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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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에 더 고마운 ‘우산 할아버지’

  •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입력2004-07-08 15: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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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마철에 더 고마운 ‘우산 할아버지’
    “요즘 같은 장마철에 제일 고마운 게 튼튼한 우산 아닌가요. 사람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나도 신이 나니까 이 일을 하는 거죠.”

    김성남씨(76)는 ‘우산 할아버지’로 불린다. 23년째 고장 난 우산을 무료로 고쳐주고, 버려진 우산은 수리해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는 봉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씨가 이 일을 시작한 때는 1980년 지하철 2호선 성내역 옆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일하면서부터. 비만 오면 역에서 빠져나가지 못한 채 발을 동동 구르는 사람들이 안타까워 한 개 130원 하던 비닐우산 300개를 구입한 후 무료로 빌려준 게 봉사의 시작이었다.

    “지하철역 앞에 보관대를 만들고 ‘무료로 우산 빌려드립니다’는 현수막을 내걸었어요. 사람들이 얼마나 고마워하는지, 그 뒤로 헌 우산, 망가진 우산만 보면 고쳐서 보관대에 꽂아두었지요.”

    1981년 경비원을 그만두었지만 봉사는 계속됐다. 88년 성남으로 이사한 후에는 분당 야탑역 부근에서 우산을 수리했고, 지난해부터는 서울 서초구청 안에 마련된 우산수선센터에서 일하고 있다. 장마철인 요즘 그의 손을 거쳐가는 우산은 하루에 70~80개가 넘는다. 최근에는 동대문, 청계천 등의 상가에서도 우산 부속품을 구하기 어려워 재활용 집하장을 돌며 버린 우산을 수집, 부속품을 떼어내느라 일이 부쩍 늘었다. 하지만 그는 몸이 힘든 것보다 우산을 쉽게 버리는 세태를 더 안타까워한다.

    “우산에서 살 하나 빠지거나 끈이 조금만 떨어져도 우산을 그냥 버리는 사람들이 많잖아요. 요즘처럼 어려운 살림살이에 우산 한 개 값만 아껴도 얼마예요. 작은 걸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이 늘어났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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