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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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성 퍼머약 개발한 ‘의지의 가위손’

  •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입력2004-10-22 04: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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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속성 퍼머약 개발한 ‘의지의 가위손’
    2시간 넘게 롯드(머리카락을 감아두는 플라스틱 기구)와 고무줄로 머리를 만 채 지독한 퍼머약 냄새를 감수해야만 아름다워질 수 있다고 믿어온 이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있다. 종이 한 장으로 자연스레 컬을 만들어 20분 만에 퍼머를 완성하는 ‘마법의 퍼머약’이 한 미용인에 의해 개발됐다.

    대전 은행동에서 미용실을 운영하고 있는 우완제씨(44)는 새로운 퍼머약 개발의 아이디어를 떠올린 뒤 한국화학연구원에 용역비를 지급하며 연구를 의뢰한 인물. 그의 아이디어와 자금 지원을 통해 한국화학연구원 장태선·이동구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모발조형촉진제는 화학약품에 의한 머릿결 손상과 복잡한 퍼머 공정 등의 난점을 일거에 해결한 획기적 발명품으로 미용업계를 흥분시키고 있다. 20년 넘게 개인 미용실을 운영해온 우씨가 새로운 퍼머약 개발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건 5년 전부터. 복잡한 퍼머를 단순화할 수 없을까 고민하다 그는 사설 연구기관을 찾아가 연구비 전액 지원을 약속했다가 여러 차례 실패만 겪었다.

    “2년 동안 사설 연구소를 돌아다녔지만 세 번이나 허탕을 쳤어요. 결국 과감하게 정부 출연 연구소 쪽으로 눈을 돌린 거죠.”

    그는 몇 차례 실패를 교훈으로 삼아 이번에는 아예 공동 연구자로 참여하기로 결심했다. 3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연구팀에 참여하면서 우씨가 쏟아부은 비용은 5억원이 넘는다.

    “새 퍼머약을 사용하면 인체에 전혀 자극이 없고, 따로 보조원을 둘 필요도 없어요. 한마디로 일거양득이죠.”



    연말부터 새 퍼머약을 이용한 제품 개발이 시작되면 수출 마케팅에도 본격 참여할 것이라는 우씨는 앞으로도 현장의 경험을 살려 연구개발 분야에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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