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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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개월 만에 오너 컴백 … 두산 경영총괄

  • 김창원 동아일보 경제부 기자 changkim@donga.com

    입력2007-03-26 14: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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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개월 만에 오너 컴백 … 두산 경영총괄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사진)이 3월16일 시민단체의 이의 제기 등 우여곡절 끝에 두산중공업 등기이사에 올랐다. 2005년 11월 ‘형제의 난’을 책임지고 그룹 회장직에서 사퇴한 지 15개월여 만이다. 그는 조만간 두산중공업 이사회 의장으로 선출돼 사실상 그룹 경영을 총괄할 전망이다.

    박 전 회장이 재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외환위기 직전인 1990년대 중반 ‘기업 구조조정 전도사’로 화제를 모으면서부터다. 박 전 회장은 당시 식음료 등 소비재 중심의 두산그룹 체질을 중공업으로 바꾸는 데 성공해 기업 리모델링 모델을 제시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는 2001년과 2005년 각각 두산중공업(옛 한국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옛 대우종합기계)를 인수해 두산을 국내 플랜트 및 기계 산업을 대표하는 그룹으로 만들었다.

    박 전 회장은 평소 거침없는 발언으로 ‘미스터 쓴소리’라는 싫지 않은 별명을 얻기도 했다. 노조의 부당한 요구를 비판한 ‘떼법론’, 한국기업들의 철학 부재를 질타했던 ‘들쥐론’ 등 세간의 화제가 됐던 여러 신조어를 만들었다.

    그의 비판에는 성역이 따로 없었다. 한국을 ‘계획만 있고 실천은 없는 NAPO(No Action Plan Only) 공화국’이라 꼬집기도 했고 “대기업은 신음소리만 내지 말고 용기 있게 나서라”는 등 기업들의 부정적인 모습도 과감하게 들춰내기도 했다.

    박 전 회장은 경제인으로뿐만 아니라 스포츠 외교에서도 왕성한 활동을 벌여왔다. 그가 스포츠계와 인연을 맺은 것은 1982년 대한유도협회 부회장을 맡으면서부터. 이후 그는 대한유도협회 회장(1986년), 국제유도연맹 회장(1995년)에 이어 2002년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에 선임됐다.



    그러나 박 전 회장은 ‘형제의 난’ 이후 급격한 내리막길을 걸었다. 횡령과 분식회계 사실이 밝혀지면서 법원으로부터 실형을 선고받았고 이후 그룹 회장직에서 사퇴했으며 IOC 위원 자격도 정지된 상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박 전 회장의 경영 복귀를 두고 ‘쓴소리’도 나온다. 오너의 경영복귀는 기정화된 사실이었지만 2월10일 특별사면을 받은 지 한 달여 만에 경영 전면에 나서는 것은 너무 이르다는 지적이다.

    이를 의식한 듯 두산 측은 “전문 경영인이 계열사 경영을 맡고, 박 전 회장은 등기이사로서 글로벌 경영과 지주회사로의 전환 등 그룹의 큰 그림을 그리게 된다”고 밝혔다. 박 전 회장의 재기 이후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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