은 경복궁에서 제복을 입고 관람객을 맞아주는 방동규 씨와 ‘새내기’ 지도위원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주간동아 524호 (p95~95)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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