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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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부르는 ‘5인의 노래지기’

  • < 신을진 기자 > happyend@donga.com

    입력2004-10-01 14: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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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망을 부르는 ‘5인의 노래지기’
    1990년대 초 운동권 가요로 유명했던 노래 ‘바위처럼’을 기억하는지. 이 노래를 작곡한 유인혁씨(36)는 민중가요 노래패 ‘꽃다지’의 멤버였다. 그는 2년 전 역시 사회성 짙은 노래패 ‘새벽’ 출신의 가수 정윤경씨(36)와 ‘메이데이’ 출신의 기타리스트 고명원씨(31)를 만나 ‘유정고 밴드’라는 이름의 그룹을 결성했다.

    “우연히 다시 만나 ‘노느니 공연이나 하자’고 그룹을 만들었어요. 그 후에 드러머 송성현과 베이시스트 박우진이 합류해 5명이 됐지요.”

    이들은 최근 첫 음반 ‘남상’(濫觴)을 내고 5월4, 5일 대학로 컬트홀에서 두 번째 단독 콘서트를 열었다. ‘남상’이란 양쯔강과 같은 큰 강물도 그 시초는 잔을 띄울 만큼 가늘게 흐르는 시냇물이라는 뜻으로, 사물의 시초나 기원을 일컫는 말.

    “어깨에 힘 빼고 개인의 생각을 자유롭게 담은 음악을 해보고 싶었다”는 이들의 말처럼 앨범에 수록된 곡들은 사회적 이슈보다는 개인의 삶을 성찰한 것들이 많다. 삶의 힘겨움을 담은 ‘또 친구에게’, 늘 신고 다니던 낡은 신발을 보면서 만들었다는 ‘나의 낡은 캐주얼화’ 같은 노래에서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게 된다는 이들의 솔직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 “우리 같은 386세대는 이제 다들 결혼해서 자식 낳고, 직장 다니면서 정신없이 살아가고 있잖아요. 젊은 시절의 고민과 이상은 어느덧 사라져버렸지만, 노래를 통해 한 번쯤 되돌아보고 싶었어요.”

    먹고살기 힘들어도 이들이 노래를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아직 할 말이 남았기 때문’이라고. 이들이 바라는 건 유명해지거나 인기가수가 되는 건 아니다. 작은 카페에서라도 계속 노래할 수 있기를, 각박한 세상에서 지친 이들에게 희망의 노래를 들려줄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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