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장은 2002년 월드컵 한일공동개최가 결정되기까지의 비화를 담았고, 3장 ‘나와 정치’편은 일본인보다는 한국의 독자를 의식한 듯하다. 특히 눈길을 끄는 역대 대통령론. 분석보다는 인상기 수준의 촌평이지만 저자의 대통령론을 엿볼 수 있어 흥미롭다. 이승만 대통령은 미국 유학파로 상당히 머리가 좋았고 독립 후 치안 유지에 주력했다고 적고 있다. 당대의 잘잘못을 떠나 최근 매스컴이 이대통령에 대해 높이 평가한다는 대목도 있다. 윤보선 대통령에 대해서는 친구의 아버님이라는 사적 관계, 제9대 대한축구협회장이었다는 것 외에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고 다만 임기가 길었다면 뭔가 업적을 남겼을 거라는 아쉬움을 적었다. 이어 경제발전을 이룩한 박정희 대통령은 18년의 장기집권에도 부정축재를 하지 않은 대통령으로 기억하며, 현재 장녀 박근혜씨가 한나라당 부총재이며 국회의원으로 상당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했다. 정의원은 박정희·전두환·노태우 대통령 시대를 권위주의적 정치로 규정하고 이것을 하나의 테제로 보았을 때, 김영삼 대통령의 당선으로 이룩한 문민정부는 권위주의에 대한 안티테제라고 말한다. 그리고 지금 김대중 대통령 시대에는 혼돈과 대립을 초월한 진테제로서의 정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즉 국민은 ‘인간에 의한 정치’가 아닌 ‘제도에 의한 정치’를 요구한다는 것이다. 이어 자신의 유년기와 유학시절, 리더의 조건 등에 대해 언급했다.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는 그가 이 시점에서 왜 역대 대통령론을 펴는지 굳이 대답이 필요 없을 듯하다. 이 책은 곧 한국어로 출간한다.