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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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서 뛰는 쿠르드 독립운동 선봉장

  • 이정훈 기자 hoon@donga.com

    입력2004-10-22 04: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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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미서 뛰는 쿠르드 독립운동 선봉장
    미국과 캐나다에 있는 90만 쿠르드인 조직인 북미쿠르드연맹(KNC) 의장 사만 살리 박사(54)가 이라크로 가는 여정에 짬을 내 5일간의 일정으로 10월18일 한국을 방문했다.

    살리 박사는 이라크에 살고 있는 쿠르드족 지도자들에게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인물로, 1974년 ‘페슈메르가’라고 불리는 쿠르드 민병대에 가담해 후세인 세력과 싸운 바 있다.

    지난해 3월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하기 전 그는 체니 미 부통령, 라이스 국가안보보좌관 등을 만나 쿠르드족과 미군의 협조 문제를 논의했다. 미국은 이라크 침공을 앞두고 쿠르드족 지역에 101 공정사단을 투하해 페슈메르가 조직과 함께 바그다드로 진격케 한다는 정보를 퍼뜨렸는데, 후세인은 이에 속아 11개 사단 이상을 북부 지역에 배치했다가 남쪽에서 들어오는 미군의 급속한 진격에 무너지고 말았다.

    살리 박사의 궁극 목표는 ‘쿠르디스탄’이란 이름의 쿠르드족 독립국가를 세우는 것. 그러나 지금의 현실적인 꿈은 곧 출범할 이라크 연방 안에 쿠르디스탄 자치정부를 만드는 것이다.

    이라크 연방정부를 세우려면 헌법이 있어야 하고, 헌법을 만들려면 제헌의회가 구성돼야 한다. 그리고 제헌의회를 만들려면 총선거가 필요한데, 총선거를 하려면 누가 유권자인지를 정확히 밝히는 인구조사가 이뤄져야 한다.



    일반적으로 이라크 내 쿠르드족 인구를 300만 정도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나, 살리 박사는 “600만에 이를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쿠르드족 인구를 줄이는 것은 제헌의회와 이라크 연방정부 안에서 쿠르드족의 비중을 줄이려는 의도”라며 “총선거에 앞서 반드시 인구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라크에 있는 200만명이 넘는 쿠르드인이, 인구조사를 하고 이를 토대로 총선거를 해야 한다는 서류에 서명했다. 나는 이 서류를 받아 유엔과 미국 정부에 전달하기 위해 이라크로 간다”고 말했다. 이어 “이라크 석유의 40% 이상이 매장돼 있는 키르쿠크 지역은 반드시 쿠르드 자치정부 영역에 포함돼야 한다”며 쿠르드족 지역인 아르빌에 자이툰 부대를 파병한 한국의 협조를 간곡히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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