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김지만(27) 씨가 면접 날에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은 다름 아닌 팔의 화상 흉터. 어릴 적 뜨거운 물에 데여 손목 부위에 5cm가량의 흉터가 있는데, 김 씨는 면접을 볼 때마다 매번 면접관들이 곱지 않은 시선으로 흉터를 봐 자신감을 잃었다. 고민 끝에 김 씨는 치료법에 대한 정보를 모으기 시작했으나 흉터 치료 방법들이 너무나 많아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몰랐다.

흉터의 종류가 많듯 흉터 치료방법도 다양하다. 특히 최근에는 수술하지 않고 간단히 치료하는 레이저 시술들이 등장하면서 흉터 치료의 폭이 넓어졌다. 그러나 흉터 치료는 흉터의 깊이와 상태를 정확히 파악해야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흉터의 상태에 따라 치료 효과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레이저 흉터 치료법 중 대표적인 것이 핀홀과 멀티홀. 두 치료법의 공통점은 ‘구멍을 뚫어 시술을 한다’는 치료 원리. 하지만 치료 가능한 흉터의 종류는 각각 다르다.

화상 흉터 치료법으로 잘 알려진 핀홀법은 탄산가스(CO2) 레이저를 이용해 흉터 부위의 표피에서부터 진피까지 마치 모공과 같은 구멍을 2mm의 깊이로 촘촘하게 뚫는다. 구멍은 비정상적으로 변해버린 진피층 조직의 재배열을 유도해 피부가 정상 섬유조직으로 복원할 수 있게 돕는다. 핀홀법은 의사가 흉터의 상태에 따라 레이저의 강도와 깊이를 조절하여 구멍을 뚫어주기 때문에 어떤 레이저보다 깊게 상처 속으로 들어가므로 수술 흉터, 화상 흉터와 같은 깊고 오래된 흉터에 가장 효과적이다.

멀티홀은 다륜침(multi-roller needle)과 프락셀 레이저(극미세 레이저)를 이용하여 흉터를 치료하는 방법이다. 멀티홀 치료법은 레이저 침투 깊이가 1mm 미만이어서 두꺼운 흉터나 화상 흉터의 표면을 뚫지 못해 깊은 흉터에는 치료 효과가 적지만 가벼운 흉터, 특히 여드름 흉터는 간편하게 치료할 수 있다.

필자는 내원한 흉터 환자를 대상으로 핀홀과 멀티홀을 복합적으로 사용해본 결과 핀홀은 화상 흉터처럼 깊고 심한 흉터일수록 시술 후 환자들의 만족도가 컸다. 반면 멀티홀은 여드름 흉터 같은 가변운 흉터에는 효과가 있었으나 깊은 흉터에는 만족도가 현저히 떨어졌다. 핀홀과 멀티홀 모두 시술 후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없고 부작용이 없어 안전하므로 어린이에게도 치료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