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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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챔프의 꿈' 누가 막으랴'

이창호 9단(흑):이세돌 3단(백)

  • < 정용진 / 바둑평론가>

    입력2004-10-14 17: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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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세돌 '챔프의 꿈' 누가 막으랴'
    월드컵 스타 김남일 선수의 광풍이 K-리그에 몰아치고 있다면, 요즘 바둑계에선 이세돌 3단의 태풍이 몰아치고 있다. 부동의 세계랭킹 1위 이창호 9단을 후지쯔(富士通)배 준결승과 왕위전 도전1국에서 연거푸 꺾으며, 그것도 두 판 모두 통쾌하게 대마를 잡으며 연패를 안겨 세대교체의 본격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일찍이 2년 전 LG배 세계기왕전 결승에서 세계최강 이창호 9단을 상대로 파죽의 2연승을 거둬 세계를 놀라게 하고도 이후 내리 3연패를 당해 ‘소년 챔프의 꿈‘을 접어야 했던 이세돌 3단에게 이번 후지쯔배 준결승은 벼르고 별렀던 설욕전이었다. 마치 터키전에서 시작 휘슬과 동시에 한 골을 허용한 한국 축구처럼 초반 포석에서 이창호 9단의 실리작전에 말려 힘든 국면을 꾸려나가야 했던 이세돌 3단은, 그러나 상대가 지나치게 ‘빨대작전‘으로 일관한 데 힘입어 중반 이후 반격의 기틀을 잡았다. 백1로 건너붙인 수에 흑‘가‘로 후퇴하지 않고 2로 즉각 응했다. 방심하고 있다는 증거. 백3과 흑4를 교환한 뒤 백5에 붙이고 7로 끼울 때까지만 해도 다들 백9의 기막힌 한 수를 생각하지 못했다. 흑8의 단수에 그저 백‘나‘에 있겠거니 여겼는데 백9가 떨어졌다.

    이세돌 '챔프의 꿈' 누가 막으랴'
    다음 흑1로 받으면 우변 흑의 집은 무사하다. 그러나 백4까지 흑▲ 여덟 점이 떨어지는 참사를 모면할 수 없다. 결국 흑은 ‘나‘로 백 한 점을 때려냈고 흑은 ‘다‘로 단수치며 우변 흑진을 돌파했다. 승부의 흐름이 완전히 반전되는 순간이었다. 우승후보 0순위 이창호를 주저앉히고 생애 두 번째로 세계대회 결승에 진출한 이 3단은 일본대표 왕 밍완 9단을 꺾은 유창혁 9단과 8월3일 일본기원에서 단판으로 후지쯔배 우승을 가린다. 200수 끝, 백 불계승.



    흑백19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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