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32

2006.04.25

고참 발레리노, 안무가로 외도?

  • 전원경 기자 winnie@donga.com

    입력2006-04-24 11: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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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참 발레리노, 안무가로 외도?
    국립발레단의 수석무용수 신무섭(36) 씨가 창작발레 ‘이면’으로 한국발레협회가 주최하는 ‘제9회 창작발레 안무가전’에서 신인안무가상을 받았다. 국립발레단의 최고참 발레리노로 그동안 숱한 공연에 출연해온 그가 이제 안무가로 변신하는 것일까?

    “안무가로 방향을 바꾸는 건 아니고요, 발레를 하면서 틈틈이 안무를 해온 거지요. 안무를 시작한 건 10년쯤 전입니다. 선후배들과 비공개 무대를 만들어서 안무작을 올린 적도 많고요. 주위에 그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상까지 받게 됐네요.” 세종대 무용과를 졸업하고 1993년 국립발레단에 입단한 신 씨는 우리 나이로 올해 서른일곱. 15명의 남자 단원 중 가장 나이가 많다. 1998년부터 2년간 뉴욕시티발레단에서 연수한 것을 제외하면 그는 계속 국립발레단을 지켰다.

    “원래 저는 피아노를 전공했습니다. 그런데 부산예고에 입학해보니 아무래도 피아노가 제게 맞지 않는 것 같았어요. 그때 부산예고 장성혜 선생님께서 ‘발레로 전공을 바꾸는 게 어떠냐’고 하시더군요. 처음에는 남자가 딱 붙는 타이즈를 입고 춤추는 게 영 어색해 보였어요. 그런데 막상 춤을 춰보니 너무도 좋았습니다.” 그는 발레를 시작한 지 불과 2년 만인 고교 3학년 때 동아무용콩쿠르 학생부 금상을 수상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다. “재능보다는 열심히 하다 보니 길이 열렸던 것 같습니다. 피아노를 전공했기 때문에 발레음악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유리한 점도 있지요.”

    신 씨는 ‘지젤’의 알브레히트, ‘백조의 호수’의 지그프리트, ‘돈키호테’의 바질 등 국립발레단이 공연한 대부분의 클래식 발레 주역을 맡아 춤추었다. “요즘 스물셋, 스물넷 발레리노들을 보면 다들 놀라울 정도로 춤을 잘 춰요. 하지만 그들 보기에는 제가 이 나이까지 쉬지 않고 춤추는 게 나름의 격려가 될 거라고 생각해요. 안무를 공부하기 위해 외국에 연수를 나가고 싶기도 하고, 강의를 해보라는 제안이 오기도 하지만 저는 여전히 춤추는 게 좋습니다. 앞으로도 나이에 상관하지 않고 힘닿는 데까지 춤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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