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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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무주택자는 신중, 실수요자는 적극 공략

11·15대책 후 아파트 마련 전략… 저평가·미분양 아파트도 노려볼 만

  • 성종수 부동산 포털 ㈜알젠(www.rzen.co.kr) 대표

    입력2006-11-30 15: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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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기 무주택자는 신중, 실수요자는 적극 공략

    권오규 경제부총리(가운데)가 11월15일 과천정부종합청사에서 부동산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정부가 집값을 잡기 위해 또다시 11·15 부동산대책이란 칼을 꺼냈다. 주택공급 확대와 투기성 대출 규제, 분양원가 공개 등이 대책의 뼈대다. 주택 수요자들은 다시 고민에 빠졌다. 정부 말을 믿고 아파트 구입이나 청약을 미루자니 집값과 분양가가 좀처럼 내릴 것 같지 않다. 그렇다고 울며 겨자 먹기로 ‘투기 대열’에 편승하자니 불안하다. 11·15대책 후 시장 전망과 그에 따른 아파트 청약 전략 및 대처 방안을 짚어본다.

    분양시장 전망

    주택 수요자들이 헷갈리는 것은 분양원가 공개의 파장이다. 여기에는 양면이 있다. 신도시 추가 건설, 분양원가 공개, 후분양제도 등은 궁극적으로 분양시장 안정에 도움을 줄 것이다. 다만 분양원가 공개의 경우 민간 부문까지 확대된다면 건설업체들이 크게 반발할 수 있는 데다, 개별 사업장의 분양원가와 적정 이윤을 정확히 짚어내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후분양제도도 명암이 공존한다. 집을 거의 다 지어서 분양하면 소비자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주어 주택 과소비를 억제할 수 있고, 프리미엄 상승을 노린 투기적 청약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주택공급이 위축돼 집값 불안요인이 될 소지가 있다.

    분양가가 내려갈 경우 그 혜택을 누가 볼지도 짚어볼 대목이다. 분양가가 내려가 주변 집값이 전체적으로 하향 안정되면 다행이지만, 집값은 그대로 있고 분양 당첨자들의 차익만 불려주는 결과를 초래한다면 분양시장은 더 과열될 것이다. 분양을 받아 얻을 수 있는 차익이 클수록 많은 청약자가 몰릴 테고, 그만큼 당첨 확률은 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청약 전략

    새 아파트 마련을 기다려온 사람이라면 청약 시기를 늦출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주택 수급상황이나 청약제도 등으로 미루어 분양가가 크게 내려갈 가능성이 적은 탓이다. 또 분양가가 내릴 경우 청약 경쟁률은 더 높아질 것이기 때문에 택지개발지구나 신도시,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분양시장이 덜 과열됐을 때 청약통장을 쓰는 게 낫다.

    다만 앞으로는 분양을 받기 전에 자금계획을 미리 세워야 한다. 대출 규제가 워낙 많고, 금리 상승 우려도 있어서다. 종전처럼 빚을 잔뜩 내서 집을 분양받았다가는 마음고생을 할 수 있다. 이번 대책에서도 담보대출 규제가 투기지역에서 투기과열지구로 확대됐다. 투기지역은 양도세를 실거래가로 과세하는 지역이고, 투기과열지구는 분양권 전매가 금지된 곳이다.

    2008년부터는 공공택지지구 내 모든 중소형 주택의 청약자격이 무주택자로 한정된다. 또 추첨제에서 가점제로 청약제도가 바뀌어, 통장만 있으면 무조건 추첨을 통해 당첨자를 가리는 게 아니라 무주택 기간이나 부양가족 수에 따라 우선권을 주게 된다. 이미 8월18일부터 3자녀 이상 가구는 특별분양 대상에 포함됐다.

    장기 무주택자는 신중, 실수요자는 적극 공략

    경기 의왕시 청계지구 아파트 건설 현장. 실수요자들이 노려볼 만한 곳이다.

    따라서 유주택자나 가점제 대상에서 제외되는 이들은 청약통장을 지금부터 적극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연말과 새해 초에 공급될 아파트 물량 중에는 서울의 경우 마포구 하중동 GS자이, 서대문구 냉천동 동부센트레빌이 괜찮고 경기도에서는 의왕 청계지구, 용인 흥덕지구, 성남 도촌지구, 고양 행신2지구 등의 택지지구가 유망하다. 개별 단지로는 내년 초 분양 예정인 경기 용인시 동천동 삼성래미안(2515가구)과 성복동 GS자이 등이 눈길을 끈다.

