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일기’부터 최근의 ‘꽃보다 아름다워’까지 드라마마다 열연해온 최고의 연기파 배우 중 한 사람인 고두심(사진)이 영화 ‘인어공주’에서 파격적인 노출 연기를 선보였다. 그동안 몇몇 영화에 ‘특별출연’한 적은 있었으나 정식으로 비중 있는 배역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두심은 ‘인어공주’에서 목욕관리사, 즉 때밀이 아줌마인 연순 역을 맡아 몸을 아끼지 않는 연기로 ‘역시 고두심’이란 평가를 받았다. ‘인어공주’는 주인공 나영(전도연)이 때밀이로 극악스럽고 궁상맞은 엄마 연순의 20년 전 시간으로 우연히 돌아가게 되면서, 제주도 해녀였던 연순의 가슴 설레는 첫사랑을 만난다는 이야기. 순수한 사랑 같은 건 도대체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던 엄마에게도 수줍음으로 가득 찬, 가슴 깊이 묻어둔 말 못할 사랑이 있었던 것이다.

“시나리오가 너무 재미있었어요. 연순 역이 바로 내 꺼구나 하는 생각에 감독님을 만나자마자 출연을 결정했습니다. 또 제 고향에서 일어난 일이기도 하고요. 제가 완벽한 몸매도 아니지만, 제가 만난 목욕관리사들이 몸과 행동이 모두 힘있고 강한 여인들이어서 사실 뱃살이 좀더 나와 보였다면 좋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고두심은 ‘예뻐 보이고 싶어하는’ 여배우의 본능적인 욕심 대신 맨얼굴에 속옷 차림으로 때를 민다. 철 지난 붉은 악마 티셔츠를 입고 팔지 못하는 삶은 달걀을 먹다가 손님이 부르면 훌러덩 옷을 벗고 때를 밀러 가기도 하고, 가래를 찍찍 뱉기도 하며, 거짓말하는 손님의 머리끄덩이를 잡기도 한다.

영화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한 박흥식 감독은 “고두심씨를 보고 진짜 프로가 뭔지 배웠다. 시나리오에 없던 옷 벗는 장면에서나 목욕탕에서 수영하는 장면에서 한 번도 꺼려하는 기색이 없었다. 수영 장면은 무려 27번이나 찍어 내가 오히려 미안할 정도였다”며 감탄했다. 고두심과 전도연의 빛나는 연기와 ‘살인의 추억’ ‘질투는 나의 힘’으로 스타가 된 박해일이 따뜻한 감동을 자아내는 ‘인어공주’는 6월25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