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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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긁적긁적’ 가을피부 목마르다

건조한 공기·일교차로 피부질환 요주의 … 크림·보습제 등 사용 촉촉한 피부 유지를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입력2004-10-22 03: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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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긁적긁적’ 가을피부 목마르다

    건조한 계절에는 특히 피부 건강에 신경 써야 한다. 보습과 청결은 피부병 예방을 위한 필수 요소.

    26살의 직장인 김민영씨(26)는 가을철만 되면 피부 때문에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김씨의 고민은 다름 아닌 피부의 각질이 심해지는 건선. 팔꿈치나 무릎처럼 옷으로 가릴 수 있는 부위는 그나마 괜찮지만 얼굴에 생긴 건선은 화장으로도 가려지지 않아 큰 걱정이다.

    계절이 바뀌면서 여름내 잠잠했던 피부에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여름의 강한 자외선으로 탄력과 수분을 잃은 데다가 가을의 쌀쌀한 바람과 건조한 공기, 일교차 등으로 땀과 피지의 분비량이 줄어들면서 각종 피부질환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특히 찬바람이 부는 가을에 증세가 악화되는 질환은 아토피성 피부염, 건선 그리고 건성습진이다. 이 질환들은 나이에 따라 유발률이 다른데, 아토피성 피부염은 유아나 청소년, 건선은 청·장년층, 그리고 건성습진은 노년기에 많이 나타난다.

    아토피성 피부염을 앓고 있는 아이의 부모는 날씨가 쌀쌀해지면 걱정부터 앞선다. 찬바람이 불면 아토피성 피부염의 증상이 더 심해지기 때문이다. 아토피성 피부염이 가을철부터 악화되는 이유는 날씨가 쌀쌀해지면 몸의 겉은 차고 속은 뜨거워 지기 때문이다.

    피부 각질 건선환자들 ‘괴로운 계절’



    아이들의 아토피성 피부염을 악화시키지 않기 위해서는 실내 환경에 특히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여름과 달리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아이들이 집안에 있는 시간이 많아진다. 요즘 같은 시기엔 실내온도를 21℃에 맞추는 게 바람직한데 아침에는 약간 높게, 오후에는 조금 낮추는 것이 좋다.

    또한 피부가 건조해지기 때문에 적절한 습도를 유지하기 위해서 가습기를 사용하거나 젖은 수건을 실내에 널어두는 것이 좋다. 하지만 빨래를 널어놓을 때는 세제 찌꺼기가 공기에 떠다니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신경 써야 할 부분은 환기다. 환기는 하루에 한 번 정도 전체 환기(밤 9시경에 20분 정도), 6시간 간격으로 부분 환기를 해주는 것이 좋다. 관엽식물도 공기정화에 효과적이다.

    ‘긁적긁적’ 가을피부 목마르다
    차갑고 건조한 가을이 되면서 계절을 가장 실감하는 사람들이 건선환자다. 건선은 날씨가 습하고 일조량이 풍부한 여름에는 일시적으로 좋아졌다가 가을이 되면 나빠진다. 우리나라 사람 100명 중 1명 정도가 건선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외국의 통계에 따르면 건선 때문에 피부가 흉해지고 사회활동에 제약을 받아 발생하는 자살이 세계적으로 약 5000건에 이르고 있기도 하다.

    건선은 세포가 너무 빨리 재생되어 생기는 만성피부질환이다. 피부 세포는 일상생활 중에 끊임없이 소멸과 생성을 반복해, 새로운 피부가 만들어져 죽은 세포를 대신한다. 이때 새로운 피부 세포는 대략 28일에 걸쳐 천천히 성숙하는 데 비해, 건선 피부 세포는 미성숙한 상태로 3~6일 사이에 급격히 표피층으로 올라와버린다. 즉 피부의 죽은 세포가 떨어져나가기도 전에 새로운 피부 세포들이 빠르게 재생해 피부가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지는 것이다.

    ‘긁적긁적’ 가을피부 목마르다

    어린아이의 아토피성 피부염 치료에도 적절한 습도 유지가 가장 중요하다.

    발병 초기에는 작은 홍반이 나타나다 차츰 넓게 퍼지면서 은백색의 비듬(인설) 같은 것이 겹겹이 나타난다. 증상이 심해지면 통증이 있으며, 피부를 넓게 뒤덮기도 한다. 주로 무릎, 팔꿈치, 종아리, 손, 발 등 외부로 노출되는 부위에 많이 발생하며 관절의 부종과 통증, 손·발톱이 움푹 파이고 변색되는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다.

    한방에서는 혈액 부족이나 혈의 기능이 떨어져 생기는 혈허(血虛)와 혈분의 열로 인해 혈의 움직임이 빨라지는 혈열(血熱), 급격한 정신적 변화(스트레스), 그리고 육체적 피로 등 때문에 피부에 수분과 영양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피부가 말라가는 것으로 본다.

    아토피성 피부염이 어린이·청소년에게서 많이 나타난다면, 건선은 주로 20, 30대 성인에게 흔하다. 가장 조심해야 할 연령대는 활동이 왕성한 20대 초반, 특히 면역력이 약해지기 쉬운 여성이다. 급증하는 젊은 여성의 음주와 흡연, 불규칙한 수면과 식사 등은 건선을 일으킬 위험성을 크게 높이므로 이에 주의해야 한다.

    ‘긁적긁적’ 가을피부 목마르다
    긁지 말고 가벼운 상처도 소홀히 말아야

    건선은 완치가 어려운 질환이다. 따라서 전문의들은 건선 치료에서 ‘완치’라는 개념보다 증상을 최대한 개선하고 재발 확률과 기간을 늦추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건선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피부를 촉촉하고 매끄럽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적절한 크림과 로션, 보습제 등으로 수분과 유분을 유지해야 한다. 또한 피부가 손상된 부위에 건선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피부를 긁거나 뜯지 말고 가벼운 상처도 소홀히 하지 않아야 한다. 피로와 스트레스를 잘 조절해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유지한다. 식사 요법을 잘 실천하면 재발을 줄이고 일상생활에 전혀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 치료가 가능하다.

    ‘긁적긁적’ 가을피부 목마르다
    노년기에 자주 나타나는 가을철 피부질환도 있다. 노년기에는 피부 표면의 지질이 감소하는데, 그 증상과 함께 홍반·건조증·표재성 균열, 또는 미세한 인설이 발생하는 건성습진에 잘 걸린다.

    보통은 미세한 인설로 시작되는데, 신체 부위 가운데 다리에 많이 생긴다.

    피부 변화와 함께 화끈거리고 찌르는 느낌이 나는데, 이 상태를 방치하면 오래된 도자기에서 나타나는 균열 비슷한 모양으로 피부가 갈라진다.

    건성습진은 피지선이 많지 않은 부분의 피부가 건조한 공기에 노출되어 각질층의 수분이 쉽게 증발해 생기는 것이다. 특히 노인층에 많이 나타나는 이유는 40대가 지나면서 피지 생산량과 각질 재생 능력이 떨어지면서 각질층이 얇아지기 때문이다. 잘못된 목욕 습관도 관계가 있는데, 몸을 불려 때를 미는 경우나 사우나를 심하게 하는 경우에 잘 생긴다. 이때 흔히 각질층이 손상되어 수분 증발을 막지 못하기 때문에 건성습진이 생겨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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