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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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 향기에 절경도 좋을시고

  • 한국여행작가협회 총무 blog.empas.com/travelmaker

    입력2006-11-30 18: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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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악 향기에 절경도 좋을시고

    비단결 같은 물길, 깎아지른 암봉, 그려 넣은 듯한 정자 등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월유봉. 한천팔경 중 하나다.

    첫째 날) 07:30 서울 출발`→`9:00 경부고속도로 영동IC(서울톨게이트에서 146km) 통과`→`09:30~10:00 옥천IC~옥천읍내(4번 국도)~옥계폭포 입구를 거쳐 난계국악박물관(043-740-3229)에 도착`→`10:00~11:20 난계국악박물관 관람 후 난계국악기제작촌(043-742-7288)에서 국악기 제작 체험`→`11:20~11:30 옥계폭포로 이동`→`11:30~12:00 옥계폭포 풍경 감상`→`12:00~12:40 옥계폭포 입구에서 점심식사→ 12:40~13:10 옥계폭포 입구(4번 국도, 황간 방면)~고당교~영동읍내~와인코리아(043-744-3211) 입구를 거쳐 노근리에 도착`→`13:10~13:30 ‘노근리 사건’의 역사현장 답사`→`13:30~13:40 노근리~황간지하차도~마산삼거리(좌회전)~월유잠수교를 경유, 월유봉소개비 앞에 도착`→`13:40~14:20 월유봉과 한천팔경 감상`→`14:20~15:00 월유봉~황간읍(49번 국지도, 무주 방면)~상촌면 소재지~상촌삼거리(901번 지방도, 우두령 방면)를 거쳐 궁촌리 황운농장(043-743-9650)에 도착`→`15:00~15:30 황운농장 곶감 제조과정 견학`→`15:30~16:20 궁촌~상촌삼거리(49번 국지도, 무주 방면)~도마령~상촌리를 거쳐 민주지산자연휴양림(043-740-3437)에 도착`→`16:20~ 휴양림에 여장을 푼 뒤 저녁식사

    둘째 날) 07:00~08:00 기상 후 산책`→`08:00~08:40 세면 및 짐 정리`→`08:40~09:20 아침식사→ 09:20~10:00 민주지산자연휴양림~상촌리(49번 국지도, 무주 방면)~용화면 소재지~무항삼거리(30번 국도, 무주 방면)~오산삼거리(19번 국도, 영동 방면)~학산면 소재지(505번 지방도, 양산 방면)~송호국민관광지에 도착`→`10:00~10:30 송호국민관광지의 솔숲과 금강 물길, 양산팔경 감상`→`10:30~10:40 송호국민관광지~양산면 소재지(68번 국지도, 금산 방면)~호탄교삼거리(501번 지방도)를 거쳐 영국사에 도착`→`11:30~12:00 영국사 산길 트레킹`→`12:00~12:10 영국사~호탄교삼거리(68번 국지도, 금산 방면)를 거쳐 양산면 가선리에 도착`→`12:10~13:00 점심식사`→`13:00~13:20 가선리~제원대교~제원삼거리(직진)를 거쳐 중부내륙고속도로 금산IC에 진입

    국악 향기에 절경도 좋을시고

    우리나라 3대 악성 중 하나인 박연 선생이 즐겨 찾아 피리를 불었다는 옥계폭포의 설경(좌). 상촌면 궁촌리 황운농장의 대규모 곶감 건조장(우).

    충북 영동군은 산골이다. 그러면서도 궁벽하다거나 외졌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의외로 찾아가기도 쉽다. 대전에서 30~40분 거리, 서울에서도 2시간만 달리면 영동 땅에 들어선다. 그럼에도 바람처럼 스쳐간 적은 몇 차례 있었어도 영동군을 두루 섭렵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작년에서야 여기저기 둘러볼 기회가 있었지만 갑작스런 폭설과 추위에 적잖이 고생했던 기억만 생생하다. 그래서 올해에는 가을빛이 모두 스러지기 전에 영동 땅을 다시 한 번 둘러보기로 작심했다.

    영동군이 국악의 고장임을 아는 외지인은 많지 않다. 오늘날 영동군이 국악의 고장으로 자리잡은 것은 무엇보다도 난계 박연(1378~1458) 선생의 고향인 덕택이다. 심천면 고당리에서 태어난 박연은 석경·편경 등의 아악기를 만들고 향악·아악·당악 등의 악보와 악기, 악곡을 정리한 인물로 우륵, 왕산악과 함께 우리나라 3대 악성으로 꼽힌다. 또한 벼슬이 대제학과 이조판서까지 오른 큰 선비이기도 했다. 그동안 영동군에서는 난계사당 재건, 난계국악축제 개최, 난계국악단 창단, 난계국악박물관과 난계국악기제작촌의 건립 등을 통해 난계의 업적을 부각하는 사업을 계속해왔다.

    옥천에서 4번 국도를 타고 영동으로 가다 보면, 고당교 직전의 왼쪽 길가에 들어선 난계국악박물관과 난계국악기제작촌을 만날 수 있다. 난계국악박물관에서는 국악의 변천과 난계의 업적, 그리고 다양한 국악기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옆에는 우리나라 유일의 국악기제작촌이 이웃해 있는데 가야금, 거문고, 아쟁, 북, 장구, 소고, 대금, 단소 등의 제작과정을 지켜보거나 직접 만들어 기념품으로 챙겨갈 수도 있다.



