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 봬도 왕년에는 아빠도 꽃미남이었단다. 여자들이 나를 만나려고 회사 앞에 줄 서서 기다렸다고.”

초등학생 딸과 다섯 살배기 아들을 상대로 왕년 타령에 열 올리는 김 팀장. 30대 후반에 접어든 그는 요즘 부쩍 거칠어지고 주름이 늘어난 얼굴 때문에 고민이다. 결혼 전에는 멋쟁이라는 소리를 제법 들었는데, 야근을 밥 먹듯이 하면서 누가 봐도 완전한 아저씨가 돼버린 것. 그는 고민 끝에 화장품 풀세트를 구입했다. 전의(?)를 불태우며 외치는 그의 한 마디, “나 돌아갈래!”

30대 중반을 넘어서 40대 문턱을 훌쩍 넘으면 ‘로션만 발랐을 뿐인데도’ 멋져 보이던 젊었던 시절과 사뭇 다른 나를 마주하게 된다. 남자는 여자보다 피부 표피층이 두껍고 유분기가 많아 30대 초반까지는 특별한 트러블이 눈에 띄지 않지만, 스킨케어에 소홀하면 순식간에 깊고 굵은 주름을 가진 ‘아저씨’로 돌변하고 만다.

매일 하는 면도로 인한 피부 손상과 흡연, 음주 등 때문에 중년으로 갈수록 피부 모공이 넓어지고 주름이 깊어진다. 동안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제 나이로 보이고 싶다면 더 늦기 전에 ‘그루밍(Grooming)’에 신경 쓰는 것이 현명하다. 잘만 하면 그루밍은 피부가 거칠거칠한 아저씨도 꽃미남 피부의 ‘완소남(완전 소중한 남성)’으로 만들어줄 수 있다.

그루밍의 기본



남성들을 위한 그루밍의 기본은 철저한 세안이다. 클렌징 폼이나 세안 전용비누로 거품을 내 20초 정도 골고루 문지른 뒤 물로 씻어낸다. 처음에는 미지근한 물을 사용하고 마지막에는 찬물을 톡톡 튀기는 기분으로 헹군다.

면도는 반드시 세안을 한 뒤 시작하고, 쉐이빙 폼·크림 등을 꼭 바를 것. 이러한 제품들은 피부에 수분을 공급해 면도날과 피부 표면의 마찰을 감소시켜 면도날이 쉽게 미끄러지게 한다. 면도는 면도칼의 날을 뜨거운 물에 담근 뒤 수염이 난 방향대로 하면 효과가 크다. 세안 후에는 반드시 빠른 시간 내에 스킨을 발라 수분을 공급해주고, 피부 상태에 따라 로션→아이크림→에센스→수분크림 순서로 화장품을 발라 피부를 정돈한다.

깔끔한 인상을 위한 팩

피부에 오래된 각질이 쌓여 있으면 피부가 거칠고 윤기 없어 보인다. 또 과다한 피지 분비로 번들거림이 심하면 지저분한 인상을 줄 수 있는데 이럴 때 효과적인 것이 팩이다. 일주일에 한두 번 지속적으로 하면 피부에 남아 있는 노폐물과 더러움을 제거해 피부를 깨끗하게 가꿀 수 있다.

면도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깨끗이 세안한 뒤 스킨을 바르고 볼→턱→코→이마 순으로 팩을 고르게 펴 바른다. 10~15분 지난 뒤 ‘워시 오프 타입’ 팩의 경우에는 물로 씻어내고, ‘필 오프 타입’ 팩은 위에서 아래로 피부결 따라 떼어낸다. 팩을 사용한 후에는 스킨을 화장솜에 묻혀 피부를 가볍게 두드려주며 마무리한다.

촉촉한 피부를 위한 마사지

여성의 피부보다 피부층이 두껍고 수분이 부족해 거칠어 보이는 남성 피부. 부드럽고 촉촉한 피부를 원한다면 마사지를 해볼 것. 마사지 전용 크림을 사용하거나 로션과 에센스를 1대 1로 섞어 마사지한다. 마사지 크림을 얼굴 전체에 골고루 바르고 셋째, 넷째 손가락을 이용해 안에서 밖으로, 아래에서 위로 원을 그리며 얼굴을 끌어올려주듯 5~10분 마사지한다. 피부에 흡수되지 않은 여분은 티슈로 닦아내면 끝.

주름이 신경 쓰일 때는 링클케어

여성에 비해 수분 함유량이 3분의 1밖에 되지 않는 남성 피부. 수분 부족은 피부 주름과 직결되기 때문에 남성도 여성과 마찬가지로 주름이 생기지 않게 예방하고, 이미 생긴 주름은 더 깊어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링클케어가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피지샘이 잘 발달되어 있지 않고 피부층이 얇은 눈가나 입 주위는 잔주름이 생기기 쉬우므로 아이크림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아이크림은 손가락 중 가장 힘이 없는 약지로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눈 밑 부위에 부드럽게 펴 바른다. 주름 전용 에센스는 주름이 많고 깊은 부위에 집중적으로 바르고 피아노를 치듯 가볍게 두드려 흡수시킨다.

중요한 미팅을 위한 메이크업

남성 메이크업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자연스러움이다. 메이크업한 것을 눈치채지 못하게 하면서 어딘지 모르게 깔끔해 보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 피부 표현

리퀴드 파운데이션이나 크림 파운데이션에 로션을 섞어 연하게 사용하며, 색상은 자신의 피부색과 같거나 한 톤 어두운 것을 선택한다. 시중에 나오는 남성용 컬러로션을 조금씩 피부에 펴 바르고 두드려주는 것도 좋은 방법.

- 눈썹

여성들이 쓰는 눈썹연필을 이용해 비어 있는 부분을 메운다는 느낌으로 살짝 그려 또렷한 인상을 준다.

- 입술

립 스틱으로 색상을 칠하기보다 입술 윤곽 부분만 살짝 라인을 그려준 후 립글로스를 발라 촉촉하게 한 다음 티슈로 살짝 닦아낸다.

깔끔한 손을 위한 핸드케어

손은 다른 피부에 비해 훨씬 얇고 피지 분비가 적어 노화가 빨리 되는 부위이므로 관리가 꼭 필요하다. 손이 거칠다고 느껴질 때 손을 씻은 후 반드시 핸드크림을 발라준다. 손을 씻을 때는 뜨거운 물보다 미지근한 물이 좋고, 크림은 충분한 양을 손바닥에 덜어 손끝에서 손목 방향으로 바른 뒤 손등을 여러 번 쓰다듬어준다. 손톱 주위의 굳은살과 큐티클(손톱과 살이 만나는 부분) 부분은 주 1회 정도 큐티클 리무버와 오일로 다듬으면 손과 손톱을 말끔히 정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