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스트리트 스타일’의 홈페이지.
세계적 톱 디자이너들에게 ‘영감’의 원천이 되고 있다는 일본의 ‘거리 패션’이 이제는 웹사이트를 통해 세계로 발신되고 있다. 도쿄(東京)의 하라주쿠 등 이름난 패션 거리의 멋쟁이들을 ‘헌팅’해 소개하는 인터넷 사이트가 늘고 있는 것. 개중에는 영어, 중국어 등 외국어판도 등장해 인기를 끌고 있다.
가장 유명한 웹사이트는 ‘도쿄 스트리트 스타일’(www.style-arena.jp). 도쿄 시내에서도 패션 거리로 유명한 하라주쿠, 시부야, 오모테산도, 다이칸야마, 긴자에서 매주 멋쟁이 남녀 6명씩을 ‘헌팅’해 소개한다. 출연자들의 팔찌, 가방, 구두 등 그날 몸에 걸친 아이템 중 자랑할 만한 것을 하나씩 소개하는 코너도 있어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 사이트는 2002년 의류회사들이 공동출자해 처음 문을 연 뒤 2003년 10월부터 재단법인 일본패션협회가 운영을 맡아 영어판을 만들었으며, 2005년 11월에는 중국어판도 개설되는 등 ‘세계화’가 진행되고 있다. 절반 이상의 방문객이 해외 접속자다. 지난해 12월의 경우 중국, 홍콩, 대만 등 중국어권 접속률이 전체의 22%를, 미국과 영국 등 영어권 접속률이 12%를 차지했다고. 일본패션협회가 이런 작업을 벌이는 목적은 ‘문화 발신’ 외에도 시장을 개발하기 위해서다. 특히 중국을 유망 시장으로 보고 있다.
사이트에는 거리 패션을 소개하는 코너 외에도 하라주쿠의 가게들을 안내하는 ‘샵스 이미지네이션’, 도쿄에 사는 젊은이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소개하는 ‘도쿄 네오스타일’ 등 3개 코너가 있다. ‘샵스’ 코너의 정보를 인쇄해 찾아오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눈에 띈다고.
그런가 하면 아예 외국인이 운영하는 사이트도 있다. 일본에서 25년간 살아온 네덜란드인 키에르트 두이츠 씨(기자 겸 사진가)가 운영하는 영어 사이트 ‘재패니즈 스트리츠’(www.japanesestreets.com)가 그것. 그는 외국인의 일본 이해를 돕기 위해 이 사이트를 열었다고 한다. “거리 패션도 일본 만화나 재패니메이션과 어깨를 겨루는, 오늘날 일본의 대표적 문화”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도쿄 하라주쿠와 오사카의 젊은이 거리가 이 사이트의 주요 촬영지다. 2002년 11월 개설 이래 모두 6000장 이상의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에는 촬영장소, 피사체의 연령과 직업, 입고 있는 의상의 브랜드나 가격 등이 세세히 공개돼 있다.
지난해 12월의 열람자는 42만명, 페이지뷰는 약 174만이었다. 일본 국내(4.5%)보다 미국(41%), 캐나다(6.8%), 영국(5.9%), 호주(3.9%) 등 영어권의 접속이 많았다고. 회원 등록을 하면 사진 감상평을 써넣을 수 있다. “검은 스타킹이 안 어울린다” “코디네이션은 좋지만 헤어스타일은 별로다” 등 솔직하고도 생생한 의견이 각국에서 들어온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