    난계국악박물관 근처 월이산 기슭에는 충청도 폭포 중에서 가장 아름답고 웅장하다는 옥계폭포가 있다. 박연이 낙향한 뒤 자주 찾아와 피리를 불던 곳이라 해서 ‘박연폭포’로도 불린다. 폭포는 높이가 20여 m에 불과한데도 깎아지른 암벽이 양쪽에 우뚝해서 실제보다 훨씬 높아 보인다. 수량이 풍부한 여름철에는 비단결처럼 가지런히 쏟아지는 폭포수의 위세가 대단하다. 하지만 한겨울에는 꽁꽁 얼어붙어 거대한 얼음벽으로 탈바꿈한다. 영동군에서는 내년 말까지 이곳에 연못과 분수를 만들고 구름다리를 놓아 관광지로 본격 개발할 계획이라고 한다. 자연은 그대로 두는 것이 최선의 개발인데, 괜히 혈세만 낭비하는 것은 아닌지 지레 걱정부터 앞선다.

    와인코리아·곶감 건조장 반드시 들러볼 만

    금강의 물길과 백두대간의 산줄기가 어우러진 영동군에는 한 폭의 진경산수처럼 수려한 절경이 여기저기 산재한다. 대표적인 것이 황간면 한천팔경이다. 민주지산에서 발원한 초강천이 깎아놓은 암봉 월유봉을 휘감아 돌면서 절묘한 풍광을 빚어낸다. 영동읍에서 한천팔경을 찾아가는 길에는 영동읍 주곡리와 황간면 노근리를 지나게 된다. 주곡리 4번 국도에 자리한 와인코리아는 토종 포도 와인의 자존심을 지켜온 곳이다. 언제 가도 와인 시음과 오크통 저장고 구경이 가능하다. 노근리는 6·25전쟁 당시인 1950년 7월26일 미군에 의해 무고한 양민 250여 명이 무참히 살해된 역사현장이다. 지금도 노근리 쌍굴다리에는 당시의 총탄 흔적이 무수히 남아 있다.

    국악 향기에 절경도 좋을시고

    심천면 고당리 난계국악기제작촌을 찾은 관광객들이 직접 장구를 만들어보는 모습.

    영동군 양산면 일대에는 양산팔경도 있다. 제1경은 천태산 중턱의 천년고찰 영국사다. 양산면 누교리의 주차장에서 영국사에 이르기까지 20분 남짓 걷는 숲길이 아늑하고 호젓해서 초겨울의 삭풍조차도 상쾌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영국사를 제외한 양산팔경의 나머지 절경들은 모두 금강이 굽이쳐 흐르는 송호관광지 주변에 산재한다. 양산팔경에 속하진 않지만 8만5000여 평의 부지에 수천 그루의 소나무가 빼곡히 우거진 송호리 솔숲에는 언제나 청징한 기운이 가득 차 있는 듯하다.

    곶감은 포도와 함께 영동의 대표적인 특산물이다. 이맘때쯤 영동군의 어느 산골을 찾아가더라도 집 안팎에 먹음직스런 곶감이 주렁주렁 매달린 광경을 흔히 보게 된다. 산이 많은 영동군에서도 소문난 두메산골 중 하나인 상촌면 궁촌리 일대에 특히 대규모의 곶감 건조장이 많다. 도마령 너머 용화면 민주지산자연휴양림을 오가는 길이거든 잠시 짬을 내서 궁촌리에도 들러보기를 권한다. 수십만 개의 곶감이 매달린 광경도 감상하고 꿀처럼 달콤한 영동곶감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그리고 궁촌리 점마마을과 지통마마을은 영화 ‘집으로’의 촬영지로 알음알음 찾아오는 관광객들의 모습이 간간이 눈에 띈다.

    여행 정보
    국악 향기에 절경도 좋을시고
    숙박 충북 영동군과 전북 무주군의 경계지점에 우뚝 솟은 민주지산 북서쪽 골짜기에는 최신 건물의 숙박시설과 통나무집, 세미나실 등을 갖춘 민주지산자연휴양림(043-740-3437)이 조성돼 있다. 숲이 좋고 공기도 깨끗해서 하룻밤만 묵어도 온몸의 찌꺼기가 말끔히 씻겨나간 듯 개운하다. 심천면 고당리 난계국악박물관 부근에는 나이스파크(043-742-8788), 한천팔경 인근 황간면 마산리에는 황간파크텔(043-744-6416)과 힐탑파크(043-744-9172), 양산면 송호국민관광지 인근에는 송호파크(043-745-0048)가 있다. 양산면 누교리 영국사 초입에 자리한 푸른산민박(043-744-4659)은 시설이 깔끔한 편이다.

    맛집 옥계폭포 아래 폭포가든(043-742-1777)은 우렁쌈밥정식과 우렁돌구이를 내놓는데, 각종 채소와 우렁이를 고추장으로 양념한 뒤 곱돌그릇에다 구워낸 우렁돌구이가 특히 입맛을 돋운다. 양산면 가선리 금강변에 자리잡은 가선식당(043-743-8665)은 금강에서 잡은 민물고기로 조리한 도리뱅뱅이와 어죽(사진), 징게미(민물새우)튀김 등을 잘하기로 소문난 집이다. 그 밖에 영동읍내 뒷골집(043-744-0505)은 올갱이(다슬기) 요리 전문점이고, 금강산식당(043-744-8877)은 항정살, 등심, 삼겹살 등의 생고기구이가 괜찮다. 민주지산자연휴양림 입구에 자리한 휴양림식당(043-745-1332)은 올갱잇국 정식에 딸려 나오는 밑반찬이 맛깔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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