    무주택 기간이 길거나 부양가족이 많은 세대주는 새 제도 적용을 기다리면서 유망 지역에 순차적으로 청약하면 된다. 나이가 많고, 부양가족이 많거나 소득수준이 낮은 사람이 가산점을 더 받게 되기 때문이다. 내년 하반기에는 광교신도시, 파주신도시 등 유망 물량이 줄줄이 쏟아진다.

    2008년에 청약제도가 바뀌면 가장 큰 타격을 받는 청약통장 가입자는 전용면적 25.7평 이하의 중소형 아파트에 청약이 가능한 부금·예금 가입자 중 1주택자들이다. 이들은 갈아타기를 기다려왔는데, 2008년부터는 아예 청약 기회가 없어지는 탓이다. 지금은 투기과열지구 내 전용면적 25.7평 이하라도 25% 정도는 1주택자에게도 청약 기회가 주어진다. 이들 가운데 자금 여유가 있는 사람은 가점제가 적용되지 않는 중대형 평형 청약예금으로 예치금을 늘리는 게 낫다. 증액한 평형에 청약하려면 1년간 기다려야 하니까 늦어도 내년 안에는 증액해야 한다.

    청약저축 가입자들은 이미 가점제로 당첨자를 가리고 있는 만큼 향후 청약제도 개편에 따른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가점제 도입으로 당첨 확률이 떨어지는 사회 초년생들은 청약저축 통장을 활용해 국민임대주택에 입주한 뒤 계좌 부활을 통해 분양이나 분양 전환 가능한 임대아파트를 노리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자금 부족하다면 저평가 지역과 미분양 아파트 주목

    청약통장으로 당첨 확률이 적거나 자금이 부족한 사람은 수도권에서 저평가된 지역과 분양대금 납부조건이 좋은 미분양 아파트를 노릴 만하다. 수도권에서는 경기 광주시 오포나 곤지암 쪽에 눈길이 간다. 오포는 분당 서현동과 수내동에 접해 있어 사실상 ‘분당 생활권’이다. 곤지암 일대는 지금은 주거지로서 다소 외진 곳이지만, 2010년 성남(판교)~여주 간 복선전철이 완공되고 제2외곽순환도로가 뚫리면 새롭게 평가받을 수 있다. 또 성남~장호원 간 자동차 전용도로가 2009년 완공된다. 이렇게 되면 분당신도시, 서울 강남으로의 접근성이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경기 성남시 태평동과 성남동 구도심도 관심 지역이다. 구도심 재개발 붐으로 재개발 지분값이 많이 뛰었지만, 판교신도시 개발과 재개발 등으로 강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수원 광교신도시 주변의 용인 서천동, 상현동 등도 발전 가능성이 있는 곳이다.

    서울에서는 노원구 공릉동 일대 4만5000여 평의 NIT(나노기술인 NT와 정보기술 IT를 접목한 기술)산업단지 주변이 장기적으로 유망하다. 이곳은 그간 주택수요를 끌어들일 만한 산업시설이나 기업이 부족했으나, 산업단지가 조성되면 노원구 일대를 선도할 주거지로 재평가될 소지가 있다. 서울 은평구 수색동도 복선전철로 바뀌는 경의선과 인천국제공항철도가 현재 6호선 수색역에서 환승하게 돼 있어 교통여건 개선에 따른 가치 상승이 예견된다. 이 밖에 수도권 광역교통망 확충에 따라 새로 역세권으로 탈바꿈하거나 도로망이 확충되는 지역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초기자금이 부족한 이들은 미분양 아파트도 잘 살펴봐야 한다. 시장 영향 때문에 당장은 미분양됐지만 입주 시점에는 주변 개발 호재로 가치가 상승할 만한 곳을 고르는 지혜가 필요하다.

    임대아파트 무시하지 말라

    임대아파트에 대한 시각도 바꿀 때가 됐다. 요즘 짓는 임대아파트는 서민뿐 아니라 중산층도 입주해서 살기에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 품질 수준이 높아졌다. 게다가 입지가 좋은 택지지구의 경우 입주 후 2년 6개월 뒤에는 분양으로 전환되는 아파트도 꽤 되므로 투자가치 측면에서 괜찮은 경우도 있다.

    분양 전환 예정인 임대아파트에는 주택공사, 도시개발공사 등에서 공급하는 공기업 임대아파트와 민간업체들의 민간 임대아파트가 있다. 분양 전환 임대아파트는 적은 자금으로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룰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공공 임대아파트는 5년 혹은 10년 임대 기간 만료 후 무주택 임차인 우선으로 분양받을 수 있다. 민간 임대아파트는 입주 후 2년 6개월만 지나면 임차인은 임대사업자와 협의해 분양 전환이 가능하다. 이런 분양 전환 아파트는 현재 거주 중인 무주택 임차인에게 우선 분양권이 주어지며, 남은 물량에 한해 일반인을 대상으로 공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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