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의원이 배지를 버리고 기초단체장 선거에 나서는 것은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 당연히 그의 선택을 둘러싸고 이런저런 얘기들이 정치권에서 흘러나온다. 특히 지역주민들이 의아하다는 표정이다. 그는 왜 배지를 버리려는 것일까.
시장 출마와 관련한 김 의원의 결심은 2005년 11월 정부의 대기업 수도권 신·증설 허용을 규탄하는 시위를 하면서부터 싹텄다. 그의 말이다.
“구미 경제가 너무 어렵다. 수도권과 다른 도시들이 구미의 부를 훔치고 있다. 이를 막는 데 내가 적임자라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이 맡으면 산자부 장관에게 전화 한 통 하기도 힘들 것이다. 나는 정세균 장관 내정자와 예결위에서 같이 활동했다. 기획예산처 실·국장도 많이 알고 있다.”
중앙정치를 하면서 닦아놓은 인맥으로 지역경제를 살리는 데 일조를 하겠다는 복안인 셈. 한 측근은 “LG그룹의 LCD 공장이 파주로 옮겨가는 등 구미의 부가 외부로 빠져나가는 것을 지키기 위해 나섰다”며 구체적인 내막도 공개했다.
김성조 의원의 구미시장 출마 계획에 대해 지역여론은 반반이다. 국회에 남아 지원을 하는 것이 더 큰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는 주장도 그 가운데 하나. 그러나 김 의원의 생각은 확고하다.
“국회의원은 옆에서 도와줄 뿐이다. 시 전체의 발전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것은 결국 시장이다.”
시작부터 끝까지 책임져야 일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김 의원은 “1월 말까지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들어본 뒤 최종 결정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과 김관용 현 구미시장은 같은 ‘선산 김씨’로 가까운 사이. 그래서 지역에서는 3선 규정에 묶여 경북도지사 출마 의사를 밝힌 김 시장과 김 의원이 자리를 바꾸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따라붙는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선을 긋는다. 지역주민들은 현역 의원의 배지 버리기와 기초단체장 도전을 관심어린 눈길로 쳐다본다. 그의 결단은 중앙의 정치권력을 버리는 신선한 반란일까, 아니면 승자 독식문화의 한 흐름일까. 정치권과 구미 지역주민들이 퍼즐 풀기에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