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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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상하지 않는 ‘나 전달법’으로 깨라!

부하직원 야단치기

  • 김한솔 IGM(세계경영연구원) 책임연구원hskim@igm.or.kr

    입력2011-04-11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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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분 상하지 않는 ‘나 전달법’으로 깨라!
    방 과장의 머릿속은 복잡하다. 지각을 밥 먹듯 하는 최 대리의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답이 안 나오기 때문. “최 대리, 많이 힘들어? 출근이 늦네?” 라며 좋게 얘기도 해봤다. 하지만 최 대리는 그대로다. 도리어 “아침에 눈뜨기 너무 힘드네요. 하하”라며 능청을 피웠다.

    오늘도 그렇다. 출근 시간이 한 시간 반이나 지났건만 나타나지 않는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버릇을 고쳐놔야지.”

    점심시간이 다 돼 나타난 최 대리. 아무 일 없다는 듯 업무를 시작한다. 방 과장이 최 대리를 부른다.

    “최 대리. 지금 몇 신가?”



    “네? 아,하하 오늘 좀 많이 늦었네요. 죄송해요, 과장님.”

    얼렁뚱땅 넘어가려는 최 대리. 하지만 방 과장은 더 엄격한 표정으로 말을 잇는다.

    “일이 많은 건 알아. 하지만 자네처럼 지각을 밥 먹듯 하는 게으른 태도론 더 크게 성공하기 힘들어. 무슨 뜻인지 알아?”

    “네. 하지만 게으른 게 아니라….”

    “룰은 지켜야 하는 거야. 회사가 장난이야? 다 자넬 위해 하는 얘기니까 다음부턴 절대 지각하지 마. 이만 가봐.”

    시무룩한 얼굴로 인사를 하고 돌아가는 최 대리. 그러더니 몇 시간 후 “과장님, 오늘 조퇴 좀 하겠습니다”라고 말하곤 먼저 퇴근을 한다. 방 과장은 당황스럽다. ‘혹시 내가 지각한다고 꾸중해서 그런 건가? 하지만 상사인 내가 이 정도 지적하는 건 당연한 거 아닌가?’ 방 과장의 커뮤니케이션, 뭐가 잘못된 걸까?

    부하직원을 ‘깬’ 후엔 두 가지 결과가 나온다. 하나는 “더 열심히 해야지!”라고 각오를 다지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일할 맛 안 나네”라고 역효과가 나는 것. 방 과장은 슬프게도 후자의 결과를 맞았다.

    이유는 간단하다. 방 과장이 전형적인 ‘너 전달법(You-Message)’으로 말했기 때문. 너 전달법은 말 그대로‘너’, 즉 상대의 행동이나 정체성에 대해 내가 평가를 내리는 것이다.“자넨 너무 이기적이야” “사회성이 부족해”처럼.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리더가‘난 당신보다 나이도 많고 경험도 많으니, 당신을 충분히 평가할 수 있어’라는 근거 없는 자만심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대화는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할 수밖에 없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꾸중만 한다’고 느끼게 하기 때문.

    그렇다면 상대를 기분 나쁘게 하지 않으면서 잘 깨려면 어떻게 말해야 할까? 방법은 ‘나 전달법(I-Message)’으로 말하기다. 나 전달법을 위해선 먼저 ‘사실(fact)’을 말해야 한다. 그리고 이로 인해 내가 느끼는 ‘감정(feeling)’을 표현한다. ‘당신은 어때’가 아니라 ‘당신의 어떤 행동 때문에 난 이렇게 느껴’라고 말하는 것. 주어를 ‘나’로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이 말을 하는 나의 ‘의도(intention)’를 드러내야 한다. ‘혼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좋은 의도’로 말하는 것임을 공유해야 한다. 그렇다면 지각 대장 최 대리에게 나 전달법으로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

    “자넨 지난 일주일 중 4일을 출근시간 1시간이 지나 사무실에 도착했어(사실). 난 자네의 지각을 다른 팀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까 걱정돼(감정). 내가 이 말을 하는 건, 조직에서 자네가 더 많이 발전하려면 룰을 지키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야(의도).”

    어떤가? ‘지각을 하지 마라’는 같은 메시지를 전하지만, 어떻게 말하느냐에 따라 듣는 사람의 감정은 하늘과 땅 차이다. 대부분의 리더는 부하직원을 ‘깨는’ 데 큰 고민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어떻게 깨느냐에 따라 부하직원이 앞으로 나갈 수도, 뒤로 물러설 수도 있다. 당신의 스타일은 어느 쪽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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