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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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의 구약 바흐 선율을 느껴보세요”

  • < 전원경 기자 > winnie@donga.com

    입력2004-10-14 17: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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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아노의 구약 바흐 선율을 느껴보세요”
    피아니스트 강충모씨(42)가 바흐 평균율 클라비어 곡집 1권의 음반을 냈다. 이 음반은 단순히 한 장의 음반이 아니라 그가 지난 99년부터 진행해 온 바흐 건반음악 전곡 연주의 일환이다. 강충모씨는 99년 4월 영산아트홀에서 열린 바흐 파르티타 연주를 시작으로 연 2회씩 바흐 건반음악으로만 꾸며진 독주회를 열어왔다.

    “솔직히 몇 번이나 ‘큰 실수를 했구나’ 하고 한탄했는지 모릅니다. 처음에는 제대로 공부해 보자는 마음으로 바흐의 건반음악 모두를 연주하기로 결심했죠. 대학교수라는 자리가 스스로를 채찍질하지 않으면 금방 나태해질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고…. 그런데 막상 시작해 보니 정말 만만치 않은 작업이네요.”

    바흐 음악 독주회 중간중간에 다른 연주무대에 서랴,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에서 20명이 넘는 학생들 레슨하랴 4년간의 여정은 쉴 틈이 없었다. “이제 반을 넘어섰다고 생각하니 홀가분하다”고 말하지만 막상 애써 연습한 바흐 음악을 한 번의 무대연주로 마감한다는 사실이 아쉽기도 했다. 그래서 지난해에 골드베르크 변주곡 음반을 낸 데 이어 이번에 평균율 클라비어 곡집 1권 음반까지 출반한 것이라고.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가 피아노의 신약성서라면, 바흐의 평균율 클라비어 곡집은 구약성서죠. 바흐의 건반음악은 왼손과 오른손에서 동시에 선율이 진행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현재까지 일곱 번 열린 바흐 음악 독주회는 앞으로 세 번이 더 남아 있다. 강교수는 연주 외에 인벤션 심포니아와 평균율 클라비어 곡집 2권의 녹음도 계획중이다. “이제는 바흐 아닌 다른 작곡가의 곡을 연주할 때는 마치 외출한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아마 바흐는 그에게 피아노의 성서인 동시에 ‘집’이 된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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