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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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주관식 질문은 금물

‘예스맨’의 폭발 예방법

  • 김한솔 HSG 휴먼솔루션그룹 수석연구원 hskim@hsg.or.kr

    입력2012-07-02 11: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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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괜찮아?” 주관식 질문은 금물
    이 대리는 남들이 “힘들다” “귀찮다”며 꺼리는 업무도 항상 “괜찮다”며 도맡아 해 방 과장에게 큰 도움을 준다. 그래서 방 과장은 조금이라도 배울 기회가 있을 것 같은 미팅엔 이 대리를 데려가려 하고, 자신이 가진 노하우도 가능한 한 많이 전달해주려 노력했다.

    그런데 요즘 이 대리가 많이 지쳐 보인다. “무슨 일 있느냐”고 몇 번이나 물어봤지만, 그럴 때마다 돌아오는 대답은 한결같다.

    “아니요, 문제없어요. 걱정 마세요, 과장님!”

    사람 좋은 웃음으로 오히려 방 과장을 배려하는 이 대리의 마음 씀씀이에 방 과장은 미안한 생각과 함께 늘 고마운 마음을 품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 아침, 이 대리가 방 과장을 찾아와 심각한 얼굴로 말했다.



    “과장님, 저 더는 못하겠습니다. 회사 그만두려고요.”

    이 대리의 충격 선언에 멍한 표정을 짓는 방 과장에게 “제 능력은 여기까지인 것 같다”며 “지금까지 감사했다”고 인사를 건네는 이 대리. 도대체 이 대리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똑같은 상황을 만나도 사람에 따라 대응하는 방식은 제각각이다. 갈등 상황에 처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성향에 따라 갈등 대처 방식이 달라진다. 토마스와 킬만은 성향에 따른 갈등 대처 유형을 5개로 분류했다. 갈등을 피하는 회피형, 상대 의견을 수용하는 호의형, 서로 공정하게 양보해 중간점을 찾아가는 타협형, 자기 의견에 확신을 갖고 강하게 주장하는 경쟁형, 많은 사람의 다양한 의견을 모아 다들 만족할 만한 답을 찾으려 애쓰는 협력형 등이다(‘주간동아’ 822호 참조).

    이런 성향은 조직 생활에서도 드러난다. 리더의 지시 사항에 대해 별 반론 없이 “알겠다”고 말하는 사람은 주로 호의형이다. 상사와의 불필요한 갈등을 피하려고 한다. 하지만 경쟁형인 팀원은 “그 일은 불필요한 것 같다”며 자기 생각을 가감 없이 표현한다. 지금 일을 다른 팀원에게 넘겨야 새로운 일을 하는 게 가능할 것 같다는 식의 안을 제시하는 직원은 타협형이다.

    갑작스러운 사표로 방 과장을 당황하게 만든 이 대리는 호의형에 가깝다. 이런 유형은 조화로운 관계를 유지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어지간한 일엔 반대 의견을 내지 않는다. 많은 리더가 이처럼 ‘군말 없이’ 따라주는 호의형 직원을 좋아한다.

    하지만 호의형 직원이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다. 이들은 항상 “예스(Yes)”라고 말하지만, 속으론 끊임없이 ‘내적 갈등’을 겪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표를 내는 등 ‘한순간’ 폭발할 위험성이 있다.

    그렇다면 호의형 부하직원이 폭발하지 않고 꾸준히 일하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들을 이해하려면 먼저 이들의 “Yes”가 진짜가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을 늘 감안해야 한다.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 ‘괜찮구나’라고 짐작하는 건 위험하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들에겐 “괜찮아?” 같은 주관식 질문보다 “A, B, C 안이 있는데 어떤 게 좋을 것 같아?” 하는 식으로 보기를 제시하는 게 좋다. 이를 통해 업무에 간접적으로나마 부하직원의 의견을 반영하도록 해야 한다. 꾸준한 스트레스 관리도 필요하다. 그 직원이 하는 일이 회사 차원에서 어떤 가치를 지니는지 인정하고 격려해야 한다.

    “괜찮아?” 주관식 질문은 금물
    내가 아닌 남을 온전히 이해하는 건 불가능하다. 그래서 더 상대를 이해하려 노력해야 한다. 내 관점이 아닌 상대 관점에서 배려하는 작은 노력이 그를 진정한 당신 ‘편’으로 만들 수 있다.

    * 문제 해결을 위한 맞춤형 기업교육 전문기관인 휴먼솔루션그룹 R·D 센터장으로, 기업의 협상력 향상과 갈등 해결을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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