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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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알리스’는 여성용?

  • 이종구/ 이종구비뇨기과 원장(경기 안양시) www.penicom.co.kr

    입력2004-06-17 19: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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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발기부전 치료제에 대한 여성의 선호도 조사결과가 발표된 적이 있다. 발기부전 치료제 ‘시알리스’가 남성 발기부전 환자보다 상대 여성에게 더 인기가 높다는 내용이 바로 그것. 최대 36시간이라는 긴 작용 시간이 정서적인 교감을 중요시하는 여성들에게 매력적으로 느껴졌다는 게 시알리스 측의 설명이었다. 이에 질세라 ‘비아그라’도 여성의 선호도 조사결과를 발표하며 맞불을 놓았다. 남성 질환인 발기부전을 치료하는 데 배우자의 만족도가 뭐 그리 중요하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물론 1차적으로 발기부전은 남성들의 문제이자 고민이다.

    ‘시알리스’는 여성용?

    일러스트레이션 · 이영원

    그러나 발기부전을 비롯한 남성의 성기능 문제가 영향을 미치는 범위는 남성 자신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본인의 사고와 감정, 행동 등 모든 면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침은 물론 배우자를 포함한 부부생활 전체에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하지만 지금까지 남성의 성기능 장애 치료에서 여성은 고려 대상에서 소외돼왔던 게 현실이다. 여성은 성생활에서 항상 수동적 객체로 남아 있어야 했다. 남편에게 모든 걸 맡긴 채 두 눈 질끈 감고 꿈쩍하지 않는 다소곳함이 부지불식간에 강요돼왔으며, 제 구실을 못하는 남편에 대해 불평하고 치료를 권유하는 등의 적극적인 자세는 ‘여자가 너무 밝힌다’로 치부되기 십상이었던 것.

    하지만 성은 일방적인 것이 아닌 함께 나누어야 하는 것이다. 발기부전이나 조루와 같은 성기능 장애의 치료 또한 남성의 신체적 문제가 개선된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궁극적으로는 환자와 배우자 간의 만족스러운 성생활을 복원하는 데 목적이 있으므로 성기능 장애 치료에서 환자뿐 아니라 배우자의 만족도와 선호도 또한 성공적 치료에 중요한 요인이 된다. 요즘 부부가 함께 손잡고 의사를 찾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를 지켜보면서 남성 발기부전 치료제가 남성만의 것이 아님을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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