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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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공백 두렵겠지만 당연한 일

  • 정일서/ KBS 라디오 PD

    입력2006-01-23 09: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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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년 공백 두렵겠지만 당연한 일

    수많은 안티 팬에 시달리던 문희준은 군 입대로 큰 이미지 개선 효과를 거두었다.

    1958년 3월24일 당대의 톱스타 엘비스 프레슬리는 수많은 여성 팬들의 눈물을 뒤로하고 입영열차에 올랐다. 그렇게 그는 로큰롤의 황제에서 일개 육군 사병, 주당 1000달러 이상을 벌던 최고의 스타에서 월 83달러 20센트의 급료를 받는 군인이 됐다.

    한국 사회에서 군대 문제만큼 민감한 것도 없다. 연예계는 특히 바람 잘 날 없는 곳이다. 그간 잊을 만하면 터져나온 연예인 병역비리 파동은 국민적 공분을 낳았다. 대표적인 경우로 유승준은 병역기피로 인해 돌아오지 못할 나락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반대로 권상우는 훈련소 조교로 현역 복무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 인기를 끄는 어부지리를 얻기도 했다.

    최근 인기 연예인들의 군 입대가 러시를 이루고 있다. 연말 가요대상을 석권한 김종국을 비롯, god의 손호영과 데니, 신화의 에릭과 이민우, 토니 안과 조성모 등이 모두 앞서거니 뒤서거니 입대 계획을 발표했다. 국민여론이 그들을 압박하고 있는 탓일 것이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것이 인기다. 대중은 변덕스럽고, 기다려주지 않는다. 연예인들에게 병역으로 인한 2년간의 공백은 분명 미래에 대한 가장 큰 불안이고 현실적인 위협일 것이다. 그래서 군대를 바라보는 연예인들의 두려운 시선은 일면 이해가 가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한국 사회의 특수성은 그보다 훨씬 엄격한 형평성을 요구한다. 그런 의미에서 스타급 연예인들의 입대는 반가운 일이고, 그보다 앞서 당연한 일이다. 혹자들은 이들 대부분이 연예사병으로 편하게 군생활을 한다는 불만을 터뜨리기도 하지만 그것까지 뭐라 하지는 말자. 운동선수가 상무부대에 가고, 요리사 출신이 조리병이 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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