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편법적인 부 대물림은 없어져야 합니다. 정당하게 세금 내고 기업을 물려받는다면 누가 비난하겠습니까. 이런 점에서 최근 정치권의 재벌 개혁 논의는 그 나름대로 방향을 잘 잡았다고 봅니다. 그러나 여전히 뭔가 부족한 듯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요.
편법 대물림을 막는 소극적인 차원을 넘어, 기업이 발전하려면 어떻게 승계 시스템을 마련해야 하는지에 대한 적극적 논의를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궁극적으로는 기업이 발전해야 우리의 삶이 풍족해지고 사회도 진보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방적인 기업 때리기는 곤란하지 않을까요.
기업의 동태적 발전 과정에서 볼 때 초기엔 오너가 기업을 경영하는 게 자연스럽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자랑스러운 창업 오너가 많습니다. 삼성그룹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회장이나 현대그룹 창업주인 고 정주영 회장이 대표적입니다.

게다가 취임 초기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전가의 보도처럼 휘둘렀던 정부 여당이 최근 태도를 180도 바꿔 ‘재벌 개혁’을 힘주어 주장하는 것도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듭니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의식해 ‘재벌 때리기’를 하는 것 아니냐”며 진정성에 의구심을 표하는 국민이 많습니다. 과연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 지켜볼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