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가입자가 뮤직, 미디어 관련 LTE 패키지 상품을 이용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음악스트리밍, U+ HDTV, 티켓플래닛, 필링 등의 패키지를 서비스한다.
단말기 제조업체들도 3G에서 LTE로 무게중심을 옮겼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단말기 제조사들은 최근 LTE 지원 기능을 갖춘 스마트폰을 내놓고 있다.
LTE, 1년 만에 대세로
하반기에 LTE는 한 번 더 진화를 예고한다. 이동통신 3사는 음성을 데이터화해 LTE망을 통해 전달하는 음성LTE(VoLTE)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초고속 데이터망에 걸맞은 모바일IPTV, 음악스트리밍 등 부가서비스도 강화한다.
지난해 7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LTE 상용서비스를 내놓을 때만 해도 지금 같은 인기를 얻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기본적으로 LTE망이 구축된 지역이 서울과 일부 대도시에 국한돼 있었기 때문이다. 향후 망 구축 계획도 느긋했다. 당장 SK텔레콤만 해도 2012년 말까지 전국 84개 도시에 망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였다. LTE를 지원하는 단말기도 제한적이었다. 무엇보다 3G를 통한 모바일 인터넷 사용이 불편하지 않았기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LTE를 이용할지 의문이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LTE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첨단 정보기술(IT)에 익숙하고, 또 빨리 받아들이는 ‘얼리어답터’ 기질이 유독 강하다. 이런 기질이 LTE 확산에도 그대로 적용됐다. 700MB 영화 한 편을 내려받는 데 1분이 채 걸리지 않는 빠른 속도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았다.
이동통신사들의 과열 경쟁도 LTE 확산에 한몫했다. 경쟁 불씨는 이동통신시장에서 만년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가 지폈다. 그동안은 뒤졌지만 LTE에서는 경쟁구도를 뒤집어보겠다는 의지의 표출이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7월 SK텔레콤과 동시에 LTE 상용서비스를 시작했다. 이후 곧바로 공격적인 망 구축에 나서 지난해 12월 전국 84개 시에 LTE망을 갖췄다. 올해 3월에도 이동통신 3사 가운데 가장 먼저 소도시와 지방도로까지 포함하는 전국망 구축을 완료했다. 이는 ‘LTE는 LG유플러스가 최고’라는 이미지를 심는 데 성공한 것은 물론, 가입자 유치에서도 성과를 거뒀다. SK텔레콤과의 양강체제 구축에도 성공했다. 현재 LTE 가입자 수에서 SK텔레콤에 약간 뒤지지만, 한때 SK텔레콤을 앞서기도 했다.
SK텔레콤도 가만있지 않았다. 전국망 구축은 LG유플러스보다 한발 늦었지만, LTE 시장에서도 1위를 차지하기 위한 추격전을 시작했다.
SK텔레콤은 계획을 한참 앞당겨 4월 전국 84개 시에 망을 구축하고, 6월엔 소도시까지 포함해 진정한 전국망을 완성했다. 이동통신시장 1위라는 강력한 브랜드 파워와 마케팅 역량이 더해지면서 가입자 증가 속도가 탄력을 받았다. 콘텐츠 사업자들과 손잡고 LTE 전용 콘텐츠도 강화했다.
KT는 올해 초 마지막으로 LTE 전쟁에 가세했다. KT는 아직 LTE 시장이 초기 단계라서 충분히 뒤집을 수 있으리라고 판단한다. 특히 ‘LTE 워프(WARP)’라는 독자적인 기술을 통해 속도 면에서 다른 사업자들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을 내세웠다.
KT는 LTE 상용화 4개월 만인 올 4월 전국 84개 시에 망 구축을 완료했다. 본격적인 추격전을 시작한 것이다. 상반기 중에는 읍·면 단위까지 커버리지를 확대하고, 연말까지 가입자를 400만 명 확보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킬러 콘텐츠 서비스가 핵심
KT가 LTE 전국망을 구축한 뒤 부산 해운대 앞바다 유람선에서 LTE 서비스를 시연했다(왼쪽). 여수 엑스포 관람객들이 상징물 빅오(Big-O) 주변에서 현지에 구축된 SK텔레콤 LTE망을 통해 엑스포2012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LTE 2.0’을 선언했다. LTE 2.0 선언은 지난 1년이 LTE 네트워크 구축 및 대중화시대를 여는 등 인프라를 완성하는 단계였다면, 앞으로는 LTE를 통해 다양한 프리미엄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LTE 고품질 및 대중화 혁신을 보여주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SK텔레콤은 VoLTE 서비스명을 ‘HD 보이스(Voice)’로 정하고, 9월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HD Voice는 HD급 음질을 제공하며, 통화연결 시간을 단축했다. 음성통화를 하다 영상통화로 전환하거나, 통화 중에 사진 등 콘텐츠를 상대방과 공유할 수도 있다. 생활밀착형 서비스도 대거 선보인다. 네트워크 게임, 프로야구 중계, 모바일 IPTV를 7월부터 순차적으로 출시한다.
LTE 강자를 노리는 LG유플러스도 10월경에는 VoLTE 서비스를 시작하고, 고속 데이터망에 맞는 서비스를 강화한다. 이미 지난해 10월 모바일TV 서비스 ‘U+ HDTV’를 출시하고 실시간 채널 36개와 주문형비디오(VOD) 5000여 편을 제공한다. 개인 클라우드 서비스인 ‘U+ 박스’ 가입자도 200만 명을 넘어섰다. U+ 박스는 개인용 컴퓨터(PC)나 스마트폰을 이용해 사진과 음악, 동영상을 업로드하면 이를 언제 어디서나 LTE망을 통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LTE 전쟁에서 빠져 있던 KT는 LTE 서비스 5개월 만에 가입자 100만 명을 넘어섰으며, 전국망 구축을 완료한 이후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경쟁을 예고했다. 역시 10월부터 VoLTE를 시작할 예정이다.
KT가 내세우는 강점은 통화와 데이터 제공량이다. KT 가입자끼리는 최대 1만 분 무료 음성통화가 가능하며, 데이터 제공량도 4월부터 최대 2배까지 늘어났다. 무제한 음원스트리밍 ‘지니팩’과 모바일 IPTV 서비스 ‘올레TV나우’ 등의 콘텐츠 서비스도 갖췄다.
각 이동통신사가 콘텐츠 계획을 밝혔지만, 아직까지는 차별화가 두드러지진 않다. 이에 따라 향후 킬러 콘텐츠 서비스를 누가 선보이느냐가 LTE 시장 경쟁구도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